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는 밖에서 보는 게 다가 아니다.
오히려 계산되고 숨겨진 수들이 난무하는 전쟁터 같은 분위기이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노사간 민형사 고소 고발 사건이 난무하던 회사가 꽤 있다.
목적은 간단하다. 임단협상 이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며, 고발 취하를 조건으로 유리한 협상결과를 얻기 위함이다.
법적으로 위반된 건을 찾아서 고소고발 건으로 진행할 `껀수`는 항상 찾으면 있게 마련이다.
보통 정도의 레벨로 관리되는 회사라면 아래의 위반사항은 기본 장착이다. 특히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의 경우 아래 대부분을 위반하고 있을 것이다.
분기별 법적 산업안전 보건 교육을 빼먹는 인원이 있게 마련이고
임산부를 야간 근로를 한번이라도 시켰기 마련이고,
최저임금을 위반한 경우가 있게 마련이고,
퇴직금을 15일 넘겨서 준 적이 있게 마련이고,
수당 제도 등을 분석하면 통상임금 이슈가 나오게 마련이고,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휴가 사용 권장 관련 조치들을 법대로 안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무직 초과근로는 전 사업장 확정적인 위반사항이고,
일하다 다치거나, 출퇴근하다 다치거나, 사업장 내에서 근로시간에 다치거나, 회사 워크샵 하다가 다치거나, 저녁에 단합 회식하다 다쳤는데, 산업재해 처리를 안하고 그냥 병원 치료를 받은 직원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포괄임금 조항을 근로계약서에 넣어 봤자, 포괄임금 형태, 포괄된 시간 등 따져서 위반된 건수 찾기는 주변에서 김씨성 가진 사람 찾기처럼 쉽고,
주 52시간 이상의 근로를 한 직원 찾기도 쉽고,
노사협의회를 제대로 안한 분기도 분명히 있고,
산업안전보건 위원회도 안하는 회사도 많고,
산업안전 보건 관련 관리책임자, 관리자 등을 임명 안했거나, 임명된 직원이 사직후 대타를 안세운 경우가 있을 것이고,
각종 의무교육(산업안전보건, 성희롱예방, 장애인 인식개선, 개인정보보호, 퇴직연금 교육 등)을 안한 사람들, 혹은 분기 통째로 빼먹었거나, 아예 한번도 안한 회사도 많고,
건강검진 매년 안 시킨 직원도 많고,
취업규칙 신고 안한 회사도 있고,
등등등등등등
고소고발건은 누구든 걸기만 하면
회사가 위 모든 사항에 대해 3일쯤 특별 감독관들에 의해 탈탈 털리고,
결국 몇십건(위반 1인당 1건이다. 즉, 성희롱 예방교육 10명 안하면 10건이다.) 위반으로 지적될 것이고,
마땅히 벌금 내고, 다시는 안그러겠다는 반성문 쓰고
미지급 임금 3년치를 3년간 사직한 인원까지 찾아서 주어야 하고,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상황에 대해 회사 나름대로 할 말이 무지 많다.
일단 노동법을 완벽히 준수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정도로 어렵다. 일선 매니저들과 직원들이 모두한마음 한뜻으로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해도 펑크나기 일쑤이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그에 앞서 원만한 노동사무소 및 근로감독관과의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털면 나오는 위반 건, 그리고 이를 매년 공격하는 노동조합,,,
이게 과연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만한 여건일까.
약점을 찾아서 매년 회사를 공격하는 노동조합을 이뻐할 회사는 하나도 없다.
더욱이 회사가 적자 상황에 이지경이라면, 이런 공격은 회사로서는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사용자들은 아예 문을 닫을 생각(직장 폐업)까지 하게 되는 게 정상이다. 실제로 문을 닫은 회사도 많이 봤다.
법적인 고소고발은 회사를 압박할 가장 좋은 카드이다. 회사가 노동조합의 말을 안 듣는다고 판단하면 위 몇십가지의 무기들이 총출동된다. 노총에는 변호사님도 많고, 노무사님도 많아서 고소고발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회사라고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불법 파업, 업무시간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임금 미지급, 선동, 불법 부착물, 직원 협박, 욕설, 폭행, 직원간 육체적 다툼, 모욕 등등 노조가 있는 곳에 불법 행동이 있게 마련이고,
여기에 회사는 돈으로 살 비싼 변호사 혹은 로펌이 있다.
인사평가, 전보 등도 좋은 무기가 된다.
노조의 법적 고발에 대한 회사의 대응행동은 당연히 민형사고발이다.
고발이 다른 고발을 낳게 되는 것이다.
노사관계가 원만하기는 정말로 어렵다. 한쪽이 다른 생각하면 노사관계는 시간문제일뿐 결국 극단으로 치닫는다.
직원들을 너무 가볍게/우습게 보는 경영진
경영권마저 위협하는 노조
이 둘이 대치하게 되면 결국 회사는 망가지고, 심하게 되면 폐업 수순으로 간다.
노사관계는 매스컴 기사로만 접하는게 다가 아니다. 한층 더 심각하고, 예민한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