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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엘 Sep 02. 2024

최근 일어난..

의료대란, 아프지도 다치지도 말아야 하는 현실..

최근, 붉어진 전공의 사퇴와 의료대란, COVID-19보다 더 하다고 평가를 받는 상황에 우리는 직면했다. COVID-19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입모아 말하는 의료계 종사자와 응급구조사들, 응급대란의 최대의 피해자는 단연 ‘환자들’이다. 최근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기사와 영상들은 ‘응급차에서 뺑뺑이를 돌다가, 산모가 출산하는 상황이다’ 혹은 ’ 어린아이들이 별이 된 이야기‘ 등을 전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가장 확실한 건, 지금은 사고든 질병이든 아파서는 안된다!라는 것이다.  흔히 마비환자들은 낙상을 당하거나, 저혈압 쇼크가 온다거나 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전조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마비의 정도*Asia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마비 부위 아래로는 느끼지 못하는 문제 때문에 작은 낙상 또한 병원으로 가서 X-Ray로 확인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Asia란? 마비 정도와 운동, 감각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A, B, C, D, E 등급으로 나누어진다. Asia A는, ‘완전 마비’ 상태로, 마비된 아래로 전혀 움직일 수 없고, 감각도 없는 상태를 뜻한다, Asia B부터는 ‘불완전 마비’라고 부르며, 마비 아래로 전혀 움직이는 운동은 없지만, 감각은 조금 느낄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Asia C는 근력 등급에 따라, Fair 미만(근력 3/5 미만) 감각은 정상인 경우를 뜻하고, Asia D는 근력 등급이 Fair 또는 Fair 이상(근력이 3/5 이상), 감각은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 대게 근력등급은 다리의 근육과 움직임 정도로 파악하는 듯하고, Asia E는 Normal 상태로, 운동 및 감각기능이 정상인 상태를 뜻한다.

최근, 일은 그렇게 일어나 버렸다. 가족과 오랜만에 만나서 하루를 잘 보냈다. 밥을 먹고, 커피 한잔 히고, 이야기를 끝낸 후 카페를 나오다가 일어난 사고. 들어올 때부터 경사로가 너무 가파른 상황이었어서 내심 겁이 나긴 했다. 안전하게 혼자 Wheelre로 나오려다가, 뒤에서 누군가 잡는 바람에 미끄럼방지 테이프가 찢어져 버리면서 철판 위로 쾅-! 소리와 함께 넘어져 버린 것이다. 원인은 말도 안 되게 가파른 경사로였다. 약, 75~85도 정도 되어 보였다. 다치는 그 순간에도 떠오른 생각은, 어떻게 하지? 병원 못 가는데..라는 생각 뿐이었다. 이후, 당황한 일행들이 119에 전화를 했고, 곧 구급대원들이 도착했다.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보다, 전화를 하길 2시간이 지났지만,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완전 마비의 경우, 아픈 걸 느끼지 못하기에 통증이 있거나 해서 불편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렇기에 어디를 다쳤는지 알 수도 없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2시간 동안 나의 컨디션을 체크하던 응급대원들은 결국, 서울에 있는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 병원에 까지 전화를 해야만 했다. 돌아온 대답은 다행히 이송이 가능할 것 같다는 답이었다. 뒤이어 가겠느냐고 물었고, 또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구급 대원에게도 미안했다. 너무 불안했지만,  나는 다음 날 방문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 와야만 했다.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고 있는 물리치료 혹은 작업치료 선생님들에게 SOS를 요청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려주셔서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

* 새벽 낙상&사고 일어났을 때 Tip  
   1. 감각이 없어도, 부딪힌 부위를 꼼꼼히 살펴본다(멍이 들었는지, 환부의 붓기가 있는지 등..)
   2. 조금 심각하게 붓거나, 멍이 들었다고 해도 당장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다음날까지 열이 나는지 관찰한다.
      *열이 난다면, 바로 병원 및 응급실로 GO! 출혈이 있거나, 염증 반응일 가능성 높음.

대부분 낙상 사고를 당한 직후, 많이 당황하고, 별의별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같이 발 동동해주신 응급대원과 가족들 그리고 선생님들까지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후, 어떻게 되었냐면? 나는 다음 날 우선 진료 예약이 되지 않아, 원래 다니던 병원으로 직행을 했지만, 담당 선생님이 안 계셔서 차에서 진료 접수를 해둔 후 8시간을 기다렸지만 진료를 볼 수 없었고, 바로 동네 병원(전에 마약 진통제 패치 사건이 있었던..)으로 가게 되었다. 의사는 다행히 다른 분이셨다. 진료를 하니, 당연히 X-Ray를 찍어보자고 했고, 결과 다른 곳은 이상이 없는데

꼬리뼈 골절 소견이 있네요!

그런데, 꼬리뼈 골절은 CT를 찍어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니, 의사 선생님은 자신도 하지마비 꼬리뼈 골절인 환자가 처음이라, 다니는 병원으로 가서 이야기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다시 현재 다니고 병원으로 전화했고, 마침 이튿날 담당의 진료가 있어서 예약이 꽉 찬 상황에 30분 양해를 해주셔서 13:30부터 시작이니, 13:00까지 오면 봐주겠다고 하셨다.


난 도착해서 선생님을 만나, 정황과 상황을 설명을 했다. 그리고 꼬리뼈 골절 된 것 같다고 했던 골절 소견을 전했다. 선생님은 CT를 찍어 보자고 말씀하셨다. 골절을 확인하더라도 사실 해줄 수 있는 처치가 없는 부위라고 말씀하셨다. 어쩌면 통증을 못 느끼는게 다행이라고.. 그렇게 진료를 마치고, 수납 후, 통합예약에 도착하니, 선생님이 CT가 한 달이 넘게 밀려있다고.. 꼭 찍어야 하는지 묻기도 하셨다. 그리고 재활의학과로 곧 전화를 거셨다. 그리고선 응급으로 바로 당일날 CT를 찍을 수 있게 배려 해 주신 덕에 잘 촬영하고 왔다. 다 낫는 시기도 최장 2달 정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욕창도 한번 없어 왔는데, 꼬리뼈 골절이라니.. 골절이라니.. 참 어이도 없다.


여러분들도, 이 시기 어디 아프지 마시고,
병원 갈 일 없이, 특히 휠체어 타시는 분들은
CIC 청결 잘 유지하시고, 정말 중요한 거 아시죠!
방광염 제일 조심합시다!
다들 잘 지내고, 추석도 잘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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