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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으니 Jul 26. 2022

직업의 세계

조선잡사

강문종, 김동건, 장유승, 홍현성 4명의 교수가 함께 쓴 <조선잡사>는 조선 시대의 직업의 모든 것을 다룬다. 흔히 사극 드라마에 나왔으나 관심을 두지 않아 스치듯 지나쳤던 직업은 물론,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조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선잡사는 역사학자들이 쓴 책이나 너무 학문적이지 않게, 대중적으로 풀어서 쓴 글이라 조선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그려지는 책이었다.


책은 참 재미있었는데. 발제자(=나)가 요즘 독서 발제보다 우영우 덕질에 빠져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살짝 아쉬웠던, 모임이었다. 책 얘기를 하다가도 자꾸 끝은 우영우앓이를 읊는 발제자로 인해 최단기(?) 모임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모임 장소라도 조선에 온듯한 한옥마을로 정했다고 한다.)  


그럼, 삐걱대는 이준호 아니고 발제자가 함께했던 시간. 

짧고 굵었던 조선잡사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 

책 읽은 소감 (감상평)

 _ 흥미롭게 읽었다. 조선의 거리를 활보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이 책에 나온 조선의 여러 직업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가 나와도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_ 직업에 대한 여러 주제를 다루어서 신선했다. 그걸 또 일상적인 용어로 풀어서 더 재미있었다. 읽을수록 초반과 달리 소재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그리고, 너무 끝까지 읽기 편했는데, 이렇게 직업 소개를 하고 갑자기 얘기가 끝나는 느낌이었다. 나는 아직 더 읽고 싶었는데,,,   차라리 직업 수를 줄이고 조금 내실 있게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책 자체는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_ 책의 구성이나 기획 방향성은 좋았다. 실제 책에서 따온 내용을 소개해주거나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되었다는 걸 알려줘서 좋았다. 그리고, 보통 드라마에선 그려지는 게 실제론 이랬다 이런 내용들도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챕터 끝에 꼭 현대화스럽게 덧붙이는 말이 갈수록 거슬렸다. (특정 교수의 스타일) 그것만 안 붙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_ 나는 마포문화원 일을 3년 정도 했다. 그래서 교수들이 이 정도로만 원고를 주면 편집자가 고생할 일이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 교수들이 현대적으로 써서 편집자로서 보기 좋았다. 의 말처럼, 마지막 멘트는 나도 좀... 근데 원래 교수님들이라 그건 어쩔 수 없다. 이 책은 사실 드라마 준비를 위해 자료조사 차원에서 읽게 되었다. 워낙 많은 직업들이 나오다 보니 자료용으로 좋아서 사게 됐고, 실제로 사극을 준비할 때 이 책에 나오는 직업을 활용해서 썼다. 공부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현대극을 작업하면서... (이하 생략) 

 _ 재미있게 읽었다. 예나 지금이나 직업은 많고 다 각자에 맞는 직업을 갖고 힘들게 살고 있구나 싶었다. 최근에, 조대박(웹툰)을 보는데 이 책에 나오는 직업이 그 웹툰(조대박)에 다 나온다. 정말 재밌다. 이 책을 보면서 조대박이 잘 만들어진 책이구나 싶었다.


 흥미로웠던 직업

 _ 거의 모든 직업이 흥미로웠다. 조선에도 플로리스트가 있었다니! (_ 책 속에 플로리스트의 작품은 허술하게 되어 있는데 실제 미술관에서 본 작품은 정말 꽃 같다.) 강을 대신 건너는 월천꾼 같은 건 사극에서 지나가는 장면처럼 봤었는데, 그게 직업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식으로 신선하고 흥미로웠던 직업이 많았다. 원숭이 조련사 (농후자) 부분이 나왔을 때는, 조선에도 동물 학대는 여전했구나 싶었는데, 막판 반전으로 동물을 때리지 않았다고 그래서 돈을 못 벌었다고 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_ 앞쪽, 여자들의 직업에 대한 부분들이 흥미로웠고, 수모(신부 도우미)가 주례를 한다는 거에 관심이 갔다. 드라마도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담기도 좋고, (_ 곧 드라마로 나와요~) 업히는 걸 좋아해서 월천꾼 직업도 흥미로웠다. 짚신 만드는 직업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사례들을 보면서 지금도 그런 직업이 있나 생각했다. (_ 우리 할머니도 밀짚모자 만들기 알바를 했었다. 지금도 그런 일은 있다. 다만, 돈을 못 벌 뿐.)

