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랑한 마들렌 Jan 27. 2022

내 목소리 바꿀 수 있나요?

오디오북 내레이터의 목소리 콤플렉스 극복기 1

자신의 목소리에 만족하시나요?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어떠세요?

소름 혹은 오글거림?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는 누구나 어색한 법이지만, 혹시 평소 자신의 목소리에 콤플렉스를 가지신 분도 계실까요?



노력하면 목소리를 바꿀 수 있을까요?



이 시대는 속도가 생명이니 결론부터 빨리 말하면, 타고난 목소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골격을 바꿀 수 없듯, 목소리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절망하긴 일러요. 좋은 방법이 있어요.^^

먼저 제 간증 좀 읽어 보시겠어요?






제가 목소리 콤플렉스를 가졌었다고 하면 놀라시는 분들 계셔요.

지금은 극복하고 개선했고, 제 목소리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듣는 분들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십니다.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진리가 목소리에도 통하는가 봅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차분하다'라는 것이고요, 편안해서 듣기 좋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심한(?) 경우 아나운서나 성우 같다고 하는 분도 계시지만, 가장 감사했던 표현은 '목소리가 우아하다'라는 말씀이었어요.




목소리 콤플렉스를 갖게 된 것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오늘의 우리에게 그늘을 드리우곤 하지요.


저는 전직 정신건강 사회복지사입니다. 

학부 졸업 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을 얻고 대학원에 다니며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있을 때였습니다.


집단상담치료 후 치료진 전체 애프터 미팅에서 충격적인 지적을 받았습니다.

'목소리가 너무나 강하다, 차갑다 못해 냉정하다, 따뜻함이나 친절함이 없다, 교사나 강사로는 좋을지 몰라도 정신과 치료자로서는 좋은 목소리가 아니다, 자아가 약한 정신과 환자들에게는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해서 잘하고 싶었고 오래 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수련 과정에서 듣게 된 이토록 강력한 피드백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고 오래도록 남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든 목소리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나 전화 통화도 녹음해서 들어보며 스스로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는 조금쯤은 부드러워진 것 같기도 했지만, 제가 어떤 노력을 해서라기보다는 삶의 경험이 확장되면서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힘들었던 일들, 결혼해서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센 목소리'가 좀 누그러진 것이죠.


그렇지만 사람의 목소리가 바뀌나요? 얼굴이야 성형수술로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지만 타고난 목소리를 어떻게 바꾸겠어요. 성대를 뜯어고칠 수도 없고요.





<서혜정낭독연구소>에서 낭독을 배우기 시작할 때 저의 상태가 이 정도였습니다. 약간은 부드러워진 듯하지만 여전히 내 목소리는 냉정하고 지나치게 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낭독 기초반을 거치면서 이 콤플렉스는 드라마틱하게 사라졌습니다.

목소리 전문가인 성우님들께서 제 목소리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히려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목소리이며 발성과 발음도 좋다고 하셨지요. 그러는 과정에 제가 딱딱한 발성을 갖게 된 이유도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고 '목소리'라고 통칭하는 것을 개선할 방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혹시 눈치채셨을까요?

네, 목소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목소리'라고 말하는 것에는 단지 목소리만 들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화자의 화술 전체를 가리켜 목소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 사람의 억양, 발성, 발음, 음성의 높낮이와 굵기, 소리의 질감과 느낌, 심지어 사용하는 어휘들까지 포괄적으로 인지해 '목소리'라고 말하는 것이죠. 성우는 물론이고 아나운서들도 웬만하면 다 목소리가 좋지 않나요? 화술이 좋으면 말의 전달력과 설득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 자체도 좋게 들립니다.


우리는 이 화술을 개선함으로써 목소리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몸의 골격은 바꿀 수 없지만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체형을 교정하고 신체의 약점은 가리고 강점을 부각하는 패션으로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럼 화술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나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낭독은 치유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