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생활기록부’를 마무리합니다.

by 마침내

‘백수생활기록부’를 마무리합니다.


출근하지 않는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과 불안과 희망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지난 3개월 동안 내 일상의 대부분은 병원 가는 일이었다. 연재 의도와 관계없는 글을 줄줄이 쓰면서 ‘연재를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했다. 내 마음에게는 ‘백수인 상태에서 쓴 글이니 백수생활기록부에 맞아.’라고 억지를 부려 본다. 간신히, 꾸역꾸역 이어지던 글을 마무리한다.


마음은 일 안 하고 싶다 외치지만 벌어야 한다. 일을 해야 먹고살 수 있다.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다. 무조건 있어야 된다.


삶의 대부분이 일하는 것. 그 나머지가 나를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있어야 된다. 특히 나같이 1인 가구로 사는 사람은 내가 벌어서 나를 돌봐야 하므로 백수로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한 시간도 함께 길어진다.


불안이 길어질수록 감정은 가난해지고 사고도 증발해 버린다. 그런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으름도 함께 덕지덕지 몸에 붙는다. 연재의 압박과 공포에서 잠시 벗어나 쉬어 가려고 한다. 연재는 마치지만 글쓰기라는 문에 빼꼼히 고개 내밀고 들여다보기를 놓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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