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쓰기라는 것을 접한 건 나의 이야기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었다. 사람의 삶 마다 결이 묻어 있고, 그 결을 따라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다 나의 아주 작은 삶의 일부인 병원 이야기를 써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스타 작가되기 프로젝트를 Threads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다. 기획이라는 단어를 글쓰기에서 듣는 것은 생소했다. 이전에도 책을 쓰기 전에 기획서를 쓴다는 것을 들은적은 있었다. 늘 배우기에 가슴이 두근두근 하던 나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한 문장 적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많은 사람이 도전을 할 것 같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지원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신은 있었다. 원석일 것이라는 확신, 그렇게 하루 전날 급하게 썼지만 간절함을 담아내었던 지원서는 전달 되었고, 다음날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의 회신을 보았을 때 뽑혔다! 라는 메일을 보는 순간, 짜릿함을 느꼈다.
그렇게 글쓰기 수업은 시작되었다.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나누었다. 미팅 때마다 여러가지 느끼는 바가 참 많았다. 로그를 적고, 하루 하루 조금씩 채워져가는 기획서를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책이라는 것을 쓰는 것에 대한 확신이 점점 들었다. “이 책은 써야겠다!” 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 동안 꾸준히 써온 Log들을 다시보니, ‘이러한 생각들이 베이스가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기획서를 쓰고, 책을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를 배우기 전에 나는 무작정 쓰는 것에 전념을 다했던 사람이었다. 확신이 들어야만 쓸 수 있었고, 풀어낼 수 있는 것에 한해서 글을 썻다. 그러나 글쓰기 안에서 기획서를 배우면서, 글을 쓰는 순서와 목차의 나열 등을 배웠다. 그 중에 가장 나의 머리를 때렸던 건, ‘글을 쓸만한 자격이 있어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처음 글쓰기 시간만 해도 난 마치 안개 가득 한 길에 혼자 덩그러니 둔 것처럼, 알 듯 말 듯한 느낌이었다. 즉, 분명 이야기로 쓸 거리는 있는데, 뭘 쓰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되고 점점 잡아져 가는 기획서를 보면서, 점차 ‘내가 뭘 쓰고 싶다가 아닌 뭘 써야하는구나’라고 생각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뀐 내 기획서는 ‘그럼에도 출간 되어야 한다’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주 희안하게도 나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들을 위해 살아왔고, 어떤 것이 나의 강점인지 나의 모든 부분을 디테일하게 뜯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나를 알수록, 읽어야 할 독자들을 분석 할수록 신기하게 기획서는 점점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바뀌어갔다.
본문을 쓸 때, 쓸 거리는 많이 있었지만, 나는 골라내는 작업을 해야했다. 자서전을 쓰는 것은 아니기에 그래서 그 시간을 조금 많이 썼던 것 같다. 미팅 때도 말씀해주셨지만 ‘모든 것을 다 쓸 필요는 없다’라고 말이다. 본문을 쓰다보니 쭈-욱 써지는 부분은 잘 썼지만 안 나가는 부분은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써야 한다면 한번 써보자! 용기를 내보자!”라는 말이 힘이 되었다. 본문을 풀어내면서 울컥! 올라오는 부분도 있었다. 여전히 희석되지 않은 것들이 글 한 글자, 한 문단을 내 말로 녹여낼 때 용납 이라는이름으로 때로는 용서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다가왔다. 글과 음악엔 묘한 힘(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이이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글쓰기 프로젝트 끝물에 와서, 느끼는 것은 ‘아무나 쓸 수 있지만, 누구나 쓸 수 없는 것이 글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아니라도 아무나 쓸 수 있는 글을, 나만의 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마엘이기에 쓸 수 있는 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목차 또한 내가 없다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결국 나라는 사람이 글에 녹아지는 것인만큼 더 애정이 가고 애착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러한 뜻깊은 프로젝트를 열어주신 손 작가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표한다. 스타작가가 될 수 있을진 몰라도, 앞으로 더욱더 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깊은 작가로의 길을 열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또 다른 작가들이 진행한다면, 과정 과정에서 더 성장해있을 자신을 바라보고 나아가길 바란다. 결국 한 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는 여정이다. 키를 잡고 있는 선장만 따라간다면 문제 없이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것이라는 믿음만이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주하게 할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