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

열정? 아집!

by 낭만샐러리맨

아름다운 퇴장

열정이냐, 아집이냐.

직장생활 30여년간 열번이 훌쩍 넘는 이직을 하면서 정말로 많은 인터뷰를 했던 경험이 있다.

덕분에 면접불패라는 명예 아닌 명예스러운 평가도 좀 듣고는 했었는데, 오늘의 주제는 인터뷰 요령이 아니라, '아름다운 퇴장'이다.


그 수많은 인터뷰 중 최악의 인터뷰를 소개하고자 한다.

강남에 본사가 소재한 한국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던 소위 가업회사였는데, 헤드헌터 소개로 회장님 인터뷰를 먼저 진행하였다.


이건, 인터뷰가 아니라 일방적인 훈계수준이었고, 혼나러 간 자리 같았다.

나이 70을 훌쩍 넘긴 회장은 (미안하다. 도저히 '님'자 못붙인다, 그래도 놈자는 안 붙인다) 기본적인 예의조차 달나라에 출장 보낸 듯한 태도였다.


라떼는 일을 어떻게 했네,

책임감이란게 뭐네,

밤샘근무가 얼마나 헌신적이네.

자기는 해외개척에 얼마나,어떻게 노력을 했네.

왜 이렇게 취미가 많으냐, 회사 놀러 다니냐...

이직이 많은 것은 도대체 애사심이 없는거 아니냐...

노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공산당 아니냐 등등등


황당하지만, 그럭저럭 일방적으로 혼나는 게 끝났나보다, 노인네라 그러려니 하고 깨끗이 접고 나오려 하는데, 회사에서 다시 부른다.

회장의 자제분이 다시 본격 인터뷰를 하잔다.

회장 인터뷰는 '치매기 있는 노인네 욕구 충족수준'이고, 그래서 대신 사과하고,

자기랑 하는 인터뷰가 진짜란다.


이건 뭐지 하고 다시 인터뷰 진행되고,,,

열정이 떨어진 나의 면접태도가 별로 좋았을 리도 없고,,,사실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기억이 없다.


끝나고 헤드헌터에게 뭐 이런 회사가 다 있느냐, 포기한다 얘기하고 끝냈던 기억이 있다. 나이좀 먹으면 난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좋은 경험은 얻었던 시간이기도 하였다.


필자도 나이를 먹어가는데, 겨우 60이 되어감에도 지적수준이 옛날같지 않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지금의 회사와, 동료들에게서 요구되는 속도를 못따라감을 절감하는 순간들이 있다.

풍부한 경험과 판단력은 좋을지 모르나,

기억력과, 판단의 속도, 시대의 트렌드, 젊은 세대의 감각 등은 현저히 부족한게 사실이다.


나이를 먹으면 아름다운 퇴장을 적극 고려하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나는 아직 젊다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은 안그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직장인은 물론이고, 특히 정치인들은 아예 일정 나이 이상은 강제적으로 막았으면 한다. 노욕과, 불필요한 고집이 시너지를 일으키다 못해 아예 이젠 주류가 되어버린 현상을 너무도 많이 보고 있다.


나는 열정적이고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해도 다른 사람이 볼때는 욕심과 비뚤어진 아집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나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주변에서 아직 한창때이신데요, 당신이 꼭 필요해요 라고 한다면, 그 말은 아부성 발언이자, 그 사람들이 당신 권력 덕에 살아보자는 발악 쯤으로 보면 된다.


(아, 필자도 이제 정년을 좀 앞두고 잘 나가던 외국계 임원자리를 과감히 버리고 직장생활에서 은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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