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이 좋기만 할까?
정년 연장이 매스컴상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대선후보들도 주요 의제로 종종 거론중이다. 시간문제일 뿐이지, 결국 정년은 연장될 것으로 확실시 된다.
정년 연장의 근거는 이럴 것이다.
1. 개인차가 좀 있겠지만 만 60살 정도면 직접적 육체적 근로가 아닌한 아직 할 만 하다.
2.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60에 퇴직하면 그 이후 30여년을 특별한 일이 없이 지내야 한다.
3. 생계문제가 가장 절실하다. 월급쟁이 30여년 해봤자 서울에서 집한채 장만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자녀가 있으면 빚 없으면 천만다행인 상황이니, 결국 60대 이후의 생계를 위해 정년 연장은 소득연장 문제이다.
정년이 연장되면 근로자들은 좋기만 할까?
58세까지 사무직(10여년 임원 경력 포함)으로 근무후 퇴직했던 나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생각해 볼만한 포인트가 좀 있다.
개인에 따라, 그리고 회사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가 나이 50이 넘어가면서 직장생활 중에 고민되고 어려움이라고 느꼈던 것들은, 지금의 상황 변화는 없이 대책 없는 정년 연장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동시에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즉 경험이 쌓이게 되면 아래와 같은 변화가 온다. (개인적인 경험일수 있다)
좋아하는 분야가 달라진다 : 자기계발서보다는 인생, 가족, 정의, 진리 이런 것들에 더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도전보다는 기존 방식이 더 편하고 익숙하며, 변화가 부담스러워진다.
생각하는 각도가 달라진다 : 그동안의 수많은 실패와 성공경험에서 오는 통찰력이 의사결정에 반영된다.
이러다 보니 생각하고 실행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자연스럽게 고령 회사원은 빠른 변화가 부담스럽거나, 웬지 불편해지고, 어느 한 순간 변화에 쳐지게 되면 그 이후 계속될 변화를 따라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결국 그간 익혀온 기본적인 스킬로 근근히 버텨나가는 건데, 이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답답하게 여겨질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50대 후반 직원들에게는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어야 할텐데 마냥 반가워할수만은 없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시스템을 전산화하여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데, 이 시스템은 변화가 익숙치 않은 직원들은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중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중단됨이 없이 계속될 것이다.
지금의 20~30대 역시 20년 후면 나이가 들게 되고, 변화는 가속되어 새로운 시스템에 밀려 결국 지금의 날고기는 이 세대도 결국 지금의 5060세대와 똑같이 새로운 변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변화를 따라잡지못한 임직원들은 나이어린 경험이 일천한 직원들로부터 '퇴물취급'을 감수해야 할수 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예의가 좀 부족한 직원들의 경우 일부러 공격적으로 무안을 주기도 하고, 따돌림하기도 한다.
지금 논의되는 정년 연장 방안은, 일하는 여건과 문화가 고려안된, 소득 연장 차원의 포인트가 대부분으로 여겨진다.
내가 보기에는 소득 차원보다, 비록 소득이 좀 줄더라도 다경험자들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살릴수 있고, 젊은 직원들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내게 할지 고민하는게 더 우선이라고 본다.
단순한 정년연장은
고령자들에게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미안함과, 변화에 부적응하는 버거움을 줄 것이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꼰대?들을 몇년 더 일방적으로 보좌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좀더 신중하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분야가 정년연장 아젠다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