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사실 한가지도 없다.
이 글을 처음 읽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나를 소개하자면,
대기업 계열사 입사 4개월 만에 승진
대표 직속 사업전략팀에서 근무
그룹사 해체 후 한 첫번째 창업이 알려짐
두번째 창업으로 다양한 능력 획득 실제 6만 다운로드의 서비스를 PM이자 CTO 겸임으로 출시함
어느 조직에 가든 → 계획을 세우고, 구조를 만들고, 일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사람.
안되면 내가 파서라도 그 직무를 해내는 사람- 멱살 잡고 추진하는 사람이었다.
(벨빈의 팀롤 밸런스에서도 97점의 SH 였으므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스퍼거증후군의 성향과 매우 다르다)
나는 40대에 병원에서 ASD 1형(아스퍼거 증후군)과 ADHD 진단을 받았다.
즉, 개성은 강했지만 사회적 성취와 조직 경험을 충분히 쌓아온,‘사회에 녹아든 아스퍼거’라 할 수 있다.
나는 사회생활을 통해
내 직장 내에서 자기애성 인격장애(NPD) 성향의 인물을 조직에서 배제하는 과정를 겪었고,
회사원 시절에는 나르시시스트의 표적(target)이 되었으나, 그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오히려 그에게 여러 차례 공개적인 반박과 면박을 준 적도 있다.
그 이후,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동료들로부터 감사의 메시지를 받았던 경험도 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나는 “아스퍼거 vs 나르시시스트”를
뇌피셜이나 유튜브 사례 몇 개로 설명하는 글에 쉽게 지친다.
유튜브·커뮤니티 사례는 표본 편향이 심하고
특히 오랜 배우자 관계를 겪은 사람의 경험담은 → 개인 간 역동이 크게 개입된다.
즉, 문제가 그 사람이 아스퍼거/나르시시스트여서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케미컬' 이라고 하는 그 둘 사이의 관계 역동때문인 경우가 많다.
내가 알던 걔도 아스퍼거인데 얘도 그러니까 그렇다-는 결론을 보고 유추하는 방식에 가까운데,
DSM 4나 5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다른 질병임에도 유사하게 표현되는 것들이 많다.
즉 핵심 특징이 아닌 것에 꽂혀 원인-결과를 오인하는 <결과론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아스퍼거증후군 남편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따르자면
발병률은 10%를 족히 넘어갈 듯 하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진단이 없어도 자신의 배우자는 아스퍼거증후군이다...
결국 그것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해야지만 견딜 수 있기에 그렇게 태깅을 한 것이며
아스퍼거증후군 입장에서는 이는 '오명'에 가깝다.
실제로 헷갈리는 조합은 ASD ↔ NPD가 아니라
‘충동성이 강한 회피성 성격장애(AvPD 변형)’ ↔ NPD다.
이들은 나르시시스트가 하는 행동을 거의 다 한다.
거짓말도 수시로 하고, 자존감이 낮으며, 충동성이 강한 경우 외현적 나르시시스트 같은 행동도 한다.
대신 내부 동기와 뇌의 방향성이 다르고
불안이 베이스이다. 불안을 근간으로 하는 성격장애 C형인 만큼 말이다.
나르시시스트는 관심이 남을 향해 있다.
관심의 초점이 항상 타인에게 있음→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지지 기반, 파벌, 플라잉 몽키가 필수
함께 욕해 줄 사람을 만들기 위해 이간질과 왜곡에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지 않음
남을 괴롭히고, 그 괴롭힘으로 얻는 만족이 목적이다.
특징적으로,
거짓말을 매우 잘하며
들키기 전까지는 거짓말이 아니라고 믿고
들키면→ “왜 그걸 밝혔느냐”가 문제라고 주장함 (본인에 대한 음모, 밝힌 과정을 문제 삼음)
이는 도덕의 문제라기보다 인지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NPD의 자기중심적 인지 왜곡)
아스퍼거는 관심이 자신을 향해있다.
아스퍼거는 자폐 스펙트럼 중에서도 지능 손상이 거의 없는 집단이다.
그래서 “내가 이상한가?”라는 질문을 진짜로 이해하기 위해 던진다.
상황 설명을 과도할 정도로 자세히 한다.→ 판단을 구하기 위해서다.
아스퍼거의 핵심 차이는 인지적 공감(cognitive empathy)이다. 인지적 공감은 그냥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 (상황, 처지, 문제)을 기반으로 한다.
정서적 공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되려 연구에 따르면 ,정서적 공감은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거나 유사하다.
Baron-Cohen et al., 2004 The empathy quotient (EQ)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23/B:JADD.0000022607.19833.00
이것과 관련된 에피는 나에게 수십개가 있다.
이렇듯, 아스퍼거들은 거짓말, 아닌척을 잘 하지 못한다. 순식간에 둘러대기를 하는 영역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정신의학과 전문의이자 신경 인류학자인 박한선은 이렇게 표현한다.
"거짓말은 옳지 않은 행동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거짓말은 아주 중요한 발달적 과제이자 인지적 능력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아이는 거짓말을 잘하지 못합니다.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일견 순수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는 아이입니다.
