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23년을 공무원으로 살았다. 그중 절반을 판사로, 절반을 법무부·방위사업청·외교부 등 중앙정부부처에서 일했다. 법무부에서는 최초의 판사 출신이자 최장기 법무심의관으로서 인격권·디지털콘텐츠계약법·1인가구법·가사소송법 전부개정안 등 20여건의 법안을 마련했고, 송무심의관으로서 전국의 국가배상소송과 공정거래, 조세, 각종 취소소송 등 행정소송을 총괄했다.
판사로서 형사재판을 담당했던 이력과 우리 사회의 범죄대책을 마련하는 법무부 심의관으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tvN 「알쓸범잡」, SBS 「지옥법정」, 「런닝맨」 등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 생애 최대 관심사는 ‘사는 듯 사는 삶’이고, 그 방법 중 하나로 글을 써왔다. 소설 『보헤미안 랩소디』 『소설 이사부』 『독도 인 더 헤이그』와 에세이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혼밥 판사』 등을 썼고, 제10회 세계문학상ㆍ제1회 매일신문 포항국제동해문학상을 받았다.
2024년 봄부터 로펌 예문정앤파트너스(yemoonjung.com)를 설립해 대표 변호사로 일하며, 범죄가 우리 사회의 이야기임을 계속해서 알리고 있다.
저는 TV를 즐겨보지 않는 성격입니다. 그래도 가끔 뉴스와 영화정도는 보곤 했는데 요즘은 뉴스는 전혀 보지 않습니다. 각 언론사의 성향에 맞춘 보도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게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종합편성채널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는 모든 채널의 뉴스가 비슷한 내용을 두고 전혀 다른 의견을 내어 놓고 자극적인 문구들만 적어서 내보내는 뉴스들을 이제는 거의 보지 않습니다.
범죄에 대한 뉴스 보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피해자 위주의 보도가 아닌 시청자들을 자극하기 위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은 뒷전이고 피해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어떤 때는 2차 피해도 서슴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그 것도 범죄 인데 말입니다.
뉴스를 가끔 보고 있으면 어떤 때에는 뉴스로 인해 범죄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치 가해자를 위주로 영상은 만들고, 피해 사실과 과정을 무슨 소설이야기하듯 패널들이 나와서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 합니다. 그들은 범죄자와 가해자들에 대한 욕을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 것은 이미 피해자가 발생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 입니다.
저 스스로도 고통스러운 범죄 피해의 기억이 있기에 앞으로 이런 범죄들이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자가 TV프로그램 "알쓸범잡"에 출연해서 범죄 예방 및 그 처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 것을 보고 당시 상당히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창비의 책 한권을 사고 함께 들어있는 캘린더에 이 책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선택을 했습니다. 범죄없는 세상이 없다면 좋겠지만 그럴수는 없겠지만, 범죄를 지은 사람이 다시 범죄를 짓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책을 펼칩니다.
정재민작가의 <범죄 사회>는 판사출신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범죄를 개인의 문제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적 시스템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예전의 범죄는 지인간의 범죄가 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일면식도 없는 무차별 범죄, 즉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는 더이상 개인간의 문제로 둘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양한 범죄의 사례들의 모습과 범죄형태의 변화등을 알려주고 그에 대한 대응법을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제안하는 책입니다.
1장: 과학수사는 어디까지 발전했는가
지문, DNA 분석, 디지털 포렌식 등 과학수사의 발전을 설명하며, 이러한 기술이 범죄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합니다. 특히 과학적 증거가 재판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신뢰성을 다루며, 기술의 한계와 오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합니다.
2장: 판사의 형량은 왜 낮을까?
판결에서 대중이 느끼는 형량 부족의 원인을 분석합니다. 법적 판단은 감정이 아닌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며, 양형 과정에서 고려되는 사회적·법적 요소들을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형량 결정의 복잡성과 법적 정의의 균형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3장: 교도소는 감옥이 아니다.
교도소는 단순히 범죄자를 가두는 장소가 아니라 재사회화와 재범 방지를 목표로 합니다. 교정 시설의 역할과 재활 프로그램이 어떻게 범죄자들의 사회 복귀에 기여하는지 탐구하며, 교정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4장: 범죄의 원인은 무엇인가
범죄의 근본적 원인을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불평등,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개인적 요인뿐만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5장: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범죄예방 시스템은 현실화 될 수 있나
영화에 등장하는 예측 범죄 예방 시스템이 현실에서 구현될 가능성을 분석합니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발전이 범죄 예방에 미칠 긍정적 영향과 함께 윤리적 문제, 오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제안합니다.
6장: 사는 듯 사는 삶을 위한 입법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법률이 갖춰야 할 역할을 다룹니다. 범죄 예방과 사회 복지를 균형 있게 추진하는 법적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하며, 입법적 노력이 시민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논의합니다.
정재민 작가의 <범죄 사회>는 우리 사회가 범죄를 개인의 일탈이나 개인간의 의견차이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오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었습니다.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 만이 국가의 역할이 아니며 국가는 사회의 범죄를 예방, 관리를 해야하는 의무를 가졌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피해자가 발생하고 난 이후에 사후 약방문 하듯이 입법을 발의해서 통과되고 그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들이 생겨날 수 없는 구조를 저자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 갔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희생자의 이름이 대표가 되는 법들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그동안 강력범죄자들의 형량을 보고 판사를 욕하는 사람들 중에 한명이었던 저는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양형기준표라는 것이 있다는 것, 합리적 의심이라는 것의 의미, 판례를 따라야 하는 판사들의 입장 등은 저자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너무 많이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자가 제안한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은 제 고정관념을 깨뜨렸습니다. 모든 범죄자를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할 수 없기에, 그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는 것이 결국 우리의 의무임을 이 책을 통해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범죄자를 단순히 가해자가 아닌, 사회로 돌아올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범죄 예방 이상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우리가 사회라는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범죄라는 단어가 없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가 예상했던 범죄, 예방할 수 있는 범죄, 관리할 수 있는 범죄등은 막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누구든 언제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당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결국 범죄는 누구 개인을 특정한 단어가 아닌 우리 모두가 가슴깊이 새겨야 할 단어가 아닐까요? 우리가 범죄에 대한 시선을 회피하거나 무시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