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응원

요술나무

by 마이즈

집에 재믹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기인이 될 수 있었다. 친구들은 게임을 하고 싶다며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했다. 매번 거절할 수는 없었기에 몇 번 친구들을 초대했다.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도 있었고, 주산 학원에 다니는 동네 친구들도 있었다. 우리는 돌아가며 게임을 했는데, 다른 친구가 플레이할 때는 조용히 해야 했다. 집중력이 깨지면 ‘너 때문에 죽었어!’를 시전 하기 때문이었다. 그 어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선택하는 게임이 요술 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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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음악과 함께 인디언 꼬마가 나무를 오른다. 거미도 나오고 새도 나오는 등 다양한 방해 요소가 있지만 꼬마는 이를 피해 계속 나무 위로 올라간다. 조용한 분위기가 될 때마다 이 게임을 트는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되기 때문이었다. 유독 이 게임을 할 때에만 친구들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주변이 시끄러울수록 잘 되는 게임이라는 말을 지어냈기 때문이다. 그것이 허황된 거짓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나의 실력이었다. 당시 가장 자신 있는 게임이 요술 나무였고 한번 붙잡으면 끝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순진한 친구들이 믿은 것이다. 덕분에 요술 나무를 켜는 순간부터 서로 응원하며 시끌 시끌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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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잊을 수 없는 날이 있다. 처음으로 요술 나무의 꼭대기에 올라간 순간. 안 그래도 시끄럽던 분위기가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물론 당시 게임이 그렇듯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게임에서 보지 못한 한 장면이 나온 것만으로도 모두 열광적으로 기뻐하고 두고두고 이야기를 했다. 그날 함께 있던 친구들은 마치 자신의 무용담처럼 퍼뜨렸고, 더 많은 친구들이 우리 집에 와서 요술 나무의 끝을 보여 달라고 했다. 역시 게임은 친구를 만들게 해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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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신기하기만 하던 시절. 우리는 서로의 플레이를 응원하며 그 뒤에 아직 보지 못한 장면을 기대했다. 요술 나무를 트는 순간 가사도 없는 BGM을 합창하듯 크게 노래하던 친구들의 기억. 게임 화면을 보면서 마치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듯 시끌시끌하던 분위기. 요술 나무 꼭대기에는 무엇이 있을지 서로 상상하고 이야기하던 시절. 그 기억을 떠올릴 때면 가끔은 요술 나무를 다시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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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즈의 30가지 메모리 -1985까지

요술나무. 1984. 코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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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미터의 나무를 계속해서 오르는 상 방향 플랫포머 게임. 공격은 없이 점프로 적을 피해 올라가는 게임이지만, 과일을 떨어뜨려 적을 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보다 한국에서 더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으로 스위스 민요를 활용한 BGM이 아주 흥겹고 즐거운 게임입니다. 귀여운 인디언 소년의 모습이 정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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