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겪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후기..
장애인들은 비가 오기 시작하면, 참으로 어려워진다. *신경통이라는 무서운 놈이 잠자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 괴롭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저리고, 화끈거리고, 등등 달고 산다고 하지만, 평소 통증강도가 3-5라면, 이 시기의 신경통은 8-10을 달린다. 정말이지 말할 수 없이 괴롭다. 그 괴로움은 하필 아무도 내 곁에 없을 때 일어났다. 입으로는 신음이 새 나오고, 견딜 수 없는 통증으로 잠을 잘 수 조차도 없었다. (필자는 흉추 6번, 완전마비로, 마비 아래로 저림과 화끈함, 다리 밑쪽으로 불에 데이는 통증의 양상을 가지고 있다)
*신경통 : 손상하부 신경성 통증이라고 부르며, 척수손상 47-96%의 발생률을 보일 정도로 흔하며 일상생활의 지장이 올 정도로 심한 통증도 흔하다. 대개 손상 1년 이내에 발생하고 차츰 정도가 감소한다. 작열통, 화끈거림, 자통, 전격통, 압박감, 시림 등을 호소하고 유해자극으로 증세가 악화된다. (척수 손상 환자의 자율신경 반사이상 및 통증,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재활의학교실 김수진ㆍ고성은, J Pain Auton Disord Vol. 3, No.1 2014, p29-33)
필자는 2주 전, 응급실에 방문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과 먹지 못해서 일주일 내내 괴로운 상태로 말이다. 그렇게 응급실로 찾아갔지만, 응급실에선 설상가상 의사 선생님도 휴가 중이라서, 다음 주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후 해줄 수 없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수액을 맞고, X-ray를 찍고 퇴원을 했다. 이후에도 계속 먹지 못했고 생활패턴이 다 무너졌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왜 그러지? 몸이?
그 물음만 가진 채,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을 보냈다. 그 일주일 간 먹는 것을 조심해야 했고, 자꾸만 급체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이후, 7일이 지나고, 급하게 일정을 잡아, 병원에 가게 되었다. 의사 또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응급실 방문 당시 X-ray에서 심각한 변비가 보인다고 이야기하시며, 그렇게 되면 먹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하셨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배뇨장애에 시달린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시간은 거슬러 2주 전으로 올라간다. 너무 통증이 심한 나머지 나는 집 앞 가까운 A신경외과에 갔다. 문진은 꽤나 간단했다. 그리고, 나온 처방전! 그것은 바로 마약성 진통제 처방전이었다. 문제는 약국도 병원도 그것에 대해서 이미 환자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마약성 진통제의 무서움은 이미 필자가 병원에서 경험했다. 필자는 원래 모든 약의 과민한 성향이다. 일반 사람보다 적은 양을 먹어도 그 부작용은 2배 이상이 늘 나타나는 체질이다. 입원을 하고 3일여 정도가 지났을까? 아프다 아프다 버티다 버티다 아픔으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황이 되자, 간호사는 나에게 "모르핀"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했고, 실제로 혈관을 타고 약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죽다가 살아났다. 들어가자마자 한몇 분이나 지났을까? 오심과 구토 유발은 물론 다양한 합병증이 동시에 나타났다. 필자는 생각했다. "마약성 진통제라는 것은.. 아픈걸 안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이 아파서.. 여기 아픈걸 못 느끼는 거라고.." 그렇게 독한 약물이 마약성 진통제이다. 그 외에 고용량 스테로이드도 마찬가지였다. 부정맥은 기본이고, 심장이 잠시 멈추기까지 하는 그런 무서운 약물이다. 어쩔 수 없이 치료로 맞았지만, 정말 그 시간 동안 무려 10Kg 정도가 빠졌다.
그 이후, 나는 이전에 보았던 뉴스와 다큐멘터리들이 떠올랐다. 그 말이 사실이었다. 단 3분 만에 패치 3장을 필자는 손에 넣었다. 그 동네에 있는 전체 병원을 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사실을 알고, 필자는 병원에 문의하고 찾아갔지만, 결국 돌아오는 답은..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약사가 설명해 줄지 알았다!
말도 안 되는 궤변이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어떻게 합법적인 마약을 구하는 창구가 병원이 될 수가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병의원 혹은 약국이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사실 필자는 2-3주라는 시간이 허비되었다. 또한 심각한 변비로 장이 붓고, 아예 싸지 못하는 증상이 일어나니 먹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무서운 약물 부작용을 알지 못한 채 대부분이 호기심으로, 기분이 좋아진다니까 마약에 손을 댄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 사건을 겪기 전 필자는 현 캐나다 마약사범 구호소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한 재소자가 해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해를 위해 1인칭 시점으로 써보겠다.
