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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Aug 19. 2018

직장인에게는 얼마만큼의 옷이 필요한가

FW 시즌, 새 옷을 사기 전에 확인하세요

내 옷장에 입을 옷이 왜 이리 없나요
      - 김연우 2집, <연인> 中, 유희열 작사


이 말은 비단 연애를 시작한 이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생각을 하지 않는 여자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옷을 새로 구입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있을 뿐이다.


대체 작년에는 뭘 입고 다녔지?

원래 내가 가을(봄, 여름, 겨울로 치환해도 된다) 옷이 이렇게 없었나?


아닙니다. 그 옷은 기억에서 사라졌을 뿐, 옷장 어딘가에 잘 숨어 있답니다.


사람은 정말 신기하게도 항상 입는 옷만 입고, 당장 필요한 옷이 아니면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옷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를 망각한 옷 주인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지금은 8월 말,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가 FW(Fall Winter)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도 여름휴가(보통 옷 공장과 같이 쉬는)를 마치고 하나씩 새로운 상품을 올리는 시기다.


샤넬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FW 상품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9ujHJJWb5w


이번 가을에도 일단 입을 옷이 안 보이니
몇 벌 새로 구입해서 입어볼까?


그러다 보면 새로 산 옷만 입다가 계절이 바뀔 때쯤 옷장에서 입을만한 옷이 눈에 띈다. 아쉽게도 그 옷을 미리 알았더라면 저 옷을 사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옷장에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든, 연예인 드레스룸 수준으로 옷을 채우든 본인의 취향이다. 하지만 일단 갖고 있는 옷을 확인하면 불필요한 소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옷장을 열어 여름옷이 아닌 옷을 다 꺼내보자


'여름옷이 아닌'에 방점을 찍고 옷을 꺼내보면, 여름옷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한 번도 입은 적 없는 옷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옷장 상황을 다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여름은 이미 지나갔으니 아쉬운 옷들을 몇 벌 골라 입기로 하고 다음 계절을 준비해야 한다.


가을, 겨울 옷을 조사하지 않으면 내년 여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사고 싶어서 새 옷을 사는 것은 좋지만, 있는 옷을 발견하지 못해서, 혹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새로 사는 경우는 다시 만들지 말자.



둘째, 작년 사진을 찾아보자


분명히 작년 가을에도 이 옷장에 있는 옷들로 몇 달을 보냈다. 그런데도 뭘 입을지 모르겠다면 옷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기억이 안 나는 것이다.(임신, 출산이나 드라마틱한 다이어트 등의 특이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찍힌 사진이 잘 없다면, 주변 사람들의 SNS를 뒤져본다. 내 모습이 나오지 않더라도 친구들의 옷을 보면 내가 무엇을 입었는지도 기억이 난다.


작년에도 기억이 나지 않아 한정된 옷으로 한 계절을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입을 옷이 없다고 생각해서 새 옷을 구입했을 것이고... 작년 코디에 올해 옷장에서 찾은 옷들을 매칭 시켜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셋째, 신발과 액세서리도 확인하자


신발은 당연하지만, 액세서리도 계절에 어울리는 것이 있다.


새 옷을 사지 말고 스카프 등의 액세서리를 새로 구입해보자는 생각도 하는데... 이 역시 현재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확인하지 않으면 비슷한 것들을 다시 구입하게 된다.

 


유행은 바뀌어도 사람의 취향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제품을 다시 구입하게 된다.

이전 남자 친구와 엄청나게 싸우고 헤어져도, 또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가지고 있는 스카프를 정리해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고, 계절을 타는 가방도 정리한다. 귀걸이나 반지도 여러 가지로 매칭 해본 다음 새로 살 품목을 정하는 게 좋다.



자, 이렇게 하면 이번 가을에는 옷을 사지 않게 될까?


그럴 리가.


아무리 유행이 돌고 돌아 그 옷이 그 옷 같아 보여도 새로 나온 옷은 또 눈에 들어온다.


다만 '내가 가진 아이템과 어울릴 수 있는' 옷인지,

지금 '내가 갖고 있지 않아서 아쉬운' 옷인지 확인하고 사면 좀 더 만족스러운 코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확인하고 백화점과 스파 브랜드를 한 번 돌아보자.

그러고 나서 온라인 쇼핑몰도 찾아보면, 일단 주문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은 훨씬 줄어들 거라 믿는다.


어쨌든 우리는
내일도 옷을 차려입고 출근해야 할 직장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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