_ 매골승 직업이 흥미로웠다. 조선시대 스님이 어떤 식으로 이어졌는지 모르다가 그런 일을 하면서 근근이 이어져왔구나 싶었다. 가체장 부분에서는 생각보다 가체사가 무서워서 깜짝 놀랐다. 나쁜 놈들 머리로 가발을 만든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_ 직업은 모르겠고, 집을 살만큼 벌었다는 직업이 몇 개 있었는데, 옛날엔 더러운 일을 하는 직업이 잘살았던 것 같다. 똥 치우는 직업 같은(분뇨처리 업자 또는 예덕 선생). 그리고 이 책에 예술과 기술로 분야를 나눴는데, 우리한텐 그림 그리는 것도 예술인데, 조선에서는 무형의 것을 하면 예술, 유형의 것을 만들면 기술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효가 사당패라는 것도 흥미로웠고, 사당패가 하는 것이 카포에이라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_ 거의 모든 직업이 흥미로웠다 222. 그중에서도 가체장, 마경장이 흥미로웠다. 거울 닦는 걸로도 돈을 많이 벌었다니.. 가체가 무거워서 여자들이 죽기도 했다니. ㅎㄷㄷ (_ 마포문화원 할 때 그런 일화는 많이 봤다. ) 매를 대신 맞아주는 직업도 흥미로웠다. ( _횟수는 정해져 있어도 강도는 정해지지 않아서 매 때리는 사람 맘만 잘 구슬린다면. ㅎㅎ) 방직기의 로맨스도 흥미로웠다. 


내가 조선에 살았다면, 해보고 싶은 직업 / 어울릴 것 같은 직업 추천

 _ 서수 해보고 싶다. 크게 관련은 없지만, 캘리그래피에 관심도 많고 해서, 붓글씨 쓰는 서수. 전기수도 해보고 싶다. 말하다가 끊어서 돈 버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 (물론, 그만큼 재미나게 말해야 하지만,)  / 추천받은 직업: 체력이 좋아서 월천꾼, 프로따릉러로 편지 전하는 일 (전인과 글월비자), 인간 메신저 보장사  

_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일하게 해 볼 수 있는 직업이 전기수였는데, 맞아 죽을 수도 있다고 해서 흠칫했다. 나는 못할 듯. / 추천받은 직업: 숙사 입주가정교사 어울렸을 듯 

 _ 나는 할 수 있는 직업이 거의 없던데? 스탠딩 코미디언 (재담꾼)이나 공연가 정도? / 추천받은 직업: 재담꾼 잘했을 듯! 

 _ 아까도 말했듯이, 짚신, 수모하고 싶다. 거울 닦는 것도 해보고 싶다. / 추천받은 직업: 수모, 매분구(화장품 판매원) 정말 잘했을 듯  (이날도 치실 대신 추천한 제품에 다들 혹했다능) 

 _사당패(조선판 카포에이라) 근데 조직생활은 못할 듯. 활을 만드는 일 정도? / 추천받은 직업: 각수(글씨 새기는 사람), 


새롭게 알게 된 사실

 _ 망나니의 뜻이 막내아들일 수도 있다는 가설이 신선했다. 심봤다라는 말이 자랑이 아니라 그 주변 우선권을 갖기 위함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_거의 모든 게 새로웠는데, 채소가 귀했다는 게 신기했다. 

 _ 뱀잡이를 상세하게 묘사한 게 신기했다. 은비녀를 어디에 쓰는지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있어서 당황했다. 

_ 박연의 눈이 안 보일 수도 있다는 거에 깜짝 놀랐다. 맹인에 대한 대우가 좋았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전기수가 말을 잘해서 죽었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_악기에 대한 대우가 좋았다는 게 신기했다. 이 책에서도 사람들이 소설을 많이 본다. 지금도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다. 은비녀 얘기도 조대박에서 다 나온다. 

 

그밖에 아무 말 대잔치 (이 얘기가 어디서 나온 거지? )

-조선시대에는 양반은 이혼을 하려면 임금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못생긴 여자와 결혼해 도망가면 곤장을 맞았다. 평민은 이혼이 자유로웠다. 

-우리가 조선에서 가장 많이 이용했을 법한 서비스는?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전기수에게 돈을 주고 이야기를 들었을 것 같다. / 가체는 다 사용했어야 하니까, 기본 옵션 / 월천꾼은 조선의 에게 맡기자. / 똥 치우는 것도 이용했을 듯 / 

-조선의 직업만 봐도 우리는 흥의 민족이 확실합니다!

-(도자기 굽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 등) 조선 직업에 대한 대우가 달랐다면 우리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 같다. 

-천직이란 게 있는 것 같다. 일이 버거워 도망쳐도 결국 같은 직업으로 돈을 번다. 


그 밖에, 조선잡사와 관련 없는 우영우 덕질, 드라마 덕질로 이어지며 모임이 끝났다. 

 


<조선잡사> (강문종, 김동건, 장유승, 홍현성│민음사)

2022.07.23일 10:30

1인1잔

참석자: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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