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쉬어 가는 시간
퇴사 후 한 달이 지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정이 생겨 쫓기듯 지나 온 시간이었다.
직장이 산 속이었기에 사람들과의 만남뿐 아니라 개인일정까지 모든 일이 불편했다. 퇴사를 했다는 소식을 알게 된 지인들에게 연락이 오고 그들과 오랜만에 만나 노는 시간들이 많았다. 미루던 병원 가는 일, 새롭게 생기는 일, 할 일은 계속 생겨났다. 근무할 때보다 더 바쁘고 체력은 지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어느 날은 눈에 보이는 일 한 것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언제나 차려진 밥상에 앉아 식사를 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음식을 만들고 먹고 치우고. 하루 중 그 시간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전히 정신없이 분주하고 일정표는 빠듯하다. 아, 쉬고 싶다. 이 말이 가능한가? 근무하면서 생각했던 이 말을 백수인 지금도 하고 있다.
양양으로 출발했다. 1박이지만 그곳에 가면 외갓집 같은 곳이 있다. 가는 길에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그네에 앉아 흔들거려 본다.
'아, 좋다.'
연휴 전 까지는 정신없다.
그 틈에 끼인 시간, 바다 멍.
아주 잠시 머릿속이 쉬어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