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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선 Oct 09. 2023

김상욱 교수의『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고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인간 / 9월 16일~10월 9일 

GGRC 북클럽 도서로 선정이 돼 구입만 해두고 읽어보지 못하고. 삼삼독서단 10기 기간(9월 15일~10월 15일)에 맞춰 읽어보기로 했다. 도서관 대출과 책 구입을 위해 제목을 검색했을 때 윤동주의『하늘, 바람, 별과 시』라는 시집이 가장 먼저 검색이 되었다. 윤동주의 시집 제목과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제목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편인 나는 왜 하필 제목을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인간 』이라고 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김상욱교수는 현재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양자물리학을 연구하고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물리학자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이 새로운 시대의 교양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우주가 물리학자의 시선 속에서 얼마나 따뜻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 책을 집필한 것으로 이해했다. 첫장부터 원소기호가 나와 책을 쉽게 읽지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평소 읽기 어려운 책들은 중간에 덮어버리는 경향이었기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읽어보자는 심정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물리학자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서일까? 그의 생각의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책의 내용은 어려웠고, 가독성 또한 떨어졌다. 게다가 책을 읽다보면 무거운 눈꺼풀이 내 눈을 덮기 일쑤였다. 결국, 생각해낸 방법은 독서밴드에 독서일지를 남겨보자는 것이었다. 이 책을 그렇게 읽고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TV속 비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무엇을 발견하고 싶어 그랬던 것일까? 몇가지 궁금증을 해결해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려 한 것일까? 나는 우선 책을 읽지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들을 하나 둘씩 제거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한 방법들은 이 책을 읽는 순간 통했다. 급기야 책의 내용들을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독서일지 


9월 16일 (처음~48쪽)  


1장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만물을 구성하는 원자의 비밀


책 사냥꾼 포지오 브라치올리니는 1417년 남부 독일의 수도원에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필사본을 발견 그 당시 유럽은 르네상스 문예부흥의 시대였다. 사라진 그리스 고전을 발굴하고 보급하는 것이 대유행이었지만, 이는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조르다노 브루노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우주에 대한 내용을 주장하다가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했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상을 정리한 책으로 세상은 원자라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원자라는 아이디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의 발상이었다. 에피쿠로스는 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철학을 세웠다."


9월 25일(51~72쪽)


2장 내 이름은 원자


우리 몸 질량의 99%는 4개의 원자로 이루어져있다. 수소,  탄소, 질소와 산소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모습도 따지고보면 원자의 특성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데...

올 해 1학기 초등 친구들과 <사이언스토리> 교재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우주의 시작, 빅뱅이론, 별의 탄생과 죽음에 대해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혼자서만 재미있어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4학년 친구들은 2학기 수업을 하지않는다. ㅜ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좀 더 쉽게 설명해주지 못해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요약본인 책 내용을 외워서 설명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과학을 따분하게 생각하는 성향의 아이들일 수도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조금 일찍 읽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결국, 책 이라는 건 내 이해의 수준을 넘어 폭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9월 26일(75~109쪽) 


3장 물질을 만드는 세 가지 방법


"세상 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다."

폭탄과 독이 만나 소금이 된다니... 


원자는 어떻게 만물이 되는지 물질을 만드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화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원자들이 결합을 하기 위해서는 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원자 결합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서로 당기는 힘이 작용하는 것이 이온결합이며, 공유결합의 예가 다이아몬드다. 금속결합은 가장 읽기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물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인류의 문명사를 청동기, 철기와 같은 금속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과 역사논술 수업을 하면서 청동제품을 구리와 주석을 섞어 만든 합금이라고만 설명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나와 있어 화학적 상식이 부족한 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물리학자에게 신이란 인간이 함께 살기 위해 만든 최고의 상상력"

9월 27일(115~144쪽)


4장 물리학의 관점으로 본 지구


원자의 시각으로 본 물질의 세상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주는 대게 텅 비어 있다. 존재하는 물질의 대부분은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기체 덩어리다. 태양과 같은 별이나 토성, 목성 같은 거대 행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구 같은 암석 행성은 사실상 없는 거나 다름없다. 생명이 없는 물질인 책상, 스마트폰, 아파트, 자동차, 침대, 유리잔, 커피 등등은 인간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사는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의 표면 일부 지역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물체일 거다.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스럽지 않은 모든 물건과 인간 그 자신을 포함한 생물 전체는 지구를 이루는 원자와 동일한 원자도 되어 있다.  11~12세기 페르시아에 살았던 오마르 하이얌은 이슬람의 수학자이며, 천문학자, 철학자, 시인이었던 천재였다. 수학에서는 삼차 방정식의 해법을 구하고 이항 전재식을 발견했으며, 천문학에서는 코페르니쿠스보다 400년이나 앞서 지동설을 주장했고, 시인으로서는 <루바이야트>라는 유명한 시집을 남겼다. 


나는 진흙을 빚어 도자기를 만들었다.

흙이 말한다. 왜 당신은 나를 건드리는가?

그대와 나는 둘 다 같은데,

비록 일부가 가라앉고 일부는 떠올라도

우리는 모두 단지 흙일 뿐이다. 


우리는 죽으면 흙으로,  즉 지구로 돌아간다.

이것은 시적인 표현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이다.

이렇게 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다.


10월 4일(147~166쪽)


5장 핵과 별 그리고 에너지의 근원


자구상 생명의 에너지원은 별이다. 식물이 썩어 산산이 분해되지 않은 식물의 몸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것이 석탄이다. 석유는 수생 동식물의 몸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 연료도 별에서 온 것이다. 결국 지구상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별이다. 별은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어내는가? 태양이라는 별의 부피는 지구의 120만 배에 달한다. 이렇게 거대한 태양의 에너지원은 원자핵이다. 원자핵은 원자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정말 작은 것이다. 이렇게 극도롤 작은 존재가 태양이 가진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거대한 것일수록 보다 더 작은 것의 지배를 받는다. 


■ 10월 9일 독서일지 및 총평


첫장부터 원소기호가 나와 책을 쉽게 읽지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평소 읽기 어려운 책들은 중간에 덮어버리는 경향이었기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읽어보자는 심정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물리학자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서일까? 그의 생각의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책의 내용은 어려웠고, 가독성 또한 떨어졌다. 게다가 책을 읽다보면 무거운 눈꺼풀이 내 눈을 덮기 일쑤였다. 다른 책들에 비해 진도가 잘 나가기 않아 중간 중간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잠시 숨을 돌려보기도 했다. GGRC 밴드에 독서일지를 쓰지 않았더라면 아마 책을 덮어버렸을 것이다. 

9월 16일 읽기 시작해 10월 9일 마지막 책장을 덮었으니 꽤 긴 시간동안 책을 읽은 셈이다. 중간중간 다른 책을 읽어가며 읽고싶은 책들의 유혹도 물리쳐가며 이 책을 읽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묻고싶다. 그리고 그제서야 김상욱 교수가 이 책 서문에 밝힌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인간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는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물리학자의 눈으로 본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리학자의 주관적인 관점이 이 책속에서 다분히 들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TV애서 보여주는 다정한 물리학자의 한 사람으로 그의 시도는 칭찬해주고 싶다. 각자 다른 분야에 속한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더 살기좋은 세상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쓴 책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계속 함께 읽고, 함께 쓰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원자에서 인간까지의 기나긴 여정이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곧 단잠에 빠져들었다.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는 이런 시간이 내게 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보며 완독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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