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망한인생
망해가는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무 생각이 없다고 여겨졌다. 그들은 자조 섞인 농담과 허황된 희망들을 피처럼 뒤집어쓰고 사무용 의자에 정자세로 앉아 얌전히 갸르릉거렸다. 그러니까 대부분 좀비들이었다.
그들은 이제 누군가를 감염시킬 수도 없었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망해가는 이곳을 탈출했다. 남은 좀비들의 주된 이야깃거리는 퇴사자와 이직자들의 근황들이었다.
"한 과장님 와이프가 대학병원 오거리 약사잖아. 그 양반은 애들 키우면서 몇 년 더 놀아도 돼."
"조 대리 이번에 이직한 곳이 곧 상장할 것 같던데...... 근데 혹시 조대리랑 연락해?"
“그 양 과장 새끼는 거래처에 가면 꼭 토끼 고기를 먹자고 해. 근데 나 어렸을 때 토끼를 키웠거든......”
좀비들은 탈출한 자들의 자산 규모를 걱정(?)해주고, 이직한 회사들의 상장 여부를 검색하는 데 하루를 보냈다. 물론 탈출자들에 대한 과장되고 디테일한 뒷담화는 빼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럼에도 좀비들의 이빨은 심심했다. 근질근질했다. 물어뜯을 멀쩡한 사람이 없다는 건.
아무래도 외로웠다.
남겨진다는 건 무엇보다 무서웠고 구덩이로 떨어지는 것 같았고, 떨어진 그곳엔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한 좀비들이 허공에 대고 이빨질을 하고 있었다.
딱! 딱! 딱!
다들 턱이 아파왔다. 정신과에서도 턱을 치료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건 산재로 처리가 되나?
훗훗훗
그런 농담을 하고 있었다. 망해간다는 회사에서, 좀비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