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내겐 편견이 있다.
(서른 살을 넘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34살에 이 편견이 생겼고, 이후로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이 편견은 깨지지 않고 있다. 특히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를 보면 가끔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올라올 정도로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과 궁합이 좋은 리더가 만났을 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팀장이나 리더 역할을 할 때 이 편견은 참으로 무섭다. 이 편견은 다음 질문으로 연결된다.
구성원을 어디까지 믿느냐?
난 팀원이나 동료를 완전히 믿지 않는다. 어느 선까지만 믿는다. 그 사람이 평소 보여준 자세나 실력 등을 보고 믿음의 범위를 은연중에 정한다. 여기에는 내 자신의 한계도 포함된다. 내가 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느냐에 따라 믿을 수 있는 범위가 바뀐다. 예컨대 나도 모르고 동료도 모르는 분야라면, 그 사람의 평소 모습에 따라 일을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결과를 내야 하는 일이면 더욱 그렇다.
역량이 없거나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모험을 함께 하기 어렵다. 그냥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을 함께 할 수있을 뿐이다. 예상할 수 없는 일-완전히 다른 개발 언어, 경험한 적 없는 분야, 난해한 일-을 해야 한다면,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정말 정말) 뛰어난 사람이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면 독려하고 함께 고민하고 다그쳐야 하는데, 발전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사람을 자극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내겐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난 나쁜 팀장이다.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의지가 없는 나쁜 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