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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드맥스 Jun 28. 2024

켈피, 에든버러

- 스코틀랜드 여행 4 : 백파이프 퍼레이드


Kelpies

Pitlochry에서 한 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Falkirk로 왔다.

그날의 날씨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장소가 온 힘을 다해 잘 왔다고 환영하는 듯한 날씨라 해야 할까.

- 걸어가면서 아주 그냥 대충 막 찍었는데 하늘이 저러면 어쩔 거냐고.

앤디 스콧의 설치미술 The Kelpies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드디어 공원에 도착했다. 운 좋게도 마침 기념행사 기간이었다.

The Kelpies는 역사적으로 말의 힘에 의존해 발전해 온 스코틀랜드 산업에 대한 기념물이며 스코틀랜드 지방의 mythical water horses로 알려져 있는 켈피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스테인리스 강철로 구성되어 있으며 높이는 30미터고 각각의 무게가 무려 300톤씩이란다. 파란 하늘에 너무 잘 어울리는 은색이다.

앞쪽에서 보면 켈피 밑으로 푸른 하늘색이 비치는 커다란 분수가 있어 진짜 물속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신화 속의 , 켈피를 상상하게 된다.


공원 광장에서 백파이프 퍼레이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연주가 들려왔다.

찬찬히 둘러보니 건물 옥상에서 파이퍼 한 명이 연주를 하고 있었다. 퍼레이드를 알리는 리츄얼 같은 느낌이었다.

파이퍼들은 켈트 전설의 배경과 하이랜드의 야생 자연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연주 소리를 들어보니 왠지 그 신비로운 느낌을 알 것 같았다.

한 사람의 신호음 같은 연주가 끝나자 저 멀리서 퍼레이드가 시작되어 코 앞까지 왔다. 그렇게 여러 방향에서 백파이프 연주 그룹이 순서대로 퍼레이드를 시작하여 한 곳에 모여 다 같이 연주를 했다.

백파이프는 그 소리가 엄청나게 크고 찢어지는 듯하여 고유의 힘이 있는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연주를 하니 그 힘은 더욱 강력했다.  


- 10th anniversary of the Kelpies   https://www.thehelix.co.uk/whats-on/kelpies-10/    



Edinburgh


퍼레이드가 끝나고도 다른 프로그램들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 후다닥 서둘러 에든버러로 이동했다. 펄커크에서 에든버러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기차로 35분 거리였다.

어차피 호텔 가는 길이니 칼튼힐로 향하긴 했지만, 여행 짐가방을 메고 언덕배기를 오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힘들었지만 언덕 위 Collective musium 주변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기가 막혔다. 날씨가 좋아 아주 멀리까지 다 볼 수 있었다. 올라오길 잘했다.


에든버러는 18세기 유럽의 상업, 지식, 산업, 문학, 교육 중심지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영어권에서 여섯 번째로 오래된 도시라고 한다.  무역이 왕성했을 시절, 이 언덕에서 무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상인들의 배를 지켜봤을 사람들이 그려진다.


일단 숙소에 무거운 짐 먼저 풀어놓고 도시 둘러보기를 시작했다. 이것저것 사다 보니 짐이 많아졌다. 에든버러 캐슬을 보려고 서둘러봤지만 이미 입장 종료시간이 임박해 다음 여행으미뤄야 했다. 아쉽긴 했지만 작정이라도 한 듯 길에 있는 모든 건물들이 무심하게 아름다워 에든버러 캐슬은 크게 서운 하지 않았다.

도시 곳곳의 건물들이 정말 예쁘다. 저렇게 오래된 건물들이 잘 유지되어 현대에 그대로 섞여 그런가 보다.

그래서 유네스코에도 등재되어 있나 보다.

사진 걱정 없이 막 찍었다. 도시 자체가 멋있어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이렇게 나오니까.

유난히 버스킹이 많은 도시인 것 같다.

버스킹은 여행지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다. 너도 나도 나와서 막 춤을 추고 다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길거리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저녁식사는 피시앤칩스.

이 집은 폭풍 검색 끝에 별점이 높아 당첨되었다.

피시앤칩스는 맛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차이가 크다.

이 레스토랑의 맥주와 피시앤칩스는 남길 수가 없는 조합이다. 너무 맛있었다.

식당의 분위기도 활기차고 재미있었다.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다른 곳을 여행해도 오고 가며 들를 것 같으니 여기는 다음에도 또 올 결심.


버티즈 프로퍼 피시앤칩스의 내 별점은 ★★★★

- Bertie's Proper Fish & Chips    https://www.instagram.com/bertiesfishandchips/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와야 할 시간.

호텔이 있는 건물

24 로열테라스는 상당히 재미있는 콘셉트의 부티크호텔이다.

1820년에 지어진 조지 왕조 풍의 타운하우스이고 호텔 뒤쪽의 Royal Terrace Gardens는 샤를 10세(프랑스의 망명 국왕)가 홀리루트하우스 궁전에서 교회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좁고 긴 계단이 둘러진 구조가 특이했다.  객실을 포함한 호텔 전체에 독특한 아트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꼭대기 층 천정은 루프라이트여서 분위기가 상당히 독특하다. 엘리베이터는 없다.

우리의 방은 제일 위층이라 전망이 좋았다. 침대에 누워 베이윈도로 석양을 감상했다.

1층엔 바와 레스토랑이 있다.

마지막 밤이 아쉬워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다. 낮에 체크인할 때 카운터에 있던 그 친구가 저녁땐 바에 있었다.

바텐더는 굉장히 발랄한 성격이었고 매우 친절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왔는데 이 도시를 너무 사랑한다고 했다. 어젯밤에 퇴근했어야 했지만, 갑자기 같이 일하는 친구가 아파서 그 친구 대신 퇴근을 못하고 이 시간까지 버티고 있는 중이란다. 그래서 자기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칵테일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몇몇 재료를 자기는 찾을 수가 없으니 대체 재료로 만든 이 칵테일들을 공짜로 주겠다며 웃었다.

너무 유쾌한 친구였지만 눈이 풀리고 있었다. 한계였나 보다.  

다행히 그 친구는 우리에게 칵테일 만들어주는 일을 마지막으로 퇴근했다.

칵테일을 천천히 즐기고 방으로 올라가는 길. 푸른 조명을 보며 호텔 참 특이하다 생각했었는데.. 오마나.

저 작품들 때문이었나 보다. 말 그대로 형형한 색이었다.

형형한 작품들 속의 계단을 올라 여행의 마지막날 밤으로 가는 침대로 향했다.


트웬티포 로열테라스 부띠끄 호텔의 내 별점은 ★★★☆

- 24 Royal Terrace boutique hotel    https://www.24royalterrac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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