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세계 32명의 석학들이 밝히는 자본주의의 비밀

by 임희선

길잃은 자본주의,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part 1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돈은 빚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빚지는 일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배운다. 빚이란 '남의 돈'이기 때문에 빌렸다면 최대한 빨리 갚아야 하고, 빚 없이 스스로 번돈으로 살아가는 생활을 꾸려야 한다고 배운다. 심지어 많은 현대인들은 이 빚이라는 것을 '악(惡)과 동의어로 보기도 했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미국 최초의 위대한 작가'라고 불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근면은 빚을 갚고 자포자기는 빚을 늘린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포자기한 인간들이나 빚을 진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혀 다르다. 빚은 '선(善)'이다. 빚이 없으면 자본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자본주의의 입장에서 '빚이 없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도움이 되지않는 사람이다. 빚이 있는 사람은 착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는 '빚 권하는 사회'이다. 빚이없으면 새로운 돈이더이상 창조되지않고, 돈이 창조되지 않으면 자본주의도 망가지지 때문이다.



01 물가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왜 물가는 오르기만 할까

자본주의사회에서 우리들은 끊임없이 소비활동을 한다. 자급자족도 아니고 물물교환도 아닌 이상 우리는 필요한 물건을 돈을주고 산다. 소비를 하지않으면 우리의 삶 자체가 영위될 수 없다. 그런데 이 소비활동이 타격을 입을 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물가가 상승할 때이다. 들어오는수입은 일정한데 그에 반해 물가가 오르면그만큼 일상에서의 괴로움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푸념처럼 '도대체 물가는 왜 오르기만하고 내려가지 않는거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반대로 '물가가 내려가면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텐데'라는 기대를 품기도한다.

이런 생각의 배경에는 '물가는 유동적이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물가는 오를 수도 있지만 내릴 수도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가 자본주에 대해 크게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자본주의 세상의 현실에서는 절대로 물가가 내려갈 수 없다. 자장면의 예를 들어보자.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15원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보통 4천~5천원은 내야 한그릇을 먹을 수 있다. 50년동안 무려 300배 이상 올랐다는 이야기다. 그러는 동안 자장면의 가격은 단 한 번도 내려간 적이 없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있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

왜 자본주의에서는 물가가 끊임없이 상승하는 것일까?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은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있는 사실이다.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비싸지고, 수요가 적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싸진다. 그런데 이상한 건 짜장면 값이 계속해서 오르기만 한다는 것은 결국 50년 전부터 공급이 지속적으로 부족해왔다든가, 아니면 반대로 수요(소비)가 계속해서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사회의 공급이 정말 부족할까 팔리지도 않는 물건들이 창고에 쌓여있는 경우도 수없이 많지 않은가, 쉽게 이해가 되지않는다. 그렇다면 반대로 공급에 비해서 수요가 계속해서 뭔가를 사들인다는 말인데, 우리의 경제생활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의미일까, 월급이 다소 오른다고해도 물가 또한 오르기 때문에 크게 생활이 나아지거나 많은 소비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결국, 우리는 물가가 오르는 이러한 현상을 결코 '수요와 공급의 법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다면 또 다른 법칙이 있다는 말일까?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비밀은 바로 '돈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돈의 양이 많아지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물가가 오르게 된다.


돈의 양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른다

자본주의는 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는 돈의 양이 많아져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이다. 돈의 양이 많아지지 않으면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직장인이 월급을 받지 않으면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와 같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따라서 '물가를 조절하기 위해서 돈의 양을 줄이라'는 말은 곧 '직장인에게 월급을 주지않을 테니 우리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말과 비슷하다. 안타깝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에 불과한 것이다.



02 은행은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낸다


돈은 신용이다.

"돈을 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5달러 지폐와 같은돈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지폐 또는 동전 같은 것만 상상하는 것이죠. 물론 그것도 돈의 일부입니만, 대부분의 돈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돈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도대체 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 비밀은 은행이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 있다.

우리가 은행에 예금한 돈은 결코 은행이 보관하고 있지 않다. 다만 나의 통장에 그 금액만큼 숫자가 찍혀있을뿐이며, 나머지 90%의 돈은 다른 사람에게 대출이 되는 것이다.

은행이 하는 일의 본질은 없던 돈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급준비율에 따라 돈이 늘어난다.

돈은 어느 정도까지 불어날 수 있을까. 예를들어 100억을 예금했다고 가정해보자.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10%라고 정해줬다면, 은행은 그중 100억의 10%인 10억을 놔두고 나머지 90억을 또다른 B은행에 대출해 준다. B은행은 다시 10%인 9억을 놔두고 81억을 C은행에 대출할 수 있다. C은행은 다시 여기서 10%를 놔두고 D은행에게, D은행은 다시 E은행에게, E은행은 다시 F은행에게 계속해서 대출할 수 있게 된다. 그결과 애초에 있던 100억부터 합하면 100억+90억+81억+72억+65억+59억+........이렇게 총 1천억이라는 엄청난 돈이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다. 돈이란 우리가 서로 주고받는 그무언가가 아닌, 은행이 창조해 낸 결과물이다. 이렇게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내고 의도적으로 늘리는 이런 과정을 우리 '신용창조' '신용팽창'등의 용어로 부른다.

은행은 들어온 돈의 지급 준비율만큼의 금액만 남겨두고 그저 대출자의 예금담보 계좌에 손으로 숫자를'타이핑'만 하면 된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돈으로 굴러가는 사회' 가 아니라 '돈을 창조하는 사회'라고 해야 보다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가장 핵심에 바로 은행이라는 존재가 있다. 은행이 있기 때문에 '돈의 양'이 늘어나고, 따라서 물가가 오른다. 우리는 흔히 물가가 오르는 것이 경제 활동이 어려워 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실제 많은 기업들이 물가를 올리면서 원자재 가각이 올라서 어쩔 수 없이 물가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표면적인 설명일 뿐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 역시 '돈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는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도 아니고 기업들이 더 많은 이익을 취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은행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이다.



