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를 위해 심어둔

나의 조각들

by 마디

가끔은 생이 너무 지루하고 지쳐서 "더는 못 가.
진짜야 여기서 한 발짝도 못 움직여."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를 위해 보물을 여기저기 심어둬야 한다.
이건 보물 찾기가 아니라 보물 예약배송 서비스랄까...

그 보물은 뭐든 될 수 있다.
내가 그때를 기다리고 기대하게 만든다면 뭐든.
그래서 오늘을 살게 한다면 뭐든.

1년 전 예약해 둔 여행도
3개월 전 예매해 둔 공연도
일주일 전 정해둔 약속도
퇴근 후 먹으려고 사둔 작은 디저트까지도
뭐든 될 수 있다.

심어놓고 잊고 있을 때쯤 저 앞에 보이는 보물은
그 어려운 한 발짝을 떼고 걸어가게 하기도 하고
손에 꼭 쥔 다음 걷는 걸음을 좀 더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도 난 내 일상에

하나의 보물을 심어둔다.
내일의 나를 그때의 나를 응원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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