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멀었다고 생각한 하루

D-101 Log

by 마엘
약자라는 이름 아래 보호받아야 마땅한 사람들,
그들을 우리는 사회적 약자라고 부른다.


아침 일찍부터 차를 타고 재촉했던 발길은 안동에 닿았다. 안동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여전히 모든 길과 상가의 입구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다. 정확히 말하면. 나만 넘을 수 없는 벽, 한 두 개의 계단 그리고 너무나 가파른 경사로 그러나, 그 경사로마저도 우리는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디를 이동하고자 하면, 아무 곳이나 갈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검색을 수차례 해야만 했고, 이미 묵을 호텔조차도 혼자서는 이동할 수 없는 공간인 경우가 많아, 미리 연락을 해보아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수가 걷는 상황에서 불편함은 나에게만 허락되는 것이기에 무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다녀야 하는 길이 이런 수준인데, 장애인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장애인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손에 꼽는 돌아다니는 장애인들 이 모든 것은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씁쓸하게 여전히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공부하려는 것은 어쩌면 더 자유로운 나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서 인지도 모른다. 아무 곳이나 차 세우고 아무런 걱정 없이 들락거릴 수 있는 카페와 밥집, 더 이상 장애인 자리 주차자리 때문에 일반인들과 싸우는 상황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회생활을 하는 장애인을 대단하다고 일컫고,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는지 묻는 것들, 우리에게 보내는 눈빛도 눈에 보이는 차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차별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단지 나만 불편하면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사회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장애학과를 유학까지 가서 하려고 하는가? 에 대한 답은 지금 상황이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탈시설화가 정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장애를 입은 본인으로서 한 번 더 의구심이 든다. 시설을 나오고, 집에서 장애인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사회는 그들에게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부디 용기를 내어 나아올 많은 자들에게 아직 사회는 살만하다는 답을 부디 우리에게 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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