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 VS 제너럴리스트
웹 디자이너 스탯 분배와 스킬 찍는 법
이것은 특정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잡다한 업무가 낭자하고 속 타는 냄새가 진동하는 디자인 실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디자인 초심자라 심약하거나 클라이언트에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갖고 계신 분들께서는 읽는 것을 자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웃자고 쓴 글입니다.
디자인 세계관에서는 누군가에게 왕따를 당하거나 직접적인 구타, 성별을 차별하여 업무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통원과 입원 치료를 위해 약물 사용이 동반되며 이는 극도의 공포를 안겨줍니다. 노동법을 위반하는 갖가지 범죄 행위와 내 능력 이상을 것을 바라는 사행성 짙은 업무도 만날 수 있으며 그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여 나를 질타합니다.
자 여러분은 이제 고등교육이라는 튜토리얼을 끝마치고 디자인 세계의 발을 들였습니다. 아래부터는 이러한 전투적인 디자인 실무에서 살아남기 위해 레벨링과 각종 스킬업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 일지,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의 이분법적 접근으로 간략하게 서술합니다. 글을 쓰는 저는 제너럴리스트 16 렙 맥가입니다. 중소 인하우스 던전에서 잡몹을 주로 잡고 있습니다.
쪼렙일땐 뭘 골라도 무방하다시작하면 3개의 직업군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을 무리 없이 이해했다면 시작해 볼 수 있으며, 1 레벨인 쪼렙 구간에선 기본 스킬상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직업 공통 스킬입니다. 외형과 기본 능력치는 랜덤으로 결정됩니다. 이때 랜덤으로 결정된 스탯을 기준으로 캐릭터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잘 골라야 합니다. 만약 퍼블리싱 기초 스탯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퍼블리셔를 골랐다면 차후 캐삭(캐릭터 삭제) 해야 합니다. 튜토리얼을 끝마치고 얻을 수 있는 기본 스킬은 아래와 같습니다.
포토샵 LV.1
일러스트레이터 LV.1
HTML/CSS/JS LV.1
그 외 디자인 이론(패시브 스킬, 너무 소소해서 있으나 마나 함)
스페셜리스트
먼저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해 실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적어봅니다. 스페셜리스트란 단어가 생소할 수 있는데 '한 분야에 능통한 자'라고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제너널 리스트가 만능이라면 스페셜리스트는 외길 고수에 가깝습니다. 보통의 웹디자이너 지망생이라면 목표를 스페셜리스트로 잡았을 때,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미술/디자인 이론 중심으로 스탯을 찍고 스킬업을 해나가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 전후로 칭호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일단 스페셜리스트가 되려면 우선 '감각'이란 게 뛰어나야 합니다. 어느 정도 가진 재능이 있어야 장기적으로 좋은 디자인을 술술 뽑아내며 실무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최종적인 상위 직업으로 '강사 및 교수', 'CEO' 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며 '대기업'이라는 대형 던전에 입장이 가능해집니다. 평균적으로는 그냥 '디자인팀장'이 됩니다. 그 외 좋은 디자인 스킬을 바탕으로 '용병(프리랜서)'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체에선 스페셜리스트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진 자본과 규모 자체가 작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퀄 디자인에 능통하지만 스펙트럼 자체가 넓지 못한 스페셜리스트는 효용가치가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웹 실무 안에서도 다양한 포지션이 생겨나고 있는 흐름이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전까지 스페셜리스트를 고집하다 그 어떤 파티에도 끼지 못하고 접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디자인 하위 영역의 스킬을 흡수하는 걸 권장합니다. 편집, 출판/인쇄, 영상 등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스킬로 접근이 용이한 디자인 마스터로 거듭나는 겁니다. 아트디렉터의 경우 모든 디자인 업무와 관련해 크고 작은 경험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페셜리스트 사수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웹 디자인만 하고 있다 해서 스페셜리스트가 아닙니다. 디자인 스킬만으로 타 포지션과 클라이언트를 씹어먹는 강력함이 보여야 스페셜리스트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본인을 디자인 스페셜리스트라 자처하는 사람도 결국 변종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공격 자체가 먹히지 않게 됩니다. 변종은 다양한 디자인에 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클라이언트를 파괴하는 강력한 디자인. 그딴 건 디자인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초 세계관을 만든 놈이 추후 업데이트와 밸런스 조절을 위해 막아두었습니다.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려면 유료 아이템인 '외주'나 '추가 고용'을 사용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컨펌 스킬은 실로 강려크하다!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3~4년 차즘에 '매너리즘'이 찾아오고 10 레벨(10년 차) 구간에서 경험치를 올리기 힘이 듭니다. 헬렙 구간입니다. 우릴 고용하는 자들이 10 레벨을 쓸 바엔 저레벨 여러 명을 고용하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습니다.
