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오늘도 살아남다 No.03
파주에,
내 이름 새겨진 묘비가 있다.
살아 있는데,
사망신고 완료된 묘한 기분.
시부모님께서
가족묘를 미리 준비하셨다.
효율성 갑.
묘비에 이름도 몽땅 새겼다.
한꺼번에 처리해야 추가 비용 안 든다고.
그래서 내 이름도 있다.
남편도 있다.
형님도 있다.
심지어 조카들 이름도 있다.
(그때 조카들, 고딩이었다... )
"이혼도 못하겠다" 했더니,
남편이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자리 많아.
당신이 원하면 들어오든가."
지난 주말, 근처로 나들이 갔다가
자기 이름이 박힌 묘 앞에서
넷이서 셀카를 찍었다.
어쩌면 이렇게 즐거울수가.
하긴.
가는 데는 순서가 없더라.
‘결혼, 오늘도 살아남다’ - 매주 수요일,
부부 사이에 툭 건드려지는 감정의 순간들을 꺼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