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뚜흐(Tours) 데이트

by 마담엘리

#250419

프랑스에 도착해서 윌리엄과 단둘이 하는 데이트.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4월, 블로아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투흐(Tours)에 가기로 했다.

블로아보다 규모가 큰 Tours. Tours에 도착하니 트램도 보인다. 도시 규모가 크다 보니 분위기가 훨씬 활기차다. 주말이면 블로아는 낮에도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여기는 좀비가 나타났냐고 윌리엄한테 장난스럽게 묻기도 했다.

오후 1시가 넘어 Tours에 도착했는데, 아직 점심 식사 전이여서 식당으로 갔다. 올해 갤럭시 S25로 바꾼 윌리엄은 핸드폰에 탑재된 제미나이에 푹 빠져서 오만가지를 다 묻는다. 이 식당도 제미나이 추천으로 찾아온 집. 프랑스에서는 구글맵에서 식당을 찾거나, 보통 돌아다니다 보면 메뉴판이 식당 앞에 나와있는데, 그 메뉴를 확인하고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도 구글맵 별점은 꼭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4.0 이상의 식당을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차를 마치고, 2시쯤 식당에 들어가니 두 테이블 빼고 다 차있다. (제미나이 픽 나쁘지 않은데..?)

식당에 들어가면, 빈자리에 바로 앉지 않고 서버와 인사한 후, 몇 명인지 말한다. 서버가 자리를 안내해 주면,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나면, 마실 것을 주문할 건지 묻는다. 보통 아페로를 마시면서, 식사를 기다리는 게 일반적인 거 같다. (그냥 테이블에 놓여 있는 물을 마실 거면 마실 것은 괜찮다고 패스하면 된다.)

음료주문을 마치고 나면 메뉴를 고르는데 보통 메뉴판이 테이블마다 있거나, 아니면 보드에 읽기 어려운 필기체로 메뉴가 적혀 있다. 프랑스에서는 보통 한 식당에 들어가 1-2시간 정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 때문에, 엉트헤(Entrée)+식사메뉴(Plat), 식사메뉴(Plat)+디저트(Dessert), 엉트헤+식사메뉴+디저트까지 이렇게 묶어서 판매를 한다. 단품으로만 주문해도 되고, 이렇게 묶어놓은 조합으로 주문을 하면 조금 더 저렴하다.

윌리엄의 도움으로 Mignon de cochon (미뇽드 코숑, 돼지고기 안심)을 주문했고, 생선을 좋아하는 윌리엄은 Filet de bar(필레 드 바, 농어 필레)를 주문했다.

Restaurant les canailles (123 rue colbert, 37000 Tours)

빈티지 감성이 낭낭한 레스토랑. 나보다 7살 많은 윌리엄은 그래도 눈에 익은 가수나 영화들이 있는지 반가운 눈치다. 흠 나도 몇십 년 뒤에 오면 낯익은 포스터들이 있으려나. 윌리엄이랑 나이차이가 꽤 나는데도 세대차이를 많이 못 느꼈는데, 크고자란 문화가 아예 달라서 그런 거 같다.

아페호로 나온 Vin blanc(방 블랑, 화이트 와인)과 올리브. 뇸뇸 먹다 보면 식사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 않다.

와인을 한잔 비울 때쯤, 식사가 나온다. 프랑스 식당 어딜 가든지 웬만하면 플레이팅 진짜 예쁘다. 가니쉬로 나온 갖가지 채소랑 돼지고기 위에 올라간 양파절임이 엄청 맛있었다. 고기도 부드럽고 맛있었는데, 따듯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식사 메뉴를 다 비우고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으면, 서버가 다가와서 디저트는 뭘로 할 건지 물어본다. 그러면 식사메뉴를 먹으면서 고민하던 디저트를 말하면 된다. 어느 식당을 가던 디저트가 항상 맛있어서, 고민이 된다. 나는 Mi-cuit chocolat(미큐이 쇼콜라, 초콜릿 케이크), 윌리엄은 Crumble cacao(크험블 카카오)를 주문했다.

초콜릿도 맛있었지만, 그 옆에 설탕 비스킷이 너무 맛있었다.

달달구리로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우리나라는 식사 후 카페를 방문해서 디저트를 먹는데, 프랑스에서는 디저트까지 한 식당에서 마무리하고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디저트가 맛있었으면, 식사 메뉴는 별로였더라도 행복한 기억을 갖고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윌리엄이 Tours에서 자주 방문하는 영국 캔디샵으로 갔다. 가게에 일하시는 분들도 펑키한 느낌의 영국 분위기가 가득이다. 윌리엄 어머니 일리안이 초콜릿을 못 드시는데, 그 대신에 이런 봉봉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 방문할 예정이라 캔디도 한아름 사가기로 했다. 캔디샵에 들어가니깐, 한국에서 한창 유행했던 스웨디시 젤리도 팔고 있어서 한 움큼 사 왔다.


QK Confiserie Tours (2 Rue du Commerce, 37000 Tours)


마지막으로, 윌리엄 단골 쿠키가게 가는 길. 건물들이 못해도 지어진 지 50년은 되어 보인다.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쿠키가게. 이 쿠키가게는 포르투갈에서 오신 분이 운영하고 있어서, 에그타르트도 팔고 수제 쿠키 집이라 쿠키가 울퉁불퉁 통통하다. 도착했는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앞에서 다 팔리는 줄 알고 종종거리다가 4개 겟해왔다.

Chez Raq&Jo (16 rue de la grosse tour, 37000 Tours)

쿠키 쇼핑 마치고, Galeries Lafayette(갈라예트 라파예트, 프랑스 백화점)에 들려서 구경도 하다가 조그마한 한국 편의점이 있어서 블로아에서는 구하기 힘든 오뚜기 카레도 샀다. Tours 데이트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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