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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Mar 11. 2018

읽지만 말고, 남들처럼 써 보는 건 어때?

16주간의 성장판 글쓰기가 내게 준 변화

요즘 화두는 단연 '글쓰기'다. 글쓰기 관련 도서가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한국 나이로 76세인 나의 시아버지도 요즘 글을 쓰신다고 한다. 어릴 때의 일이나, 귀농해서 겪는 소소한 일을 적는다고 한다.


언제나 글을 쓰는 건 재밌는 일이었다.

다만 일기는 일기장에 쓸 것인지,

남들도 볼 수 있는 글을 쓸 것인지를 정하지 못한 채로 몇 년이 흘렀다.


그러다 작년 말 우연한 기회에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 2기'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끔이를 비롯해 회사에서 알게 된 훌륭한 분들이 있길래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입금을 하고 참여했다.


몇 년간 업무를 하면서, 다른 이들의 글을 편집해왔다. 주제넘게 글을 고쳐준 적도 있었고, 어느 부분이 부족하다며 추가 요청을 한 적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직접 글을 쓴다면 내가 지적했던 부분은 문제없이 해내겠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써본 글은 달랐다. 첫 문장부터, 머릿속 생각을 눈에 보이는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https://blog.naver.com/jsatoy/221132677145

부끄러운 첫 글을 발행하며 다음 주에는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하나 고민하던 초보 블로거가 변했다.

 

단 16주 만에.


1.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업무상 알고 있는 파워블로거들이 브런치 작가를 하는 것을 보면서, '브런치는 내공이 깊은 분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전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글을 열심히 써서 지원해야지 하는 정도로..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성장판 글쓰기 3기의 첫 활동, '성장판 글쓰기 특강'에 참여하고 나서 바로 말이다.

대단한 주제가 없어도, 내가 쓰고자 하는 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더니 며칠 만에 연락이 왔다. 이를 비롯한 그날 강사 4분의 강의가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brunch.co.kr/@growthplate/7

브런치는 나처럼 사진보다는 글이 더 편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채널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카카오 채널에 글이 소개되어 3만 명 이상이 내 글을 읽는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되었다. 성장판 글쓰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용기 내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2. 하루 종일 글감을 찾는다.


"글감을 어떻게 찾나요?" 라는 질문에 훌륭히 답해주신 신정철 작가님. 그분의 조언대로 요즘엔 관심사를 좁히고 기회 있을 때마다 글감을 생각한다. 떠오르는 글감은 메모장/ 카톡 나에게 보내기/ 브런치 서랍에 마구마구 저장한다. 그러다 몇 가지 글감이 하나로 합쳐질 때도 있고, 버려질 때도 있다.


https://steemit.com/kr/@nuhorizon/3-5


요즘은 일하다가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글감을 적는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적어서 눈에 보이게 만든 글감은, 버려지더라도 다른 소재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3. 다른 이의 글을 공부한다.


이전에는 재밌다거나 감명 깊다 였다면 이제는 '이런 식으로도 생각하는구나... 나라면 이렇게 써볼 수 있겠다.'는 적극적인 조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성장판 동기들의 글을 읽고 조언하면서 나의 글쓰기도 조금씩 발전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쓰지 않은 글이지만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시간을 내어 동기들의 글에 댓글을 남기고 교류하는 것이 직접 글을 작성하는 것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함께 쓰는 이들이 있었기에, 그리고 글을 통해 교류했기에 16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6주를 돌아보며, 이 말이 생각났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 아프리카 속담

 

이번 글쓰기는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 정말로.


4. 콘텐츠 소비자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변하다.


원래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이라, 재미있는 콘텐츠를 항상 찾아다녔다. 아직도 재미있는 글이 많다.

하지만, 이제 읽지만 말고 써 보는 건 어떤가?

내가 써낸 글을 보고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한 사람의 어엿한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글을 읽으면 그다음이 궁금해 남을 재촉하게 되지만, 내가 재미있는 글을 쓰면 스스로를 재촉하게 된다. 내가 독자이자 작가인 셈이다.


지난 기수에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 독자를 낚는 글을 써봤더니 내가 더 즐거웠다. 앞으로도 또 써볼 생각이다.

https://blog.naver.com/jsatoy/221164790860



16주간, 읽기만 하던 사람에서 쓰기도 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혹시,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고 있나요?


부끄러워도 남에게 보여주면서 점점 나아진다. 혼자서 쓰고, 혼자서 읽는 글은 발전이 더디다. 나의 시각에 갇히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꾸준히 쓰면서 더 나아질 내 글을 기대한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나의 미래 독자들에게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고 싶다.


일단 쓰면,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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