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어디서 넘어졌을까?

우리는 왜 자기 마음엔 무심할까

by 마침내



나는 늘 다른 사람의 아픔에는 민감하면서도, 정작 내 아픔은 인식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눈물이 나의 감정을 자극하면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 아픔에는 언제나 무심했다.


남을 잘 챙기는 사람을 착하다고 말한다. 그 '착하다'는 말엔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기대가 담겨 있다. 그 말에 익숙해질수록, 내 마음은 늘 마지막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배려심 있고 희생정신이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 뿐, 단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삶일 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무시하고, 보이는 행동에만 집중하며 온 힘을 쏟았다. 매번 마음은 뒤로 밀리고, 상처는 계속 생겼다. 길을 걷다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나면 약을 바르면 되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외면한 시간이 많았다. 대부분 다쳤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상처는 더 깊게 곪고 감정은 점차 무감각해졌다.


어릴 적, 우물 안을 들여다보며 물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다. 물이 차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매일 쳐다봤다. 마음의 상처도 그때처럼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때의 호기심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나를 알고 싶은 마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위로하려는 시선이다. 마음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지금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는 매일 들여다봐야 비로소 알 수 있다.


혼란스럽고, 슬프며, 이유 없는 분노 하나하나에 이유를 붙이고 조용히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무언가에 상처를 받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위로해 주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 잠들기 전 낙서처럼 끄적이는 일기, 걷기나 달리기처럼 몸을 움직이는 일. 이 모두가 혼자의 시간을 만드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그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려는 태도다. 내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마련해 주는 것이 곧 치유의 시작이 된다.


코로 숨을 쉬고 입으로 내뱉는 일이 자연스럽듯, 마음의 상처를 찾아 ‘호’ 불어주며 약을 바르는 일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감정은 누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억눌린 감정은 이유 없이 날카로워진 말투로, 사소한 일에도 과하게 반응하는 몸의 신호로, 또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 불면으로 나타난다. 무의식의 감정들은 숨어 있다 엉뚱한 방식으로 터져 나와 삶을 어지럽힌다.


걱정은 타인의 아픔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나는 나를 걱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오늘은 어디서 마음이 넘어졌는지 조심스레 들여다보아야 한다. 하루를 무사히 지나온 듯 보이지만, 마음 어딘가에 남은 허전함이 있다면 그것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어디서 넘어졌어, 많이 아파?’

조용히 나에게 건네는 이 한 마디가, 마음에 바르는 연고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이 물음은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의 시작일 것이다.




오늘도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신의 마음에도 다정한 바람이 불기를 바랍니다.

by machimnae, 마침내






창밖은 봄, 창가에 노트북과 커피, 노트와 연필이 있는 감성사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