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음주 이야기

by 낭만샐러리맨

직장에서 음주 이야기


주사 : 술마신 뒤에 버릇으로 하는 못된 언행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 혹은 필요악 취급을 받는다.

사실 애주가 입장, 그리고 인사부서장 입장에서 보면 술이야말로 적어도 커뮤니케이션에 관해서는 최고의 명약이라 아니할 수 없는데, 문제는 과했을 때의 폐해가 마약 수준이라는 점이다.


직장인들에게 술은 애증관계이다. 웬만한 회사에서는 저녁 및 술자리 비용정도는 부서별 단합 등 명목으로 지원해주기 때문에 사실 술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야근 안해도 술값도 내주는데, 심지어는 술을 마시는 자리 자체를 근무의 일환으로 여겨 주기도 한다.

중요한 고객과의 저녁자리라든지,

부서간 화합이 필요할 때라든지,

갈등 직원과의 소통의 자리라든지,

신입직원 환영회라든지 등등은

어느 정도 근무시간 성격을 띄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은근히 참석이 의무가 되고, 술마시는 것도 은근히 압박이 되어 어지간한 술잔은 웬지 비워야 할 것 같은 분위기로 향한다.


술이 과하면 이제 자동으로 언사가 거칠어지고, 2차, 3차로 이어지면서 술이 의지와 몸을 이겨갈 즈음에는 몸싸움, 폭행, 심지어는 성희롱 등의 부작용이 나오기 쉬운 조건이 되어버린다.

이쯤 되면 회사입장에서는 비싼 돈 지불하고 더 안좋은 분위기를 만들 가능성이 반반 정도 된다.


술을 밥만큼 좋아하는 필자는 퇴직 전 임원으로 근무했던 10여년간의 회사에서 부서 회식자리만큼은 거의 술을 권하지 않았다. 그저 본인이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시고 1차로 끝을 내는 것을 관행으로 하였고, 대신 맘이 통하는 (대부분 비슷한 연령대) 분과의 식사자리에서만 터놓고 시원하게 대작하였을 뿐이다.


요즘 세대 직장인들은 개인 취향이겠지만 대부분 지나친 과음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과거처럼 주는 술은 무조건 다 마시고, 이기지 못할 만큼 마시더라도 꿋꿋이 다음날 아침 쓰린 속을 부여잡고 나가던 시대는 바보스러운 옛날 얘기인 것이다.


사실 30여년 직장생활동안 다양한 음주자리를 경험해보니, 어울리는 비슷한 세대가 아니면 진심으로 속 편하게 즐거운 자리가 되지는 않는다.

뭔가 어색한 관계,

상대방이 계산적인지 여부에 대한 모호함,

호칭에서 오는 거리감,

속칭 MBTI의 차이,

공감대가 가는 대화거리의 한계 (자녀, 사회적 이슈, 취미, 음악 트렌드 등등) 등등의 어색한 걸림돌이 있게 마련이다.


오랜 시간동안 여러 형태의 '주사'들을 봐온 나로서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술이 관해서는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이야 좋은 추억거리들로 남아있지만, 여러 형태의 주사들은 직장생활을 위험하게 한다.


인사불성이 되어 귀가후 집 비밀번호를 모르던 직원,

소주를 처음 접하고 겁없이 마시다가 화장실에서 한시간 이상 의식을 잃었던 외국계 지사장,

술만 취하면 이유없이 소줏잔을 천정으로 던지던 분,

옆자리가 누구건 얘기하다말고 갑자기 머리로 받던 분,

추운 겨울에 2층 집을 계단으로 올라가다가 추락하여 지금은 고인이 된 친구,

수습기간에 회사 단합행사후 술자리에서 약간의 주사로 다음날 해고된 직원,

노래방에서 술병 들고 다투다가 동맥을 다쳤던 직원,

술자리에서 부하직원에게 무릎 꿇으라고 강요했던 상사,

어디에서나 있을 한말 또하고 또하는 나이 드신 직원,

평소 조용했는데, 몇잔 들어가니 나가서 쭈그리고 울던 직원,

갑자기 안하던 반말을 던지던 부장,

순둥이 직원인줄 알았는데 취하면 멧돼지처럼 저돌적으로 돌변하던 직원,

접대 자리에서 소주를 말린 명태껍질과 같이 끓여서 권하던 공무원,

몇잔만 돌면 언제 어디로 없어진지도 모르던 직원,,,,


모두 직장생활동안 좋은 동료들이자 친근한 분들이었고, 대부분 좋은 술친구들이었다.

지금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술을 이기지 못하고 적당히들 마시고 있다.


적당히 마시면 명약이지만, 과하면 독약이 될 가능성이 큰게 술이다.


참고로, 미국내 총기사고 사망자가 연간 20만명 정도인데, 술로 인한 사망자가 200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술.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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