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風葬)

Macaron 감성살롱

by Macaron

마음은 그저 풍장(風葬)하라.

애써 묻으려고도, 태우려고도, 가루로 빻아 날려버리려고도 할 필요 없이 그저 두어라.

바람이 스치고 벌레가 먹고 비를 맞고 햇빛에 타들어가는 고스란한 과정을 목도하며 그저 두어라.


이생에 대한 미련 같은 껍데기를 시간이 바스라 뜨려

향기도, 흔적도, 형태도, 기억도 없이 앙상한 뼈만 덩그러니 돌단 위에 남으면

그제야 다가가 주섬주섬 뼈를 모아 작은 항아리에 담아 땅에 가만히 묻거라.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감정이 할퀴고 지나가게 그저 두어라.

내 마음이 얼마나 추하게 썩어 바람에 스러지는지 보라.

스쳐가는 자리만큼 돌단 위 마음은 생명력을 잃고 항아리 속 영면을 찬찬히 준비하고 있을게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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