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줄과 씨줄 엮듯 잘 정리된 정보만큼이나 좋은 문장도 귀하다. 내 취향의 문장이나 문체를 찾고 싶어서 소설을 간간이 읽어보고 있다. 서점 〈이도저도〉에서 최은영 작가의 단편집을 소개받아서 처음 접했는데, 최은영 작가의 등단작이면서 젊은작가상을 안겨준 단편 〈쇼코의 미소〉는 과연 좋은 작품이었다. 기교 없이 담백한 문체로 한국과 일본의 두 여학생 소유와 쇼코가 (데면데면한 채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오랫동안 이어지는 서사를 그려낸다.
작가의 소설도 좋았지만, 책 끝부분에 붙어 있는 문학평론가 서영채 선생님의 해설 〈순하고 맑은 서사의 힘〉이 꽤 좋았다. "감동적이라는 말은 어떤 작품에 대한 상찬의 말 중에서도 최상급의 것"인데, 최은영 작가의 작품, 특히 〈쇼코의 미소〉에 대해서는 기교없이 진부한데도 불구하고 감동적인, "요즘 보기 드문 정통적인 단편의 미덕"을 갖춘 "새롭지 않은 좋은 소설"이라 평했다.
최은영 작가는 물론이고 서영채 선생에게도 관심이 생겨, 최은영 작가의 신간 『밝은 밤』과 서영채 선생의 신간 『왜 읽는가』를 만나게 될 날이 기다려진다.
#쇼코의미소 #최은영 #문학동네
2022.2.15. MF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