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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eokc Jul 16. 2022

어디까지 가 보고 싶나요?

"창문을 열면, 우주"(문경수)

코로나19로 행동 반경이 좁아진 후 '여행'이란 키워드가 등장하는 책은 의도적으로 손에 들지 않았다. 친구가 선물해준 이 책을 무심코 열어 버린 건 '우주 여행'도 '여행'이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와 서호주 울프크릭 운석공, 몽골 고비사막의 화석 발굴 현장과 알래스카 오로라 관측까지 '탐사'라는 이름으로 써진 여행기를 읽어 버리고는 '혼자 당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섬북동 사람들과 함께 읽기로 마음 먹었다. 혼자 배 아프면 아플 뿐이지만, 함께 배 아프면 뭔가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얼 여행기였던 1부와 달리 2부 부터는 작가의 직접 경험이 아니라 달과 화성 등 누군가의 체험담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밤하늘의 별처럼 흩뿌려진 우주 탐사 이야기를 라디오에서 별자리 신화처럼 재밌게 얘기 해주려 노력했다는 의지는 보였다.  

저자 문경수는 과학 탐험가라고 한다. 인터뷰를 찾아보니 첫 커리어를 프로그래머로 시작했지만, 과학 분야 기자를 거쳐, 나중에는 과학 탐사 여행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2007년 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6명이 서호주 탐사여행을 함께 떠났고, 그것을 계기로 2013년 몽골 고비사막에서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 탐사 팀에도 합류하고, 2015년에는 알래스카에서 오로라 관측도 했다고 한다. 과학 독서 모임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섬북동 멤버들이 동요했다. 우리도 뭔가를 해보자고. 뭐... 언젠가 뭐라도 되겠지. 아니, 생각해보니 이미 책도, 잡지도 만들지 않았는가. 섬북동 짱! 참,  JTBC ‘효리네 민박’에서 마당에 텐트를 치고 제주를 탐험하러 다니던 과학 탐험가 손님이 바로 이 분이었다고 한다. 



1. 책에 대한 소감

J_재미 없었다. 저자의 실체가 뭔지 궁금해서 방송까지 찾아봤는데 그것도 재미가 없더라. 나랑은 안맞다. 홈페이지를 봐도 전문가라기 보다는 섭외 당하기를 기다리는 출연자 같다. 나로호 발사하는 데 다녀 왔다고 과학 탐험가는 아니지 않나.

Y_나도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같은 돈을 가지고 우리는 안 가는 곳에 가서 뭐든 경험을 했으니 약간은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지. 이 책에 나오는 3번째 달 탐사 주인공이 쓴 책  '플라이 투 더 문’이 정말 재밌다. 과학자나 군인 스타일로 팩트만 나열했지만 유머도 있고 바른생활 사나이 캐릭터가 재밌다.

K_많이 졸리더라. 아직은 우주보다는 지구에 관심이 있다. 앞쪽은 지구의 흔적에 대한 얘기라 재밌었지만 뒷쪽은 우주와 발사 등 지루했다.

D_나는 재밌게 본 한명. 1부도 재밌지만 2부의 화성, 달 탐사 뒷 얘기가 재밌어서 조카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H_아직 앞 부분만 읽었는데, 소소하고 디테일한 이야기가 궁금한데 다큐에서 봤을 법한 내용이라 별로였다. 뒷부분에는 도전적인 내용이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다른 분들 얘기를 들으니 다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2. 우주 MBTI

Q. 당신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감상에 젖나요?

D_'와, 진짜 아름답다!' 정도. 예전에 산악부로 설악산에 갔는데 그 때 은하수라는 걸 처음 봤고 26년이 지났는데도 기억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K_별이 보이는 장소에서는 일단 마음 상태가 준비 되는 것 같다. 도시에서 잘 볼 수 없으니까. 몽골에서는 아름답다를 넘어 눈물이 날 것 같이 뭉클했다. 세상에 우리만 있는 것 같아 같이 있던 사람들이 애틋하게 느껴지고, 우리가 하는 걱정은 사소한 것이구나 느끼게 만드는.

S_반짝거리니까. 시각적인 자극에 감동받는 건 자연스럽지 않을까. 뭔지 모르는 무해한 것이라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까.

