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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랑한 마들렌 Jun 26. 2023

'천처~언히'라고요?!

의성어와 의태어, 낭독에서 세련되게 표현해 봐요

낭독.

배운 적도 없고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지만

한 번쯤 해보고 싶으시죠?


단박에 촌스러움을 벗어버릴 수 있는 꿀팁 하나 알려드립니다.





낭독을 하다 보면 의성어, 의태어 등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의성어는 소리, 의태어는 모양이나 동작을 나타내는 낱말이지요. 반짝반짝, 대롱대롱, 소곤소곤 등이 그 예입니다. 이 글의 제목처럼 천천히, 멀리, 부드럽게 등의 낱말들도 낭독에서 만나면 조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낱말들에 자칫 불필요한 감정을 넣어 강조하게 되면 그 낱말들이 청자의 귀에 걸리게 되어 낭독이 부드럽게 진행되지 못합니다.


예문을 만들어보죠.



이대표가 회의실에 들어오자
시끌시끌 부산 떨던 그들이
천천히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이 문장은 어떻게 낭독하면 좋을까요?


보통은 이렇게들 하시죠.


이대표가 회의실에 들어오자
시끌~시끌 부산 떨던 그들이
천천~히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시끌시끌'을 굳이 '시끌~시끌'이라고, '천천히'를 '천천~히'라고 음절을 늘려서 발음하곤 하는 겁니다. 딴에는 그 낱말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죠. 평소 말할 때에도 의성어, 의태어는 우리가 곧잘 이렇게 강조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소리와 모양, 동작, 상태 등을 나타내는 낱말들은 낱말 자체에 그 의미가 충분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천천히'는 그냥 말해도 천천히 같아요. '천처~언히'라고 소리를 늘이지 않아도 말이죠. '멀리' 역시 그냥 말해도 멀리 같습니다. 굳이 '머~얼리'라고 강조하지 마세요.

부드럽~게, 살~짝, 소곤~소곤, 납!작하게... 모두 사양합니다.



그런 식의 불필요한 강조가 들어가면 낭독에서 그 문장이 주는 의미와 감성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시 문장에서 '시끌벅적'과 '천천히'는 결코 중요한 낱말이 아니지요. 이 낱말들을 빼버린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추임새를 넣듯 문장의 느낌과 분위기를 도울 뿐인데, 이런 단역들에게 너무 클로즈업이 되면 우리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될까요.


중요한 것은 '이대표가 들어오니 장내가 정숙해졌다'는 것이지요?

글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것, 낭독으로도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니 그 내용이 돋보이도록 해줘야죠. 의성어, 의태어에 너무 무게를 두고 강조하면 작가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고, 낭독이 촌스럽거나 지나치게 아마추어처럼 느껴집니다.




그럼 이러한 낱말들은 어떻게 낭독하면 세련되게 느껴질까요?


그냥 그대로 담백하게 하시면 됩니다.

아무런 의미 부여나 감정 추가도 없이, 그냥 낭독해 지나가 보세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부드럽게 손을 내밀었다.
살짝 흔들어 보였다.
저 멀리 교회의 십자가가 보이는 듯했다.
인절미는 정말 쫄깃쫄깃했다.


특히 이런 실수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낭독을 녹음해 들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낭독할 때는 인지하지 못했어도 듣다 보면 글이 귀를 자연스럽게 지나가지 않고 왠지 슬쩍 걸리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이런 의성어, 의태어 표현을 점검하시고, 해당 낱말들과 문장을 반복해 연습하신 후 앞뒤 맥락에 붙여 다시 낭독해 보세요. 보다 세련된 느낌이 드실 겁니다.


작가가 중요하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향해 가기, 의성어와 의태어 들은 살짝 스쳐 지나가기.

의성어, 의태어 솔루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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