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구름이 비가 되어 쏟아질 때

by 마침내

이제 도시에선 별을 보기 어렵다.

도시는 너무 많은 불빛으로 가득 찼고 하늘의 별은 모두 숨어 버렸다. 나는 술래가 되어 별을 찾는다.

‘꼭꼭 숨지 마, 내가 널 찾을 수 있게.’


별을 찾지 못한 술래는 도시의 불빛을 피해 멀리 떠난다. 별빛을 보기 위해 불빛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간다. 캄캄한 마을에 멈춰 서, 그 자리에서 뱅그르르 돌며 하늘을 본다. 앞 산봉우리 위로 은하수가 보인다.

‘찾았다.’


빛 공해 하나 없는 그곳 하늘엔 별이 쏟아지는 길 펼쳐진다. 까만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니라, 빛나는 별 속에 까만 하늘이 보인다. 그런 순간을 마주할 때는 갑자기 눈물이 터진다. 자연 앞에서 나오는 울음은 언제나 통곡에 가깝다. 나는 왜 그 순간에 그렇게 서럽게 울어야 했을까. 무엇 때문에 그토록 통곡했는지 언제나 궁금했다.


아마 마음속에 오래전부터 조금씩 쌓여온 감정들, 혹은 평소에 의식하지 못했던 어떤 그리움이나 잊고 지낸 감정들이 자연의 한순간을 통해 드러났는지 모른다.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감정들이 자연이라는 거울을 통해 비춰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슬픔이나 그리움 같은 걸 불러냈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 순간 이유 없이 서러워지는지도 모른다. 종종 자연 앞에서 쓰러지는 감정을 마주할 때마다 그 이유를 찾아보려고 했다. 왜? 무엇 때문에? 수없이 물음표를 던졌지만, 그 끝은 늘 미지수였다.


그러나 미지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에 무엇으로든 될 수 있다. 그러니까 꼭 이유를 하나로 단정 짓지 않아도 된다. 그런 감정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내 마음이 잘 살아있다는 표현이다. 그 감정을 받아들이면서 천천히 탐색해 보는 것도 하나의 멋진 여정이 될 것이다.


내 인생은 정해진 대로 살지 않았고 앞으로 역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왜 그 순간에 그렇게 서러워지는지 그 답이 한 가지로 명확하게 나올 필요도 없다. 그냥 마음속 오래오래 된 감정의 구름이 비가 되어 쏟아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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