인간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높은 수준의 마음 읽기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언어와 예술, 문학, 협력 등 인간만의 다양한 문화를 일구어냈습니다. 이러한 능력의 기저에 바로 ‘거짓말 모듈’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려면, 일단 자신과 상대가 서로 다른 진실을 마음속에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폐 환자에게 부족한 능력이죠. 동시에 내 마음속에, 상대의 생각이 흘러가는 과정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컴퓨터로 치면 일종의 멀티 부팅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상대의 의도 파악을 위한 영역이, 자신의 본래 인지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게다가 상대도 동시에 나와 똑같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해해야 합니다. 대단히 어려운 인지 과정입니다. "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24924)
ASD / ADHD
→ 유아기·아동기부터 명확
반사회성 / 나르시시즘
→ 사춘기 이후 강화
→ 환경·후천적 요인의 영향 큼
이 점에서 두 집단은 신경발달적 기원부터 다르다.
이 부분은 자폐나 ADHD와 매우 다른 부분이다.
(이 부분이 궁금하다면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뇌과학자 제임스 팰런의 세 다리 이론이 접근이 가장 쉽다)
James Fallon – The Three-Legged Model of Psychopathy
Fallon, J.H. (2013). The Psychopath Inside
“아스퍼거가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도 있나요?”
“나르시시스트가 아스퍼거일 수도 있나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솔직히 한숨이 나온다.
이건 단순한 호기심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 로직을 이해하지 못한 채 개념을 섞어 쓰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은 이론적으로는 성립 가능하다.
다만 확률은 매우 낮다.
두 집단은 기원도 다르고,
행동이 발현되는 신경 메커니즘도 다르다.
일부 연구에서는 ASD 특성을 가진 사람이 나르시시스틱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언급하지만,
이는 공존이 아니라표면적 행동 유사성에 가깝다. 연구 전반의 결론은 일관된다.
ASD와 NPD의 공존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매우 희귀하다.
또 하나 짚고 가야 할 점이 있다.
아스퍼거는 규칙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해 일반 인구 대비 범죄율이 낮은 편이다.
국내외에서
“스스로 아스퍼거라고 주장한 중범죄자” 사례를 보면
실제 진단은 반사회성/사이코패스로 귀결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행동이 비슷해 보인다고 기원이 같아지지는 않는다.
이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폐 스펙트럼(ASD)은 선천적 신경발달 특성이다.
감기처럼 걸리거나 성인이 되어서 변신하는 개념이 아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사실 <후천적 인격 특성이 선천적 신경발달 장애로 바뀔 수 있나요?>
라는 질문과 같다.
답은 명확하다. 아니다.
그럴 리 없다. 사람이니까 한다.
다만 방식이 다르다.
아스퍼거가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싫은 이유
문제 되는 행동
논리적 근거 가 존재한다.
없는 말 지어내기, 집단적 조롱, 성적·인격적 비하를 놀이처럼 반복하는 행태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의 패턴이다.
차이는 여기서 결정적으로 갈린다.
아스퍼거:
→ 문제 해결이 끝나면 감정도 가라앉는다.
나르시시스트:
→ 타인을 깎아내리며 자존감을 충전하기 때문에
다음 표적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르시시스트
→ 사실이 아니어도 험담을 만든다.
→ 플라잉 몽키를 모은다.
→ 관계 갈등 자체가 에너지 공급원이다.
아스퍼거
→ 원래 혼자 파고 있는 주제가 있다.
→ 집에 가서 혼자 논다.
→ 남 험담을 위해 시간을 내는 건 에너지 대비 효율이 너무 나쁘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군가가 나를 험담하고 있을 때,
논문을 찾고
관련 드라마·다큐를 정주행하고
피아노를 치고 종이접기하고, 게임도 하며
글을 써서 진짜로 의견을 구했다.
이게 내가 이상한지, 상대가 이상한지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작은 회피성 거짓말은 가능하다.(“누가 내 과자 먹었어?” 같은 수준)
하지만
여러 사람이 얽히고
맥락이 복잡해지는 거짓말은 금방 들키거나 애초에 시도하지 않는다.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 구조의 문제다. 안 들키게 할 수 있는 순발력이 없다.
나는 한 정치인이 타 정치인을 비난하며
“아스퍼거 같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보고 1년 넘게 문제 제기를 했다.
왜냐하면:
아스퍼거는거짓말과 둘러대기가 서툰 것이 특징이고,
그 정치인은 해당 특성과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혐오 표현 문제를 지적했고
발달장애 병명을 B군 인격장애에 갖다 붙이는 행위의 위험성을 설명했고
해당 발언이 왜 잘못되었는지 보좌관의 SNS까지 찾은김에 여러루트로 끝까지 전달했다.
이런 집요함, 그리고 지금 이렇게 장황한 글. 이 역시 아스퍼거적인 특성이다.
(난 이것 말고도 몇 년씩 파서 성과를 본 것들이 꽤 많다. 심지어 법의 최초사례가 된 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