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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턴 조신 Oct 24. 2020

파티는 끝났다

M&A story

#자율급식

사료를 담아 놓으면 펫이 알아서 먹기에 집사가 편한 장점이 있지만, 제한급식보다 덜 신경을 쓰니 사료에 벌레, 세균의 노출의 위험이 있어 환경이 더러워지며 식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어렵다. 다묘 가정의 경우 못 먹는 아이가 발생한다. 또한, 고양이는 수돗물이나 인간이 마시는 컵 속의 내용물, 변기나 욕실의 다양한 물에 관심이 많으니 자주 맑은 물을 갈아주는 게 좋다. 


#제한급식

일정한 시간을 정해 사료를 주는 방법인데,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챙겨주니 유대감도 형성되고 위생적이고 신선한 먹거리도 다양하게 챙겨줄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로 냥이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으니 모니터링도 수월하다. 외출이나 의도치 않은 상황이 생길 시 고양이가 사료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식탐 냥이가 되고, 건강에 이상신호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신경 써야 한다. 


혹시라도 우리 집에 오면서 달라진 먹거리로 건강에 이상이 있을까 봐 앙쥬가 원래 먹던 사료를 담아와 물에 불려 하루에 규칙적으로 급식을 했다. 원래 몽고는 자율급식이 되는 고양이였지만, 앙쥬가 온 뒤로 제한급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심스러웠다. 개묘차가 있는 두 냥이를 평균으로 맞추어 이로운 균형을 생각하려 애쓰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그들의 불편함을 알 수 없는 나는 고양이 지식에 의존하며 상황을 살피며 맞추어 가는 수밖에 없다.


자율급식 가능한 몽고가 식사를 기다리는 것이 안쓰럽지만.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보면 우선 입에 넣고 보는 앙쥬에게 기준을 두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그래서 몽고에게는 건사료를 먹이다가도 그가 좋아하는 습식사료로 기분전환을 시켜주곤 한다. 다만, 앙쥬가 몽고만 맛있는 걸 먹는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것이 차별한다는 삐뚤어진 정서를 가져올 것 같아 염려스럽다. (실제로 한눈을 파는 사이 앙쥬는 몽고의 습식사료(참치 텍스터)를 스틸하여 입에 넣다가 발각되었는데, 휴지 속의 참치와 내 손을 동시에 물고 놓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 아깽이는 무는 강도를 조절하기 힘든 나이라 스스로 조심하는 게 좋다)


이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앙쥬의 변이 묽어 걱정스러웠는데, 잠에 들려는 찰나 몽고가 새를 날렸다.

(냥이가 설사를 하면 '푸드득'하는 소리가 나서 새가 난다는 표현을 혼자 사용함) 화장실에 가는 고양이를 따라가서 변을 확인하다가 아침까지 잠을 설쳤다. 평소에 메모해 둔 동물병원을 선별하여 오픈 시간에 맞추어 병원에 갔다. 간호사 선생은 있으나 의사 선생님이 출근 전이라 갑작스러운 외출에 놀란 몽고와 앙쥬를 달래며 1시간을 기다렸다. 몽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겁에 질려 나를 꽉 안고 있어, 내 어깨는 이미 닻을 수십 번 내려 상처 난 자리처럼 되었고, 앙쥬는 좀 편해졌는지 병원 구경에 나섰다. 의사 선생님이 오고 입양 때부터 둘의 상황과 증세를 폭풍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선생님은 앙쥬를 안아 뽀뽀부터 한다. (나는 병원을 나서자마자 대나무 독침을 구입할 것을 결심했다가 앙쥬가 응꼬를 핥던 일이 생각나 그만두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지.


진료를 받아보니 병명은 '곰팡이성 피부병'.

고양이가 자주 걸리는 질환으로 습한 여름에 자주 걸리고, 전염되며, 가렵기 때문에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며 긁는 병이라고 한다. 약을 처방받고,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집에 돌아와 햇볕이 들고 밝은 곳으로 그들의 물건을 옮겨주고, 환경을 청소하고 바꿔주었다. 괜히 내가 신경을 더 써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걸까 싶어 자책을 하게 된다. 혹시라도 몸을 긁어 염증이 생길까 싶어서 잘 살펴보았지만 특이사항 없이 하루가 지났다. 내일부터 매일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 둘에게는 오가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마음이 어두워진다. 


파티는 끝났다. 하지만 1차 파티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싶다. 우리에겐 2차, 3차, 4차, 5차..... 수없이 많은 파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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