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마침내

기상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백수생활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이다.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떠지던 눈이 이제는 9시가 되어도 일어나기 귀찮아진다. 게으름이 시작되었어도 6시 30분에 눈이 떠지는 날엔 산을 오른다.


이번 주는 산행을 두 번 했다.

수락산과 아차산.

수락산은 청학리를 시작으로 내원암을 거쳐 정상에 도착했다. 하산길은 장암역 방향으로 잡았다. 엄지발가락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이라 기차바위는 가지 못했다. 하산길은 돌이 많아 미끄러짐이 심해 다녀온 후 발가락 통증이 조금 심해졌다.


등산차림을 완벽하게 갖춘 채 아차산에 올랐다가 ‘아차’ 싶었다. 등산복, 등산화, 등산 스틱까지 완벽하게 무장하고 왔는데 슬리퍼를 신고 산책 나오듯 한 사람들이 꽤 보였다. 산행이라기보다 둘레길처럼 편안한 길이었다. 아차산역에서 출발해 기원정사를 거쳐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았고 편안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 중 복장이 불안한 등산객을 볼 때가 있다. 특히 신발이 그렇다. 운동화도 아니고 구두를 신고 오르는 모습을 보면 불안하다. 그런데 아차산은 달랐다. 슬리퍼를 신은 모습도 그다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이렇듯 산도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 좀 완만한 경사의 산, 돌이 많은 돌산, 너털 지대가 많은 산, 경사가 심한 산. 모습은 달라도 모두 산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착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 똑똑한 사람, 돈 많은 사람. 사는 모습은 달라도 모두 사람이다.

산도 사람도 경험해 봐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바라보면서 그곳을 그 사람을 안다고 봤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가보지 않은 길은 내가 모르는 길이다. 만나보지 않은 사람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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