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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샐러리맨 Aug 10. 2023

인사부서는 지원부서인가


정답이 없는 질문


인사부서장을 몇 년만 해도 아래 질문에 대한 고민을 이해할 것이며, 이에 대한 대답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질문으로 다른 부서장과의 갈등이 대단히 많은 편인데,,정답이 없다 보니 앞으로도 계속 주욱 갈등을 겪어갈 것이다.


"인사부서는 통제부서인가 지원부서인가?"


사실 정답은 명확하게 있다.

인사부서는 통제부서이자 지원부서이다.


사규를 제정 및 개정하고, 근태를 관리하고, 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하는 등의 행위들은 모두 통제부서이다.

반면,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한 모든 활동들, 건강검진을 하고, 사무실 환경을 유지 및 개선하고, 교육 및 행사들을 지원하는 등등의 수많은 활동들은 지원부서 역할이다.


그런데 통제부서와 지원부서 간의 경계선과 영역이 모호하기 때문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Grey zone`이라고 부른다. 블랙도 아니고 화이트도 아닌 구역, 회색지대이다.

부서의 업무에 대한 자존감(특히 영업)이 지나치고, 회사 전체 힘의 균형에 대한 몰이해와, 건방진 성격, 과도한 입담(입벌구 스타일) 등을 동시에 겸비한 매니저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분들은 대체로 인사부서를 전적으로 지원부서(심한 경우 하인 취급)로 이해하고 취급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 부서장과 인사부서장 간에 갈등이 생긴다. 인사부서장은 지원부서로서의 성격이 있기에, 어느 정도 양보하려 하지만, 입벌구 스타일의 타 부서 매니저에게는 오히려 착한 인사부서장이 역효과를 보게 된다.

인사부서원들이 부서장을 지켜보고 있기에, 부서장이 밀려서 부서 전체가 부당한 대우를 당하게 되면, 인사부서원들의 사기는 번지점프 수준으로 하강한다.


그래도 인사부서는 통제부서이자, 임금 정책 결정, 징계권 등의 한칼이 있기에, 웬만한 부서장들은 서로 원만하게 지내길 바라는 것은 다행이다. 실제로 내가 인사부서장으로서 입벌구 스타일의 건방진 부서장 몇 분은 부도덕한 일들 (금전적 문제, 성희롱, 폭행 등 다양하다.)로 회사 처분이 결정될 때 인사부서장으로서의 감정이 작동되어 엄벌에 처한 경우가 몇 건 있었다. 징계 처분 역시 Grey Zone이 넓어서 정직이든, 서면 경고든, 해고든 인사부서장의 의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정답이 있으면서도 없는 질문은 하나 더 있다.


매니저는 근로자인가 사용자인가?


당연히 매니저는 근로자이자 사용자이다.

회사를 위해 일하고, 휴가를 가고, 월급을 받는 등의 직원으로서의 신분은 근로자다.

반면, 부서 직원들을 평가하고, 지도하며 팀 실적을 위해 매진하는 행위들은 사용자이다.

초급 매니저들중에 이를 이해 못하고 사용자 성격은 전혀 생각 안하는 매니저들이 있는데, 이들은 결국 오래 가지 못하고 근로자로 내려가게 된다. 부서장 직함이 떨어지면, 이후의 임금과 성과급, 권한 등이 당연히 축소되고, 임원 등 상위 직급으로의 승진은 물건너갔다고 보면 된다. (차라리 이걸 원하는 직원들이 요즘은 부쩍 늘었다. 부서장으로서의 과도한 실적 요구, 무한 책임감 등에 대한 피로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매니저들의 이런 위치(근로자이자 사용자)가 경우에 따라 힘들고, 애매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직원 편에 설 것인가, 회사 편에 설 것인가 하는 머릿속의 균형추가 항상 시소처럼 왔다 갔다 한다.

회사마다 기대치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고, 사람도 다르다.

그래서 Grey Zone 에 대한 판단은 정답이 없다.


30여년간의 인사부서장 경험자로서 나의 결론은 `항상 DO THE RIGHT THING` 이다.

올바로 하면서 부딪히는 갈등은 생산적이다. 결론이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내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플하게 명심하자.

DO THE RIGHT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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