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시피 목록 작성
2. 매주 해당 레시피 작성
3. 작성한 레시피로 요리하고 사진 찍기
4. 사진을 편집하여 부연 설명과 함께 추가
5. 요리와 관련된 역사나 참고자료들 검색, 요약, 작성
6. 한글로 작성한 글 편집, 수정 후 영어로 번역
7. 영어 레슨 튜터와 남편에게 영어글을 검토받으며 수정 (native speakers)
8. 한국어와 영어버전의 글을 모두 최종 검토하여 편집하고 발행
- 영국에 살면서 한국어학을 공부하던 중, 영어권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부교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현지인에게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배우며 느낀 점들을 참고하고,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유용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싶었다.
- 내가 공부하고 있는 레시피 영어 글쓰기를 한국 친구들에게 학습 자료로 공유하고 싶었다.
- 레시피와 관련된 영국 문화를 소개하고 싶었다.
요리에 서툴던 나는 시할머니의 레시피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라면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한글로 먼저 작성한 글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두 언어 모두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특히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에 어려움을 겪으며 영어 버전 작성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영어글을 먼저 쓰고, 한국어 글을 쓰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내 영어 실력으론 무리 ㅜㅠ) 영어 레슨 튜터와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여러 번의 검토와 수정을 거쳐 영어 버전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브런치북을 연재할 땐 정해진 약속시간을 지키느라 힘들었지만 한국어 글쓰기나 영어 글쓰기 공부에 큰 도움이 되어 글쓰기 자체만으로도 좋은 성취감을 느꼈다. 하지만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영어권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글쓰기 부교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계하여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나 음식 등에 관한 한국문화 교재도 써보고 싶다.
일단, 브런치북 후기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꾸뻑)
시간이 정말 쏜 살 같이 흘러갔습니다. 7월에 브런치북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땐 너무 쉬웠고 무리라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 아는 게 없어서였겠죠. 하지만 발행한 글들이 쌓이며 글을 읽고 쓰는 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자 글쓰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이미 발행한 글들은 다시 읽을 때마다 수정하기 바빴고 그러다 보니 새 글을 발행하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글쓰기는 디자인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는 영국으로 이사오기 전에 디자이너로 근무했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신입 디자이너 교육을 할 때 늘 반복하던 일이 있습니다.
'풍경사진이든, 잡지든 예쁘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매일 스크랩해라. 분야가 달라도 결국 미학의 기본은 모두 연결되니까 아름답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본인의 연구자료로 수집해라.'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을 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야 본인의 디자인을 스스로 개선시킬 수 있고 그런 것들은 생활 속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신입 디자이너들이 수집해 온 아름답다고 느낀 자료를 같이 보며 본인이 아름답다고 느낀 이유에 대해 토론하고, 그렇게 느낀 부분에 대해 뒷받침이 될 만한 이론을 함께 공부했습니다. 나의 미적 감각을 개발하고 결과물을 개선할 수 있도록 참고자료를 쌓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보는 눈이 생기면 스스로 세련된 것이나 아름다운 것의 기준점을 만들게 되고 정체성을 가진 자기만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글도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종류의 글들을 읽으며 내가 왜 이 글을 좋아하고, 저 글은 좋아하지 않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들에서 글을 읽는 눈이나 글에 대한 취향이 생겼고, 결국 그런 것들이 쌓여 나의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북을 처음 시작할 땐 비문을 고쳐쓰기 바빴던 것 같습니다. 막상 글을 발행하고도 며칠 있다 읽어보면 수정해야 하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내가 쓰는 글의 구조나 형식을 만드는 것도 여러 번 써본 후에야 감이 왔습니다.
저는 영국에 살며 한국어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만학도로서의 학업이 쉽지 않아 좌충우돌 중이지만 그 과정 중에 브런치북도 만들어보고 여러 가지 욕심도 생겨서 바쁘고 흥미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브런치북 연재가 끝나는 시점에는 한국 집으로 휴가 오는 시기나 중간고사, 과제물 제출 등의 여러 일정들이 겹쳐 더욱 여유가 없었고 후기 글도 많이 늦어 버렸습니다. 아직 한국 휴가 중이라 오랜만에 어머니 집밥을 먹는 호사를 누리는 중입니다. ^^ 집에 돌아가면 정진하고 충전하여 다음 책에서 뵙겠습니다. 레시피로 영어글쓰기, 한국어글쓰기 브런치북을 애독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로 곧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