E_밀양에서 별을 보면 쏟아질 것 같다. 이러다 내가 별을 받아야 겠다 싶을 정도로. 요즘도 내려가면 해먹에서 누워서 아무 생각도 안하고 멍 때리며 한 시간 정도는 별을 본다. 

H_어린시절 시골에 살 때는 매일 밤 북두칠성을 확인했다. 나중에 커서 인도 여행을 갔을 때 게스트하우스 사람들과 청정지대 호수에 나가 별을 봤다.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보는 별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무리 메마른 사람이라도 말랑해지는 풍경이 아닐까.

J_책에 군대 갔을 때 별을 보고 공부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나도 군대에서 기합을 받고 초소에 올라가서 밤 근무를 서는데 유성우가 거의 이틀 동안 계속 떨어졌다. 그걸 보고 동생에게 별자리 책을 하나 보내 달라고 했는데 안 보내줬다. 그때 내가 별자리 책만 봤어도…


Q. 위험을 무릅쓰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나요다음 중 어디까지?

a.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 방문

b. 서호주 피너서클 사막 캠핑

c. 몽골 고비사막 공룡 화석 탐사

d. 미국 유타주 화성탐사연구기지 선외활동 훈련

e. 블루오리진 뉴 셰퍼드 우주 경계 체험 관광

f. 국제 우주정거장 9박 11일 체류

g.  스페이스X 달 탐사

h. 화성 이주


Y_a.b.c.까지만. 우주에 관심이 없고 나가면 죽을 것 같다. 서호주 피너클 사막이 멋지게 표현 되어 있어서 가고 싶었지만, 구글 지도를 찾아보니 무서워서 못 가겠더라. 밤에 유령처럼 보일 돌 기둥이 수십 개가 서 있다.

D_나도 a.b.c.

K_a.b.c. 인간이 너무 탐욕스러운 것 같다. 우주까지 나가다니. 지구가 망하면 지구에서 없어지면 되지.

E_달 탐사까지는 해보고 싶다. 무게가 나가서 중력에 영향을 받는 편인데 우주에서 '나도 뜰 수 있다' 그런 걸 체험해 보고 싶다. 그래서 내가 수영을 좋아한다. 달도 그런 식으로 재밌을 것 같다.

S_나는 e. 방송에서 봤는데 유재석이 체험하는 걸 보니 잠깐 가 봐도 좋겠다 싶었다. 나머지는 얘기만 들어도 울렁울렁...

J_난 a도 안 간다. 숨도 못 쉰다는 데 천문대를 뭐하러 가. 오로라 정도라면 모를까.

H_난 e. 돈이나 시간 등 아무 생각 안한다면.



Q. 히스토리 vs 빅 히스토리, 어느 쪽에 관심이 큰가요? (인간이 문명 생활을 하며 기록을 남긴 1만년 vs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이후)

A. 만장일치 히스토리~! (이런 분들에게 이런 책을... 죄송합니다...;)

J_난 둘 다 관심 없다. 미래만 관심 있다. 우주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다.


3. 50년 전 아폴로 달 착륙처럼, 개인적으로 우주에 관한 호기심이 솟구친 특별한 경험이 있는지? 스페이스 X, 나로호 등 발사 장면을 찾아 봤나요?

D_뒤늦게 뉴스로 보고 실시간으로 못 본게 너무 아쉬웠다. 나로호 발싸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이번 책도 사 보게 되었다.

J_발사 때도 봤고, 스페이스 X 돌아 오는 것도 찾아서 봤다. 그런 행위 자체가 감동적인 것 같다.

S_국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인 것 같다.

H_이제 우리를 함부로 건들지 않겠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으로 위협받는 건 덜해지겠다, 단순히 우주 과학으로 선진국이 된다는 것 보다는 정치적인 입지가 생긴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E_회사에서 사업장님에게 얘기했더니 1층 로비에서 큰 TV로 같이 보자고 했다. 이과생인 사업장님이 그게 얼마나 위대한 사건인지 썰을 다 풀어줬다. 

Y_ 우주선은 초등학생 때 까지만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고흥에 유자 관련 취재를 갔는데, 농장주가 거기 나로호 발사지가 있다고 하더라. 나는 보러 가지 않았지만 그 지역 사람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라. 그래서 나로호 하면 유자가 생각난다.


