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후 조사’를 기다리는 동안, 유럽은 ‘사전 증명’을 요구합니다
핸들을 잡지 않아도 차가 달립니다.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집니까.
미국과 유럽은 이 질문에 정반대의 방식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테슬라 FSD가 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는 자와, 문 앞에서 증명하는 자
미국에서 테슬라 FSD는 도로를 먼저 점령했습니다. ‘자기 인증(Self-Certification)’ 제도입니다.
제조사가 안전을 보증하고 출시하면, 정부(NHTSA)는 사고가 난 뒤 개입합니다. 출시 속도는 빠릅니다. 빈자리는 도로 위의 불확실성이 채웁니다.
유럽은 반대입니다. ’ 형식승인(Type Approval)’이 도로 앞을 먼저 가로막습니다. 안전함을 입증하기 전까지, 공공도로에 코드 한 줄도 올릴 수 없습니다. “믿어달라”는 호소 대신 “증거를 내놓으라”는 요구가 기준입니다.
같은 기술이 두 대륙에서 전혀 다른 속도로 달립니다.
160만 킬로미터와 4,500번의 시나리오
테슬라는 지난 18개월 동안 유럽 도로에서 FSD로 160만 킬로미터를 주행했습니다. 테스트 트랙에서 4,500회 이상의 시나리오를 완료했습니다. 수천 페이지의 문서를 네덜란드 차량국(RDW)에 제출했습니다.
이 숫자들은 기술 성능 기록이 아닙니다. 자기인증 방식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형식승인 체계 앞에서 스스로를 다시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테슬라가 택한 법적 경로는 두 갈래입니다.
UN R-171. 운전자 제어 보조 시스템에 대한 국제 기술 표준입니다. 고속도로 조건에서의 핸즈오프 주행을 허용하는 기준으로, 테슬라는 이 기준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유럽형으로 다시 설계했습니다.
제39조 면제(Article 39 exemptions). 기존 기준이 담아내지 못하는 기술에 한해 예외 승인을 허용하는 조항입니다. 기준에 맞추는 동시에, 기준이 없는 자리에서는 면제를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규정을 정면으로 통과하면서, 규정의 공백은 논리로 메웠습니다. 기술이 법보다 앞서 있을 때 열리는 창입니다.
숫자가 가릴 수 없는 ‘4초’
승인 소식 뒤에는 NHTSA 조사가 있습니다.
최근 사이버트럭 사고 데이터에는 충돌 4초 전 운전자가 시스템을 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기계의 무죄를 증명하는 숫자처럼 보입니다. 동시에, 결정적인 순간에 인간이 기계를 믿지 않았다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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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의 판단이 인간의 직관과 어긋날 때, 우리는 핸들을 뺏습니다. 4초는 그 흔적입니다.
유럽의 형식승인 제도가 다루는 것은 이 지점입니다. 기술이 얼마나 정확한가 가 아니라, 인간이 어떤 조건에서 그 기술에 제어권을 넘길 수 있는지를 먼저 검증합니다. 미국은 기술의 속도에 베팅했고, 유럽은 신뢰의 밀도를 먼저 쌓습니다.
네덜란드의 문이 열리면
승인 예정일은 4월 10일입니다. RDW가 승인을 내리면, EU 상호 인정 원칙에 따라 독일·프랑스로의 확산이 뒤따르도록 테슬라는 노력하겠죠.
유럽의 국가별 확산이 향하는 곳은 유럽 소비자만이 아닙니다. 미국 NHTSA의 조사 테이블 위이기도 합니다. 유럽의 형식승인을 통과했다는 기록이, 사후 조사 압박에 대한 방어 근거가 됩니다.
테슬라의 계획은 처음부터 둘이었습니다.
유럽 시장을 여는 것. 미국 규제에 답하는 것.
자율주행의 완성 시점은 기계의 정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규제가 만든 안전의 틀 안에서 인간이 핸들을 얼마나 편안하게 놓을 수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기술은 국경을 먼저 넘었습니다. 이제 질문은 하나입니다.
사후에 책임지는 자유를 원하는가, 사전에 검증된 통제를 원하는가.
출처: electrive.com, “Tesla FSD: European launch despite ongoing investigations in the US?”, 2026.03.20 /
Tesla 공식 X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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