디자인 스킬만 찍고 만렙이 되었다 제너럴리스트
필드에서 꽤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주로 중소 던전에서 활동 중이며 다양한 스킬을 기반으로 1 vs다 또는 솔로잉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과거 비슷한 표현으로 '웹마스터'가 있습니다. 전직에 전직을 거듭하거나 몸뚱이가 아작이 나더라도 혹은 오너가 주는 모든 퀘스트를 달성해가며 성장해온 타입입니다. 스페셜리스트와 마찬가지로 디자인을 기본 베이스로 하며 그 외 2~3개의 다양한 스킬을 구사합니다. 튜토리얼에서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는 다른 차원문을 거쳐야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기획, 마케팅, 개발 등의 스킬을 대표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자체만 놓고 보면 스페셜리스트와는 그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봐줄 만한 디자인 스킬을 구사합니다. 다양한 외부 스킬을 습득해야 하기에 시간이 꽤 걸리며, 그 스킬의 깊이는 각자가 상이합니다.
최종적으로 '관리직'으로 살아갈 수 있고 스페셜리스트와 마찬가지로 디자인팀장이 됩니다. 비교적 솔로잉에 유리한 자들이다 보니 간단한 외주를 단독으로 처리하거나, CEO로 살아가길 원하는 자들이 의도적으로 거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여러 명이 필요한 던전에 혼자서 입성이 가능하나 던전의 규모가 커졌을 때 그 단점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각각의 스킬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공격력이 좋지 못해 대기업에서 크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늘 시간은 정해져 있고 제 아무리 제너럴리스트라 해도 몸뚱이는 하나이기에 시간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결국 누군가에서 손을 벌려야 합니다.
스페셜리스트보단 상대적으로 매너리즘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스킬 하나를 연마하다 그것에 질리게 되면 다른 스킬을 연마하게 됩니다. 성향상 오지라퍼가 많습니다. 다른 곳에 눈길을 많이 줍니다. 얕지만 넓은 지식을 갖고 있어 빠르게 파티를 구성한다거나, 말싸움에 능합니다.
통상 제너럴리스트의 스킬 트리는 포토샵을 5~7 레벨까지만 찍고 다른 스킬을 찾아서 올리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물론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포토샵 1 찍고, 퍼블 1 찍고, 기획 1 찍고 식으로 골고루 올리면서 성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래도 웬만하면 포토샵을 먼저 찍고 퍼블리싱을 올리는 게 좋습니다. 실무에선 그게 쓰임새가 좋습니다. 시간적인 제약이 많이 없다면 혼자서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에 고용주가 좋아라 합니다. 가장 큰 단점으로는 중소 던전이 주 활동지이기 때문에 '골드'가 짭짤하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저 스킬 5개예요! 저 좀 파티에 끼워주세요마치며
디자인 실무는 어치피 엔딩이 없는 게임입니다. 언제 어떻게 업데이트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우리가 책상에 마우스를 문지르는 지금도 시나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제너럴리스트를 선호하던 업계도 언젠가부터 디자인적으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는 스페셜리스트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고 그만한 인적 자원들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인력들의 질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다구리'에 장사 없다고 디자이너 쪽수가 많아지면 그 안에서 분명 엄청난 스페셜리스트가 탄생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디자인의 수준이 상승할 것이고, 그들이 다시 누군가를 교육함에 따라 디자이너가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언젠가 찾아올 거란 상상도 해봅니다.
자! 이제 다시 마우스를 잡고 디자인 잡몹이라도 치러갑시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고요!
시간은 금이라고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