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관련 글이니 불편하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처음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죽음에 소망을 둘 수 밖에 없었던 나, 동역자들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도하면 또 다시 살고 있을 내가 두려워서..
나는 하나님께로부터 도망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살고 싶지 않았다. 너무 힘들었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하나님께 등을 졌다. 그 무렵 친한 대학 동기가 보낸 문자 한 통, 교회오빠라는 영화를 짧게 압축한 영상이었다. 그 밤, 내 마음을 울리던 그 대사 '나는 손익계산서를 적는다. 한쪽에는 하나님이 주신 것, 한쪽에는 잃은 것들을..'이라는 대사이다. 한참 그렇게 손익계산서를 마음에 적어 나갔다. 왠지 내가 잃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내가 얻은 것들은 참 많았다. 누군가를 생각할 줄 모르던 나에게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알게 해 주셨고, 아버지가 없던 나의 삶의 아버지가 되어 주셨다. 그리고 내 모든 선택에 언제나 그분은 그 선택이 100이 되게 만들어 주셨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 곧 하나님은 나에게는 없어선 안 되는 존재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해 겨울 내 나이 16살, 정말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나의 삶에 하나님은 찾아오셨다. 그리고 23살 그때까지 하나님은 늘 나와 함께 계셨음을 늘 나는 느꼈다. 그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와 죄송함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나의 생각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던 교만함, 오만함, 교회에 나가니, 교회에 나간다는 그 사실이 나가지 않는 사람에 비해선 낫다고 생각하는 면제부가 되었고, 내가 쟤보다는 낫잖아..라고 생각했던 그 모든 순간들, 그 많은 것들을 나에게 허락해 주신 하나님 앞에 나는 '내 팔, 내 다리 못 내어 드리겠어요.. 이 삶이 마치 나의 삶인 것처럼..'여기고 살아왔던 날들을 하나님 앞에 눈물로 회개했다. 하루하루가 철저히 무너졌고, 그 삶 속에서 나는 다음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나에겐 부모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나를 책임질 그 누구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 다음엔 생을 그려갈 자신이 없었다. 죽음 밖에는 그려 넣을 수 없는 인생이었다. 그 인생에 찾아와 주신 분은 나와 함께 아파하고 계시다고 말씀하셨다.
철저히 무너진 삶 속에서
하나님 나에게 역사하시고
믿음의 시선을 허락하사
주를 주목하게 하시네
때로는 견디기 힘들 때도
하나님 언제나 함께 하시며
은혜와 진리의 성령주사
주만 바라보게 하시네
내가 봅니다
영원한 주를 봅니다
귀로만 들었으나
이젠 봅니다
내가 봅니다
존귀한 주를 봅니다
연약한 내 영혼이
이제 주를 봅니다
-욥의 고백, 이원진-
욥처럼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여정을 나에게 허락하신 하나님, 하루하루가 예측할 수 없는 나날들이어도, 그분이 나의 위로가 되었고, 하루 끝 아프고 힘든 그 새벽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그 시간이 나를 버티게 했다. 처음에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의인에게..?'라는 질문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왜 사탄의 손아귀에 두시는지.. 나 또한 지금도 그렇다. 다 무너졌다고 생각했던 삶, 정말 철저하게 부서진 삶, 너무나 짧은 시간에 너무 큰 고통을 겪어서 그분의 은혜와 사랑을 정말 깊게 경험했고, 알게 되었다. 이런 인생도 차라리 괜찮은 것 같다. 내가 누굴 믿는지 정확히 아는 삶이니까, 편안하게 살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매일이 힘겹고, 아프고, 막막함의 연속인 삶도 주님 기억하는 삶이면 그게 더 괜찮은 삶인 것 같다. 천국에 닿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