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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경찰차의 등장

사회적 신뢰라는 숙제

by 조성우

2025년 10월 4일, Autoblog의 자동차 전문 기자 래리 프린츠(Larry Printz)는 “자율주행 기술이 법 집행으로 확장되는 것은 필연이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미국 최초의 자율 경찰 순찰차 PUG(Police Unmanned Ground Patrol Partner)가

마이애미에서 공식 공개되며, 고속도로 순찰과 치안 유지의 미래를 예고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경찰차가 시민의 차량을 세우는 풍경이 낯설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보안관실(MDSO)이 공개한 이 ‘PUG’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AI가 공공 안전을 수행하는 시대의 서막을 의미합니다.




AI 순찰 플랫폼, PUG의 기술과 역할


PUG는 미국 경찰차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포드 익스플로러 기반 ‘폴리스 인터셉터 유틸리티’ 플랫폼 위에서 제작되었습니다.

버지니아의 퍼론 로보틱스(Perrone Robotics)가 기술을 공급했으며, AI를 통해 상황 인식, 사건 보고, 주거 및 상업지구 순찰을 자동화합니다.

이 차량은 단순한 순찰차가 아니라,

경찰력 증강 장치(Force Multiplier)’로 설계되었습니다.

1. 현장 대응력 강화

360도 카메라, 열화상 센서,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 그리고 실시간 공중 감시가 가능한 테더형 드론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PUG는 지휘 본부로 현장의 정보를 즉시 스트리밍하며 ‘눈과 귀가 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2. 데이터 통합 시스템

법 집행 데이터베이스, 차량 번호판 인식기(LPR), 범죄 분석 플랫폼과 연결되어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처리합니다.

이는 자율주행 AI가 단순히 도로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

치안 데이터 기반의 상황 판단을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3. 운용 효율성

최대 16시간 연속 운행이 가능하며, 비영리 기관 폴리싱 랩(The Policing Lab)의 추정에 따르면 대당 제작비는 약 15만~20만 달러 수준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인력 부담과 위험 노출을 줄여

자원 운용 효율을 높이는 혁신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신중한 접근: 단속보다 신뢰


MDSO는 PUG 도입을 ‘기술 실험’이 아닌 사회적 실험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1년간의 시범 프로그램 동안, PUG는 단속보다는 지역사회 참여(Community Engagement)에 초점을 맞춥니다.


보안관 로지 코르데로-스터츠(Rosie Cordero-Stutz)는 시민들이 이 새로운 순찰차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관찰하고, 그 반응에 따라 PUG의 정규 운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속도 제한이 있으며, 고속도로나 유료도로 진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용의자 추격’보다는 “존재감”과 “시각적 억제력(visible deterrent)”에 집중하고 있죠.


예를 들어, 범죄 다발 지역에서 단순히 순찰차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범죄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또한 허리케인 발생 시, 차량 창에 “대피 구역입니다”와 같은 공공 메시지를 띄워 시민들에게 알릴 수도 있습니다.


즉, PUG는 시민에게 위압감을 주는 로봇이 아니라,

공공 안전의 동반자로서 신뢰를 얻는 실험을 시작한 셈입니다.




자율 서비스가 직면한 진짜 과제: 신뢰


자율주행 기술은 인간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안전을 수학적으로 보장하려는 기술’로 진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경찰차처럼 공공 서비스의 얼굴이 되는 AI 시스템에게는 기술적 안전성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시민의 신뢰와 감정적 수용성(emotional acceptance)입니다.


1. 감시와 프라이버시의 경계

PUG는 LPR, 360도 카메라, 열화상 센서, 범죄 분석 플랫폼 등 다중 감시 기능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이는 ‘움직이는 감시 플랫폼’이라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두바이는 2023년부터 안면 인식 순찰차를 운영 중이며, 개인 정보 보호와 대규모 감시에 대한 윤리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 법적 권한과 책임의 공백

AI가 식별, 정지 명령, 현장 생체 인식 등록 등을 수행할 때, 법적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또 시민이 무인 차량의 명령에 불응했을 때, 그 상황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은 향후 자율 공공 서비스가 풀어야 할 법적 숙제입니다.


마이애미의 PUG 프로젝트는 응답 시간, 범죄 억제 효과, 경찰관 안전, 시민 신뢰 이 네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될 예정입니다.

이는 기술의 완성도보다 ‘사회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자율주행 성공의 핵심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자율 경찰의 세계적 흐름


이는 미국만의 시도는 아닙니다.

두바이는 2023년 10월부터 얼굴 인식 순찰차를 도입해 주택가를 감시 중이고, 베이징은 2024년 1월부터 대규모 행사, 군중 통제, 긴급 대응용으로 자율 순찰차를 투입했습니다.

플로리다는 그 흐름의 미국 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콜로라도, 네바다, 텍사스 등

여러 주가 이미 상업용 자율주행차 운행을 합법화했으며, 이는 경찰·재난 대응·공공 서비스 전반으로의 확장을 예고합니다.

즉, 각국은 기술보다 ‘사회적 합의 모델’을 먼저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론: 기술의 필연, 신뢰의 조건


PUG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닙니다.

이는 “AI가 인간 대신 공공의 안전을 맡을 수 있는가?”

라는 사회적 질문에 대한 실질적인 테스트입니다.


이 차량의 성공은 주행 성능이나 센서의 정밀도보다,

시민이 이 기술을 신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자율주행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완전한 자동화’가 아니라, ‘기술과 인간 사이의 신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https://www.autoblog.com/features/autonomous-automobiles-made-this-inevitable ​ (접속일 : 20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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