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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Jan 24. 2018

내일, 뭐 입고 출근하지?

복직을 앞두고 (옷 때문에) 고민인 워킹맘에게

다음 주가 복직이다. 뭐 입고 나가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오랜만에 복직하는 워킹맘들의 고민은?

물론 직장은 일을 잘하면 되니까(과연 그럴까... 그 문제는 일단 덮어두자) 업무 성과를 내는 것이 고민이겠으나...
일단 계절만 바뀌어도 '입을 옷이 없다'라는 생각을 하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복직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옷이 고민인 건 당연했다.

집에서 아이들을 챙길 때도 물론 분주했지만 회사에 다시 돌아가는 입장에서는 역시 티 안 내고 무사히 복귀하는 게 최대 과제였다.

자리를 비운 동안 회사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동료들을 통해 대강 들었다. 하지만 조직에 계속 몸담고 있던 사람은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한다. 물어봐도 "어..? 변한 거? 똑같아~"라는 대답 후에 한참 다른 얘기를 하다 보면 조금씩 달라진 상황이 나오긴 하는데.. 장기간 떠나 있던 사람 입장에서는 큰 변화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거기다 복장까지 뭔가 어색하다면, 떠나 있던 티가 더 많이 날 것 같았다.

자, 일단 첫날 무엇을 입고 나가는가가 최대 고민이다.
계절이 변했고, 해가 변했고, 결정적으로 내가 변했다. 집에 있으면서 아이들 픽업에 최적인 옷만 입었으니까.. 신발도 그렇고.
직장에 최신 FW 트렌드를 반영한 옷을 입고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제까지 출근했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데 있어 첫 번째 조건은 적절한 옷차림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복귀하고 바로는 큰 일을 안 시킬 테니까.ㅋㅋ)

서두가 길긴 했는데 여하튼 옷장을 열어봅시다.



내 옷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첫째다

여행을 간다거나, 행사를 한다고 일단 옷을 구입하러 가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하다. 처음 도전하는 일에 맞는 복장과 도구가 중요하다.
하지만 먼저 내가 가진 것들을 파악하지 않으면 이미 가지고 있는 품목을 중복 구입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사들일 수 있다.

내 경우엔 오랜만에 오피스 룩으로 상하의를 챙기려니 도저히 무엇을 입고 갈지 매칭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휙 걸치고 나가기 위해 드레스(원피스)류로만 골라봤다.
역시나, 아직 입을만한 옷들이 있다. 다행이다. 5일 출근이니까, 드레스 3벌을 돌려 입기로 결정했다. 상하의를 따로 입는 것보다 한벌로 입으면 매치할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편하다. 또한 남들은 차려입고(!) 온 줄 아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 가지 더,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입고 나가는 본인은 알기 때문에 스카프와 카디건 등으로 다른 옷을 준비해놨다.


그럼, 지금 남들은 뭐 입고 다니지?

이것도 꽤 중요하다. 물론 완전 자유 복장이 허용되거나, 은행처럼 근무복이 따로 있는 직장이라면 상관없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는 복장에 있어서 제법 보수적인 곳이다. 이 역시 부서마다 다르지만 나는 보수적이고 말 많은 상사들이 있는 부서라 일단 옷으로 말이 나오는 걸 많이 봐왔다.

시간이 있다면 백화점이나 SPA 브랜드(자라, H&M, 망고 등)를 둘러보며 유행 아이템을 파악하는 것도 정말 좋다. 여러 가지를 입어보고 어울리는지도 파악하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학부모이기 때문에(모든 것을 아이들이 학교 간 사이에 해치워야 함) 시간을 줄여보자.

일단 잡지부터 구해서 보자. '노블레스'나 '럭셔리'같은 해외 명품 광고가 도배돼 있는 잡지를 보면 최근 유행을 조금 알 수 있다. 적어도 대체 왜 쇼핑몰마다 저런 스타일의 옷이 나와있는지 납득은 할 수 있다. 내가 소비할 가격의 물건이 아니라도 구경은 돈이 들지 않으므로..

평소 자주 이용하던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스타일이 어떤지, 작년과 비교해 상의 길이가 더 길어졌는지, 재킷이나 카디건은 오버핏을 많이 판매하는지 등을 잘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옷에서 어떤 것을 더 추가하면 될지 참고할 수 있다.

신발이 불편하면 옷이 편해도 실패한다

그래서 첫날은 잘 입고 갔다.
"지난 주에도 출근했던 사람 같아."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으니 외관상으로는 무사히 안착한 게 분명한데..
그날의 문제는 옷이 아니라 신발이었다.
신발은 그냥 컬러를 맞추긴 했는데 오랜만에 오픈토 힐을 신은 게 문제였다. 여러 군데 다닐 일이 많았는데 신지 않던 신발을 신어서 정말 발이 불편했다. 조금 스타일이 안 살더라도 낮고 편한 신발을 골랐어야 했다.  

결국 신발은 1주일 정도 지나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휴직 기간 동안 운동화와 슬립온만 신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발도 신는 신발에 맞춰지니까.. 복직 첫 주는 무조건 편한 신발로!

그래도 쇼핑은 천천히

복직하고 1~2달쯤 지나면 업무도 다시 익숙해지고 마음의 안정도 어느 정도 찾아온다. 또 계절이 바뀔 때가 되니 새로 쇼핑도 하고 싶어 진다. 이제 사람들이 뭘 입는지도 눈에 들어오니 실패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맞다.. 조금쯤 쇼핑을 해도 될 시기다.
주의할 점은 이것저것 찾아보다 신나서 여러 개 구매할 수도 있으니.. 여러 번 생각하고, 반품이 가능한 곳에서 구입하자. 그리고 두 벌을 사면 한 벌 정도는 버리는 걸로.

여기까지 읽으면 '아니 회사생활에 옷이 뭐 그렇게 중요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회사에서는 신경 쓰이지 않는 복장이 중요하다.
신경 쓰이지 않는 옷차림을 위해 정말 여러 가지를 고민해서 입는 거다.

새로 산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회의에서 깨지면... 내가 이러려고 예쁜 옷을 입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대충 입고 출근했는데 급 방문한 손님을 만나게 되면.. 하필 오늘같이 입은 날 미팅이 잡히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옷은 신경 쓰는 게 마음 편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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