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족구하라 그래 (1)

Yo 망한인생

by 맥락

사람들은 출근을 하자마자 포털 사이트에 회사 이름을 검색한다. 대기업도, 중견 기업도 아닌 우리 회사의 정보가 많을 리 없다. 그것도 망해가는 회사. 하지만 우리는 금을 채굴하는 사람들처럼 회사와 관련된 뉴스를 긁어모은다.


‘파산, 위기, 우려, 공포’. 인스타 해시태그처럼 붙어 있는 단어들을 우울하게 쳐다보다가, 네이버 주식토론방의 글과 댓글, 대댓글까지 모조리 숙지한다. 사람들은 사무실을 나와 회사 구석으로 모인다.


오늘의 토픽은 ‘희망 퇴직’이다.

‘희망’이라는 단어와 ‘퇴직’이라는 단어를 붙여 놓다니. ‘퇴직 희망’은 평소에도 자주 했으니, ‘희망 퇴직’도 어쩌면 괜찮지 않을까? 나갈 때 돈은 많이 주려나?


우리는 절망과 희망을 소맥인 것마냥 섞어 마신다. 술은 점점 더 독해진다.


‘투자 유치 실패, 파산, 매각, 흡수 합병.........’


여러 말들이 술잔처럼 돌고 돌고 돌고 또 돈다. 숙취와도 같은 그 이상한 트랙을 돌다 보면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다. 근거도 없고 결론도 없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마치 100년 뒤의 날씨를 예측하는 기분이었다. 맑음과 흐림, 비, 폭설, 미세먼지와 태풍. 그중 어딘가에 있겠지.

우리의 날씨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계속 회사에 다닐 수 있을까? 우리는 반복되는 비슷한 질문들에 지쳐갔다.


그 속에서도 지치지 않는 한 사람이 있다. 팀장 K.

그는 대금이 밀린 거래처에 전화를 걸어 변명과 약속을 함께 토해내고, 미완공된 현장에 들러 설비들과 자재들을 다시 체크한다. K는 이 망해가는 회사에서 절망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 같았다.

k는 평소에 혼자 밥을 먹는다. 나는 그와 사적인 대화는 거의 해보지 못했다. 팀회식은 항상 점심 시간을 이용해 간단한 식사로 대체했고, 업무에 관한 이야기는 간결하고 정확했다. 나는 K를 싫어하지 않았다. 회사 상사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건 아마 최상급의 칭찬 중 하나일 것이다. 회사는 나 자신 빼고는 모두 미친놈으로 가득 찬 곳이니까.


그리고 어느 날, K팀장으로부터 발송된 메일 하나를 받게 되었다. 수신자 지정은 사내 전체로 되어 있었다.

메일을 확인한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사우 여러 분, 우리 족구를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