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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성민 Apr 10. 2017

재미있는 스쿼시 기록들

이색적인 별난 기록 모음

각종 대단한 기록이 적혀있는 기네스북. 여기에 스쿼시에 관한 기록도 있다. 굳이 기네스북에 들어있는 기록 말고도 스쿼시에서 있었던 재미난 기록들을 살펴보자.




1) 가장 긴 랠리

1983년 자한기르 칸(파키스탄)과 가말 아와드(이집트)의 경기에서 나온 랠리인데 무려 7분간이나 랠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 랠리는 결국 "렛"으로 끝나면서 승자가 가려지지 않았다는. 스쿼시 역사상 가장 긴 랠리가 나온 덕분인지, 이 경기는 가장 긴 경기로 기록되기도 했다. 총 2시간 46분짜리 경기였고, 결과는 3-1로 자한키르 칸의 승리였다. 이렇게 오래 경기를 했는데도 3-2도 아니고 3-1이었다고? 이 당시는 지금처럼 11점 랠리포인트가 아닌, 서브권이 있는 9점제의 경기였기 때문에, 평균 경기 시간이 현재보다는 더 길었었다. 1게임 경기만 1시간 11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아래서 다룰 레오 아우(홍콩)와 숀 델리에(캐나다)의 경기에서 이 기록은 깨지게 된다.


2) 가장 긴 게임

2015년 전까지는 바로 위의 자한기르 칸 vs 가말 아와드의 경기가 최장시간 경기였는데, 2015년 홍콩의 레오 아우와 캐나다의 숀 델리에가 이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새로운 기록은 2시간 50분으로 3-2로 레오 아우가 승리했다. 마지막 5게임은 1시간 18분 걸렸다. 자, 이 경기는 11점 랠리포인트 시스템의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자. 만약 이 둘이 9점제의 경기를 했었더라면 경기 시간은 3시간이 넘어갔을 것이다.


[당시 경기 스코어 시트. 170분이라니 미쳤다. 사진=Squash Canada]


3)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스쿼시 치기

2015년 영국의 렌 그랜져와 제이미 바넷이라는 사람이 무려 38시간 27초 동안 스쿼시를 쳐서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 이 둘은 프로 선수들은 아니고, 일반 동호인인데 지역의 복지 발전 기금 조성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헀다고 한다. 이를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체력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시작했다. 물론 기록을 다시 세우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이 둘이 서로 죽자고 덤벼든 것은 아니고, 그냥 친선 게임처럼 툭탁툭탁하는 정도로 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사람마다 친선 게임의 강도가 다르긴 하겠지만. 대략 천만원 정도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했는데 생각보다 돈은 많이 모이지 않았다. 그래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는 것은 성공했다.


[기네스 기록을 세우는 순간]
[대기록 달성 후 마시는 맥주는 꿀맛(아래). 사진=Barnett & Granger Worlds Longest Squash Match]


4) 최장 기간 세계 랭킹 1위

세계 랭킹 1위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유지했다면 과히 "레전드"라 칭할 수 있겠다. 스쿼시에는 누구일까? 남자부를 먼저 살펴보면 잔셔 칸(파키스탄)이 주인공이다. 무려 8년 1개월 동안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있었다. 연속으로 8년을 주욱 있던 것은 아니고 잠깐 내려왔다 다시 올라갔다를 반복했는데, 1위를 했던 개월 수를 모두 합치면 8년 1개월이 된다는 것이다. 연속으로는 4년 5개월 동안 했었다. 그렇다면 연속으로 주욱 1위 자리를 제일 오래 지킨 것은 누구일까? 역시 파키스탄의 자한기르 칸이다. 위에 1번에 가장 긴 랠리를 기록한 선수에 언급된 바로 그 사람인데, 무려 6년 내내 1위를 연속으로 유지했다고 한다. 통산 1위를 했던 기간은 7년 10개월로 잔셔 칸보다 3개월 모자라지만 이것도 엄청난 기록이다. 그렇다면 여자부는? 현재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니콜 데이비드(말레이시아)가 가지고 있다. 아직 현역이니깐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되겠는데, 무려 9년 4개월을 1위 자리에 있었고, 연속으로는 9년 1개월 동안 내내 1위였다.


5) 아차상

엄청나게 오래 뛰고도 아깝게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을 깨지 못한 경기들이다.

- 자한기르 칸 vs 아말 가와드: 2시간 46분 (위에 소개했던 그 경기)

- 숀 델리에 vs 에이드리안 월러: 2시간 37분

- 숀 델리에 vs 샤히어 라직: 2시간 30분


오호, 가만보자. 저 숀 델리에라는 선수는 최장 경기 시간 기록도 가지고 있으면서 아차상에만 벌써 두 번이나 들어가 있다. 이쯤 되면 얘는 도대체 게임을 어떻게 치길래 이러나 싶다. 여하튼, 위에 적은 모든 경기는 당연히 3-2 스코어로 끝났다. 그러니 이렇게 오래 쳤지. 자한기르 칸의 경기는 3-1로 끝나긴 했지만 당시는 9점 서브권제의 경기였으니 일단 빼자. 이 경기는 서브권이 있을 때만 점수를 얻고, 그렇지 않을 때는 서브권만 가져오는 식이었으니 당연히 경기 시간이 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3-2 말고, 3-0으로 끝난 경기 중에서 가장 긴 시간이 걸린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 숀 델리에 vs 벤 콜맨: 2시간 10분 (0-3, 밴 콜맨 승리)


아니 여기에 또 숀 델리에가 있네, 얘는 도대체 모하는 애임??!??!?! 그래서 가져와봤다.

[흰색 옷을 입고 있는 숀 델리에. 현재 캐나다 국가대표팀. 사진=Squashmad]


사실 숀 델리에의 게임을 보면 왜 경기시간이 길어지는지 알 수 있다. 렛도 무지하게 많이 잡고, 레프리한테 어필하러 많이 나오기도 한다. 뭐 쉽게 말하자면 깔끔한 게임 스타일은 아니라는 얘기. 그래도 뭐 캐나다 국가대표임. 최근에 떠오르는 신성 디에고 엘리아스에게 27분 만에 3-0으로 졌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그냥 잘 치면 된다는 것을 디에고 엘리아스가 보여줬다. 실력 앞에 장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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