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서 기껏 100여 년을 살다가 떠난다.

by 메에

인간은 태어나서 기껏 100여 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멈칫, 하게 된다.

당연한 사실인데도 왜 이런 글을 보면 회피하고 싶고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 걸까.

글의 전문은 이렇다.


인간은 태어나서 기껏 100여 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영원할 것 같지만 물리적 시간이라는 한계가 정해져 있다. 그리고 목적지를 향해 물 흐르듯 흘러간다. 조류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거나 바람에 떠밀려 흘러간다.

과연 나를 지배하고 나를 요동치게 만드는 것은 나인가? 아니면 타인인가?

-유대인 1퍼센트 부의 지름길 中-


어릴 때 스스로가 너무 부모님께 '짐'처럼 느껴져서, 그 때 내게 남은 시간과 부모님께 남은 시간을 계산해봤다. 내가 받은 것을 돌려줄 수 있는 나이가 언제쯤인지, 그리고 그로부터 돌려줄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세어봤다. 생각보다 주어진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마 이대로라면 해주고 싶었던 것들의 절반도 못 해 드린 채 삶을 마감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건 내게 말할 수 없는 부담이 되었고, 최저 수준의 월급에서 '나도 이제 사람 구실 한다며' 참 많이도 생색내느라 애를 썼다.




'사람 구실'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가족, 제삼자들에게는 각각의 '구실'이 필요하다.


가족, 특히 부모님에게는 '자식 노릇'을 하는 것이 첫 번째 사람 구실이다. 보통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어 첫 월급이란 수확을 자식 노릇을 하기 위해 드린다.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어떤 이들은 부모님께 차를 사달라고 하고 집 사는데 돈을 보태달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당신 부모님의 노후자금이 충분히 마련되었는지는 파악하고 부탁을 하는 건지,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먼저 들더라..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어떤 이들의 효도를 보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다음에 성공해서 꼭 보답할 거야.'라며 부모님과 연락 한 통 없이 산다던가.. 돈, 좋다. 돈이 모든 걸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위해서 이미 수많은 시간 동안 부재와 기다림이라는 아픔을 드리지 않았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사람에게는 미래와 목표도 중요하지만 현재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돈을 벌어 성공해서 보답하는 것은 미래의 일이고 지금 해줄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 전화 한 통 하고 방문하고 맛있는 것을 사드리는 게 오히려 현재를 살아가는 부모님께 더 행복한 일일 수 있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두 번째, 가면을 쓰고 번지르르한 모습의 겉치레를 하는 것이 타인에게 보여야 할 사람 구실이다. 잘 살고 있다, 뒤처지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은 당최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뭐라 불러야 할지도 모를 이 타인을 향한 구실을 위해서 사람들은 대부분의 인생을 바친다. 왜 추구하는지, 왜 자신은 이런 일들에 인생을 갈아 넣는지도 모르는 채, 기계처럼 행동한다. 당신은 왜 열심히 사는가? 어떤 목적인가?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위해서인 사람들은 "인간은 태어나서 기껏 100여 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따위의 말들에서 눈을 돌리게 되고 피하게 될 것이다.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평생, 타인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난 많은 돈을 원한다.


그런데 돈을 추구하며 돈을 원한다는 사람이, 썩 돈 쓰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나는 원래 공원에서 산책하고, 나무 보고, 꽃 보고, 구름 보고, 유유자적하는 것을 좋아한다.

날씨 좋은 날 사람들이 보든 말든 긴 벤치에 신발 벗고 누워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기를 반복한다.

파란 하늘을 보며 좋아하는 노래 듣는다. 그러면 내가 이 순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애기가 줍고 신나 하라고 놀이터 그네 근처에 500원짜리 몇 개를 두고 온 것도 참 재밌는 일이었다.


맛있는 것에도 예쁜 옷에도 가방에도 화장에도 예뻐 보이기 위한 것에도 잘나 보이기 위한 것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솔직히 지금 이대로도 벅차고 너무 행복하다. 근 몇 년간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으로 산 것 같다.


나는 잘 살고 있는데, 나와 관계없는 것들이 내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겠다며 가끔 찾아온다.

때로는 홀린 듯이 열중하고. 또 그러다 이렇게 문득, 내 삶은 이게 아니지.

하면서 정신 차리는 날도 있는 것 같다.


인생이 뭐 그렇고 그런 거지

잘 가다가도 비틀대고 또 뭐 흔한 비유로 폭풍도 오고 잔잔해지고,


그래도

목적지만큼은 내가 원하는 곳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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