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로 누가 좋을까..
나라 전체가 리더로 인해 야기된 문제로 몇 달째 뒤숭숭하다.
회사 역시 규모만 작아지고 동일한 분위기와 문화이다. 리더가 누구로 오느냐에 촉각을 세우고, 줄을 대고, 잘 보이려 애쓰고, 줄 있다고 심하게 나서는 간부들도 있고, 기분 나빠서 나가는 직원들도 있고 등등등이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언급되는 CEO란 뭘까?
CEO, CFO, COO 등 이와 관련하여 잘 정리해 놓은 사이트가 있어서 링크를 걸어둔다.
CEO란, 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 경영책임자로 번역되며, 쉽게 말하자면 분야별 임원들(인사, 재무, 생산, 마케팅 등등) 을 이끄는 최고 위치의 책임자라는 뜻이다.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는 대표가 여러 분야를 겸직하거나, 업무분야별 임원들을 두지 않기 때문에 CEO라는 말과는 사실 잘 어울리지 않는다. 작은 회사는 공장장, 혹은 대표 등이 더 잘 어울릴 것이다.
필자는 직장생활 30여년간(20여년은 외국계) 정확치는 않지만 50여명의 CEO(작은 회사 공장장, 대표 포함)를 경험한바 있다. 참고로 외국계 기업의 경우 발령을 받아 대표로 오기에 한국 지사장은 비교적 빈번하게 교체되는 편이다. IMF 시기를 거치면서 대표나 공장장들이 아주 쉽게, 빈번하게 경질되는 것을 목도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험과, 인사분야 동료들과 교류하면서 들은 얘기들을 기반으로 CEO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여 보았다.
이글을 읽은 대부분의 독자들은 회사를 옮기지 않는 한 CEO를 선택할 수 없는 위치일 것이다. 회사를 옮길 때 아래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분야에서 CEO가 오든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분의 `인성`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명목상 대표가 되어 오는 CEO의 업무별 출신을 보면 창업 오너의 자제분, 재무, 영업, 생산, 마케팅 출신이 가장 많은 편이다. 쓰다 보니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는데, 이는 필자도 CEO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핑계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1. 창업 오너의 자제분
최악인 경우가 많다.
창업 오너처럼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으면서 키워왔다는 애착도 부족하고,
오래되고 숙련된 직원들과 동고동락한 경험도 전혀 없는 데다가,
창업 오너의 부에 기대어 곱게 자라다 보니 인성마저 극악한 경우가 많고,
기본적으로 참을성, 끈기가 평균 이하인 반면 충동적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3대 기업가가 나오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2. 재무책임자가 CEO가 되는 경우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창출이기에, 돈을 만지는 부서의 책임자가 대표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돈을 만진다는 것은,,,
연간 살림을 기획하고
함부로 쓰는지 감시하고
돈을 안남기는 부서나 분야에 대해 분석하여 존폐를 결정하고
결국 돈이 최대한 남도록 기획, 관리, 결정하는 분야기에 투자자나 오너들이 선호하는 업무출신이다.
돈을 만지는 수장답게 CEO가 되어서도 `돈돈돈`할 가능성이 90%이며, 꼼꼼하게 따지기 최고봉이므로 무엇보다도 숫자에 조그만 오류도 심하게 용납 안되는 경우가 많다. 업무 특성상 MBTI 의 성향중 IS로 시작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갑자기 깊은 친분은 기대하면 안된다. 대신 뒤통수나 속칭 `구라가 센` 이런 성향은 아니기에 믿고 따를 수 있는 출신이라고 본다.
3. 영업전문가가 CEO가 되는 경우
위 언급한 속칭 `구라`가 가장 센 성향이다. 경영진들이 영업담당을 대표로 임명한 이유가 `실적`일 가능성이 대부분이므로 영업출신은 실적에 극히 민감하다. 실적이 안 나올 경우 그 부서 존폐가 쉽게 결정되기도 하며, 실적이 안 나오는 영업부서장들은 매일매일이 고행길이 될 것이다.
타부서의 경우 오로지 영업을 위해 `무리하게라도 협조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재무책임자의 스트레스는 극도로 높아질 것이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들은 현명하게 재무와 인사기능의 대부분을 한국 지사장으로부터 아예 분리하여 둔다. 그럼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데, 분리되지 않은 회사들의 경우 본인과 부서의 기준을 살짝 접어두고 그저 지시에 따르는 게 신상에 좋고, 직장생활이 수월할 것이다.
구라가 세고. 뒤통수 칠 가능성이 많은 반면, 사소한 일 들에는 대범하게 넘어가는 편이라서 성향이 비슷한 직장인들의 경우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4. 마케팅 전문가가 CEO가 되는 경우
마케터가 대표가 되는 경우가 있는 이유는 이렇다.
일단 업종특성상 PPT 능력이 최고 끝판왕이며,
말발이 변호사급으로 쎄다.
분석력이 탁월하며,
자기 PR 및 관리 쪽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이렇다 보니 회사도 이 방향으로 끌고 간다는 게 함정인데, 어떤 회의든 `타부서의 자료에 대해 지적질` 하는 것이 가장 큰 능력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어서 타부서와의 갈등이 심한 편이다. 회사의 발전보다는 자기 PR에 더 치중할 확률이 높아서 이러한 CEO에게는 뭐든지 `당신을 위해 준비했소` 라는 직장인의 자세가 필수이다.
필자가 경험한 최악의 리더상이 마케터 출신 CEO이다, 말은 번지르르한데,,,진정성이 결여되고, 이기적이고, 올바른 길에 대한 기준이 약한 편이었다.
5. 생산 전문가가 CEO가 되는 경우
상당히 많은 경우 공장장 출신이 CEO로 임명된다. 공장장도 공장에서는 CEO이기도 하다.
생산출신들은 해당분야 전공자로서 엔지니어 혹은 생산관리 등을 하시던 분들이며, `우리가 남이가` 하는 성향이 좀 있고, 무엇보다 `납기에 대단히 민감`하다. 생산 일정을 지키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부서가 있을 경우 상당한 폭언과 협박 등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 대신 뒤끝이 없는 편이며, 공장 특성상 주로 많은 인원들을 통솔하는 것이 주요 경력이므로 인력관리에는 전반적으로 무리 없는 편이다. 의리와 믿음이 강조될 확률이 높고, 믿을 만한 리더일 확률이 높은 편이다.
----------------------'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분의 인성이다.
그리고, 차장급 이하의 웬만한 직급의 직원의 경우 팀장 혹은 임원들의 인성, 케미가 중요하지, CEO의 경우 직접 부딪힐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니 혹시라도 이직하시는 경우 확인 가능한 방법과 경로가 있다면 미리 확인해 보길 강력추천 드린다. 인맥이든, 헤드헌터든, 채용 사이트든, 직장 뒷담화 사이트든 교차 검증하면 맞을 확률이 점점 더 높아진다.
정말로 아이러니는, 직무 관련 각종 학과는 많은데, CEO 학과는 없다. 재무, 마케팅, 전공과목들은 쉽게 찾을 수 있는데, CEO학과는 당연히 없다.
물론 CEO가 될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일텐데,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CEO를 양성할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고경영자과정이든, 외국계기업의 흔한 Succession Plan 이든 기업의 오너, 경영진, 투자자들은 가장 중요한 CEO 과정에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