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조각

거리의 기능

by 환히

우리나라에 가장 높은 건물 롯데타워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은 때가 있었다. 환영하는 이야기 속 잡음도 가득했다 화음과 잡음 사이 어느새 완공을 하였고 , 석촌호수에 벚꽃이 필 무렵 그곳에서 하늘 높이 찔러놓은 건물을 올려다보곤 했다.

조금은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이 호수와 공원이 있는 이곳에 어울리게 맞는지 고개가 기울어지곤 했다.

익숙함은 그 고민을 무디게 만들었었다.

그렇게 잠실이라는 공간에 예전부터 늘 있던 존재처럼 존재감이 익숙해질쯔음


“저기 스카이라운지에 가서 야경 볼래?”


라는 제안을 받게 됐다. 왠지 서울에서 건물 위에 올라가 야경을 보는 건 방학숙제를 제출해야 할 것 같은 왠지 모를 아날로그 감성의 불편함이 존재했다.

다행히도 한 번도 안 가본 곳에 대한 호기심은 남아있어 제안에 수락을 했다.


“그래”


1분 만에 120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왠지 모르게 엑스포에 갔던 어린 시절의 냄새를 풍겼다.


낯섦 속에서 도착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은 더 낯설었다. 시야의 각도만 바뀌어도 익숙함에서 낯섦을 느낄 수 있었다.


“석촌호수를 위에서 바라보면 이런 모양이구나 롯데월드는 레고 같다. 와 저기 봐 바 올림픽공원 진짜 넓은데 엄청 작아 보여”


점점 하늘은 어두워지고 땅에선 날카로운 눈들이 하나하나 뜨기 시작했다. 꼭 어두운 밤 숲 속에 야생동물의 눈동자 같아 보였다.


건물들은 무대에서 내려오고 이젠 거리의 빛이 주인공이 된 듯했다.


꼭 혈관 같아 보였다. 이 혈관들은 어디로 모이게 되는 걸까? 심장은 어디일까?


그렇게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이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얼마 지나 책에서 이러한 구절을 보게 되었다


“거리의 뼈대에 신경이 흐르고 피가 통하며 근육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쿄 r부동산-


아무도 찾지 않는 거리를 발굴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곳을 유형의 것을 다루며 거리의 기능을 만드는 창조하는 일을 했다.


그 순간 사진첩에 저장해놓은 저 사진이 생각이 났다. “아! 거리는 숨을 쉬고 있는 것이 맞았구나.”


거리에도 생명이 있었다. 소위 핫플레이스라는

공간도 어느 순간 생명이 잃어버리는 때가 있다. 반대로 갑작스럽게 핫플레이스가 되는 거리도 있다.


누구의 손길에 따라 거리의 기능이 창조되기도 하는구나. 참 신기한 관점이었다. 내가 사는 이곳도 누군가는 기능을 가치를 부여하고 누군가는 가치를 찾아내지 못해 그저 공존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오랫동안 살아온 이 거리를 어떤 가치와 기능을 찾아내며 활용할 수 있을까?


익숙함속에서 몰랐던 일들을 찾아낸 희열과 이 답에 대한 물음에 한주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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