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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택시 전쟁: Tesla,Waymo & 중국의 부상

두 갈래 길의 만남

by 조성우

자율주행의 미래를 두고 세계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이름은 Tesla와 Waymo입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길을 택했지만, 결국 같은 종착역인 ‘완전 자율주행’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여정에는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합류하고 있습니다.


Waymo, 안전을 설계하는 장인

Waymo는 다양한 센서를 조율하는 장인과 같습니다. 차량 한 대에는 29개의 카메라, 다수의 LiDAR와 6개의 레이더가 탑재 - 대당 12,000달러 소요- 되어 있습니다. 이 장비들은 고정밀 지도와 결합해 복잡한 도로를 풀어내는 눈과 귀가 됩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센서가 많아질수록 안전성이 강화되고, 실제 데이터도 이를 입증합니다. Waymo는 이미 5천6백만 마일 이상을 무인 주행으로 기록했으며, 그 사고율은 인간 운전자보다 낮습니다.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방식에서 기존의 완성차 제작사와 협력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재규어나 크라이슬러 같은 자동차 제조사의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이죠. 이러한 방식은 자체적으로 차량을 생산할 필요가 없어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뚜렷합니다. 고가 장비로 인한 비용 부담과, 도시마다 고정밀 지도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확산 속도가 느립니다.


Waymo는 현재 미국 내 여러 도시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일본에서도 파트너십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서비스는 미국 본토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Tesla, 도전하는 개척자

Tesla는 모험심 강한 개척자와 같습니다. 차량에는 8개의 카메라만 달려 있습니다. Musk는 LiDAR를 “쓸모없는 기술”이라고 단언하며 오직 카메라 비전으로 길을 읽습니다. "기술이 완벽해지면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대하며 야심찬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테슬라의 특징적인 파괴적 철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장점은 간결함과 효율성에 중점을 둡니다. 400달러의 저렴한 카메라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LiDAR 같은 고가 센서를 배제할 수 있었죠. 덕분에 이미 판매된 수백만 대의 차량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차량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직접 생산하는 '수직 통합' 전략을 통해 기술과 하드웨어를 완벽하게 통합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그러나 단점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입니다. 초기 주행에서는 차선 이탈이나 속도 위반 같은 오류가 보고되었고, 이로 인해 미국 교통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Tesla의 야망은 미국을 넘어섭니다. 2025년 로봇택시 출범을 알리면서 유럽과 아시아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특히 중국 상하이와 인도 도시권 진출이 잠재적 목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규제 장벽이 높은 만큼 실현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국, 제3의 거인

이 경쟁의 지평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세력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바이두(Baidu)의 Apollo Go와 포니.ai(Pony.ai), 디디 추싱(Didi Chuxing) 등은 이미 베이징, 우한, 선전 등 대도시에서 로봇택시를 운행 중입니다. 특히 바이두는 2023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3천 건 이상의 무인 호출 서비스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장점은 정부 주도의 빠른 인프라 구축과 도시 차원의 규제 샌드박스입니다. 단점은 해외 확장성입니다. 중국 내에서는 가속도가 붙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데이터 보안 규제와 정치적 긴장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수 시장만으로도 충분한 규모를 확보할 수 있기에 중국 로봇택시는 글로벌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용화 시점과 현실의 벽

Waymo는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등에서 운전석이 비어 있는 레벨 4 로봇택시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Tesla는 2025년 오스틴에서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아직은 안전 모니터가 동승하고 있습니다. Waymo가 신중한 검증의 길을 택했다면, Tesla는 빠른 확산을 목표로 실험적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바이두와 포니.ai는 이미 특정 구역에서 무인택시를 상업적으로 운영 중이며, 빠른 확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분석가들은 과도한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로봇택시가 수익을 만들기까지는 충전·청소·주차·원격 운영 등 숨은 비용이커서 현금흐름 손익 분기점까지 7~8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이는 상용화가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는 긴 여정임을 보여줍니다.


법과 안전의 나침반

Tesla와 Waymo, 그리고 중국 기업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궁극적 목적지는 같습니다. 그것은 안전한 자율주행입니다. 크루즈와 우버의 철수 이유(사고, 사망자 발생, 법적 문제)는 안전과 대중의 신뢰가 단순한 바람직한 요소가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위한 절대적인 필수 조건임을 명확히 합니다. 단 한 번의 중대한 사고도 이전의 투자 규모와 관계없이 즉각적인 운영 중단과 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이 신속한 배포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솔루션으로 자체적으로 조정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레거시 제작사들은 리콜 등으로 인한 실패비용의 손실을 경험한 바가 있어 DCAS등으로 버티는 등(?)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이의 반증입니다.


법과 제도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기술이란 선택지를 강요하는 대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만 던집니다. 그래서 법은 기술 앞에서 중립(technology neutrality)을 지키고 있습니다.


어느 길이든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면, 센서를 다층적으로 쌓은 장인의 길도, 카메라 하나에 미래를 거는 개척자의 길도, 정부 주도로 빠르게 확산하는 중국식 해법도 모두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도 다치지 않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입니다. 결국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면, 기술의 선택은 강요되지 않고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 자율주행 시대의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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