03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지는 않는다


-대출한 돈은 은행에 없다


-은행가가 된 금세공업자 이야기


-남의 돈으로 돈을 버는 은행


04 중앙은행은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의 역할

중앙 은행의 역할은 한마디로 시중의 통화량, 즉 돈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돈이 지나치게 부족해지거나 너무 많아지면 본격적으로 개입해 이상태를 바로잡는것이다. 이과정에서 중앙은행은 두 가지의 중요한 수단을 활용할 수있다. 첫째는 이자율(기준금리)을 통제하는 것이다.


-통화량을 늘려야 하는 이유

중앙은행이 이렇게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돈을찍어낸다고 말했지만, 사실 중앙은행이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이자'때문이다.


-은행 시스템에는 이자가 없다

"이자와 과거의 대출을 갚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대출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통화량을 팽창시키고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중앙은행은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한다는 임무를 가지고 있지만,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몰라도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에 스스로도 화폐를 계속 찍어내면서 통화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렇듯 은행도 중앙은행도 자본주의 시스템안에서 지속적으로 돈의 양을 늘리면서 인플레이션에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05 인플레이션의 거품이 꺼지면 금융위기가 온다

-무한정 돈을 찍어낼 수는 없다

돈의 양이 늘어나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인플레이션이 따라 온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은행이 있고 중앙은행이 있는 한 인플레이션이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치명적인 현상인 셈이다.


-호황의 끝에는 불황이 있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반복된다. 자본주의 경제는 물결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이 반복되는 이유는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후에 오는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왜냐하면 이제껏 누렸던 호황이라는 것이 진정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돈이 계속해서 늘어나기는하지만, 그것은 일해서 만들어낸 돈이 아니다. 돈이 돈을 낳고, 그 돈이 또다시 돈을 낳으면서 자본주의 경제는 인플레이션으로의 정해진길을 걷고, 그것이 최고점에 이르렀을때 다시 디플레이션이라는 절망을 만나게 된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부인할 수 없는 '숙명'이다.


06 내가 대출이자를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한다


-이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논문에서 나오는 사례를 통해 왜 중앙은행이 돈을 계속 찍어낼 수밖에 없는지 살펴봤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 '이자'라는 것이 계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내는데, 실제 현실의 시스템에는 그러한 부분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니 어떻게 보면 참으로 이상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은행은 대출을 통해 돈을 만듭니다. 이자를 위해 돈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이자를 내야 합니다. 은행은 대출해 준 금액보다 항상 더 많이 돌려받죠. 우리는 스스로의 신용에 이자를 내고 있습니다. 그 어느 것도 근거하고 있지 않습니다."

-엘렌 브라운:미국 공공은행연구소 대표, 변호사-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은 도대체 무엇을 의마하는 것일까.

이는 곧 '내가 이자를 갚으면 누군가의 대출금을 가져와야 한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현대의 금융 시스템에서빚을 갚는 것은 개인에게는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돈이 적게 돌기 시작하면 누군가는 결국 이자를 갚을 수 없는상황이 다가오는 것이다. 돈이 부족해지는 디플레이션이언젠가는 오게 되어있기 때문에, 결국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자가 없다'는 말은 '누군가는 파산한다.'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돈이 빚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파산하게 될까. 당연히 수입이 적고 빚이 많은 사람들, 경제 사정에 어두운 사람들, 사회의 가장 약자들이 파산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매일 '돈, 돈, 돈'하며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전부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화폐경제 역사연구가앤드류 가우스는 이것을 '의자 앉기 놀이'에 비유한다. "현 은행시스템은 아이들의 의자 앉기놀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는동안은 낙오자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음악이 멈추면 언제나 탈락자가생깁니다. 의자는 언제나 사람보다 모라자기 때문이죠." 은행 시스템의 이자와 의자 앉기 놀이는 아주 절묘하게도 일치한다.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대출이자를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한다는 말은, 곧 누군가 대출이자를 갚으면 내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늘 우리는 의자 앉기 놀이의 승리자가 되길 꿈꾸지만 그것은 그저 바람일 뿐 내가 탈락자가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람이 한 사람에서 끝나지 않고 점점 늘어나면 문제는더욱 심각해진다. 이런일이 연속으로 벌어지면 시중에 돈의양이 줄어든다. 돈이 부족하니 돈을 못 갚는 사람들은 더 급격하게 늘어난다. 부도 사태가 속출하고 파산이 늘어난다. 동시에 통화량도 계속해서 줄어든다. 통화팽창이 멈추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추락할 수밖에 없다. 디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경기침체로 돈이 돌지않아 여기저기서 거품이 터지기 시작한다. 일단돈이없으니 기업활동이위축된다. 생산과 투자를 줄이고 직원을 새로 뽑기는커녕 일하던 사람들도 내보낸다.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돈을 벌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앨렌 브라운 미국 공공은행연구소 대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을겪고 있습니다.일본과 마찬가기입니다. 많은 양적완화를 시도했음에도 통화량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입니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무슨 일이든 하는 게 일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걸 깨닫기 바랍니다. 경험, 제시간에 나가는 것, 낮은자리에서 시작해서 승진하는 능력, 이런 것들이 노동을 안하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제프리 마이론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우리는 생존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작을 것이라도, 낮은 위치에서라도 미래를 위해끊임없이 뭔가를 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 비록 지금은 그것이 마음에 차지않더라도 계속해서 도전하며 생존을 꿈꾸어야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추운 겨울을 지내고 나면 따뜻한 봄이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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