4. 영화 '그래비티', '컨택트', '프로메테우스' 등 우주영화를 봤나요?

K_'컨택트'를 보면 우리가 너무 잘난척하면서 우주에서 다인 것처럼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오만한 게 아닌가.

E_'승리호', 우주에 있는 기분으로 몰입해서 봤다. 지구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우리가 우주로 나갈 수 있겠다. 생각보다 혈실감이 있는데 하면서 상상력이 자극되고 재밌게 봤다.

Y_'그래비티'와 '마션' 둘 다 우주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얘기라 좋았다. 

S_'그래비티'를 볼 때 숨이 막히는 느낌으로 심호흡을 했다. 웜홀, 블랙홀, 시간 등 너무 잘 그래서 두 번 세 번을 봐도 재밌더라.

J_다 재밌게 봤다. '패신저스'까지. '컨택트'와 '프로메테우스'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얘기고, '라이프'도 그렇다. '문폴'은 정말 환상적인 영화다. 달 자체가 외계 생명체라는 생각. 그 달에서 지구 인류를 만들었다는.

H_책에도 나오는데 스탠리 큐브릭이 1968년에 제작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너무 좋아서 지금도 가끔 본다. 우주 탐사팀이 떠돌다가 공기가 없거나, 그런 특수한 환경에서 겪는 일을 시트콤처럼 에피소드 별로 만들어서 재밌다. 엄청난 과학 기술은 아니지만 그 시대에 그 정도면 잘 만든 것 같다.


5. 각 에피소드 말미에 소개한 음악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유 '밤편지', 박보검 '별 보러 가자', 돈 매클린 '빈센트', 인디아나 존스 OST 'Raiders of the Lost Ark', 마이클 잭슨 '힐 더 월드', 태연 '불티', 심플플랜 '애스트로넛', 김현철 '달의 몰락', 비틀즈 '헤이 주드', 데이비드 보위 '스페이스 오디티', 김동률 '출발', 방탄소년단 '문차일드', 넬 '홀딩 온 투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OST 'I'm Going Home', 들국화 '행진', 성시경 '태양계',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존 레넌 '이매진', 김윤아 '고잉 홈', 하연 '아이즈 온 유', 태연 '그래비티', 프랭크 시나트라 '플라이 미 투 더 문', 김국환 '은하철도 999', 유미 '별', 비틀즈 '어스로스 더 유니버스', 여행스케치 '별이 진다네', 심규선 '창백한 푸른 점'


D_데이비드 보위 '스페이스 오디티', 넬 '홀딩 온 투 그래비티'를 계속 들었다. 데이비드 보위가 달 착률을 연상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중간 중간 그런 요소들이 있어서 좋더라.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도 나온다. 넬은 예전에 좋아하던 가수.

S_심플플랜 '애스트로넛',  방탄소년단 '문차일드' 빼고 다 아는데다, 우쿠렐레로 치면서  놀았던 노래들. 내가 별 노래를 이렇게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다 좋아한다. 

K_예전에 보위를 좋아했어서 '스페에스 오디티'가 좋았고, ' 어크로스 유니버스'가 가장 기억엔 남든다. 아이유의 '밤편지'도 좋아한다. 뒷쪽 부분은 읽다가 잠이 와서 음악을 들었더니 더 잠이 와서 침대에 누웠다.

J_책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배경 음악을 깔아 봤는데 그래도 재미가 없더라.

E_'밤편지', '별 보러 가자' 등 유명한 곡들이라. '달의 몰락', '행진', '다시만난 세계'도 아는 곡들이었다.


*

지금 당신의 창문을 열면?

Y_맞바람이 통해야 된다

K_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

J_덥다

E_바다 고래(feat. 우영우)

H_초록색 오로라(보고싶다)

D_나가야지 나가야지 하는데 귀찮아서 못 나가고 있다, 백패킹을 가야지 가야지 하는데 귀찮아서 못 가고 있다

S_언젠간 보겠지 별

*


2022년 7월 9일(토) 오전 10시 30분 줌 모임

‘창문을 열면, 우주’ by 문경수

참석자: E, Y, K, S, H, D, J, M (총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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