처음 시작은 쉬웠다. "이거 하면 기분이 좋아져~"라는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 첫 시작은 엑스터시라는 마약이었다. 마약을 처음 권한 장소는 바로 "클럽"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그 첫 짜릿함은 이후, 한 알로는 느낄 수 없었고 점점 많은 마약이 필요해졌다. 이후, 합성마약, 대마, 뽕, 필로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마약을 접하게 되었다. 마약은 두 종류로 나눠진다고 한다. 흥분을 시키는 제제와 흔히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같은 제제이다. 이내 중독은 이 두 종류의 마약을 의존으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흥분을 유도하는 마약을 하게 되면, 잠이 오지 않는 증상으로 3일 밤을 꼬박 새기도 한다고 한다. 그때, 릴랙스를 가져다주는 마약을 통해, 다시 차분히 잠에 들게 되는 형태이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사이클로 마약을 복용하게 된다고 한다. 그때는 이미 몸도 마음도 마약 외에는 즐거움이 없는 상태가 된다. 또한, 심각하게 중독이 되는 경우는 하나가 더 있다. 너무 아파서,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마약을 결국 찾고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신경구조가 마약에 의해 파괴되었기 때문에, 엔도르핀과 도파민이 모두 억제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소한 자극도 모두 고통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것은 한 래퍼의 일화를 통해서 많이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되는 것인지 필자가 찾아보니,
마약이 코든 입이든 다양한 형태로 몸으로 들어오면 '도파민'(흔히 쾌락 호르몬이라고 불린다)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쏟아져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람은 정말 상상하지 못한 쾌락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자연적으로 나와야 할 도파민이 나오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신경적응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떡볶이를 먹어서 10의 도파민이 나오며 행복을 경험했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면, 마약을 하게 되면 그 1000배에 달하는 도파민이 나오게 되니, 중독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즉, 도파민을 당겨 쓴다는 것이다. 또한 도파민만 나온다고 쾌락을 느끼는 게 아니다. 체내 도파민이 분비되어 수용체에 달라붙어야 쾌락을 느끼게 되는 형태인데, 이미 마약으로 도파민이 쏟아져 나옴과 동시에 몸은 이상반응을 느낀다. "왜 이렇게 많은 도파민이 나오지?"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수용체를 줄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이전과 같은 양의 마약을 투여해도 똑같이 느끼지 못하는 내성이 생기게 되면서 양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즉 이 상관관계로 인해서 점점 마약 외에는 즐거움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정말 마약중독자들은 마약을 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마약만 찾아다니는 좀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마약 외엔 즐거움도 기쁨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재앙인가?
필자가 처방받은 *펜타닐이라는 마약은, 익히 들어 그 명성을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펜타닐의 과복용 및 남용은 자칫하면 호흡근 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펜타닐의 치사량은 고작 2mg이며, 이미 패치제제 또한 치사량을 넘긴 25 microg, 12-25 mcg/hr(약 ~4.2mg) 처방되기에 담당의가 신중히 정해진 용량대로 처방해야 하고, *사용법(패치를 훼손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을 지키는 것은 필수인 것이다. 이후 지료시간에 대학 병원에서 들으니, 모든 통증환자에게 처음부터 마약성 패치 제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사용하게 되더라도, 신중하게 투여를 결정한다고 한다. 또한 패치제제의 의존도 평가 및 중독 평가 등을 지속적으로 거치게 된다고 한다. 즉, 담당의가 환자 상태를 팔로 업하며 용량을 내리기도 올리기도 다른 제제로 교체하기도 한다고 한다. 만일 펜타닐 패치제제를 처방받아 쓰고 있는 분들은 절대 아프다고 여러 개를 붙여서는 안 되며, 패치가 크다고 임의로 잘라도 안된다! 그리고 이거 하면 기분 좋아진데 라는 말을 듣고 망설이는 청소년이 있다면, 절대 그 유혹에 넘어가선 안된다! 여전히 지금 내 삶에서의 즐거움을 찾아보길 나는 권한다. 손대는 순간 돌이킬 수도 없을 것이다. 그 재소자 친구는 이렇게 전했다고 한다.
마약은 한 번은 없다!
이 말로 모든 것들이 설명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쾌락 한 번이 가져다 줄 이후의 삶은 피폐와 죽음뿐이다.
*헤로인을 의학적으로 가공한 다른 형태의 마약이 펜타닐이다. 펜타닐은 모르핀의 최대 100배, 헤로인의 50배 이상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다. 펜타닐 외에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으로는 심각한 변비 및 오심 구토, 장폐색, 진정 졸림, 호흡근 마비 등 이외에 백인백색으로 나타 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마약성 진통제에 민낯을 보게 되었고, 알게 되었다. 이 약이 환자에게 쓰였을 때는 고통 감소 및 생명 연장의 수단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에게 쾌락의 이름으로 쓰였을 때 다가올 수많은 부작용은 결국, 그 사람의 사는 이유가 마약이 되어,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 가며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수순이다. 그러니, 절대 손대지 말 것! 내 인생에 써넣을 생각도 하지 말 것을! 필자는 요청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