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적는 이유
얼마 전 새 마이크를 장만하며 5년간 힘겹게도 내 소리를 받아주던 마이크를 떠나보냈다.
그저 노래가 하고 싶던 열아홉 살 소년이 조금이나마 음악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스물넷의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노래들이 그 마이크를 통했는지.
더 이상은 소리를 받지 못하는 마이크를 떠나보내며 문득, 내 노래도 어딘가에 올리지 않는다면 깡통 마냥 좁은 공간에서 퍼지는 소리에서 그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났다. 마이크가 고철이 되기까지 줄기차게 녹음했던 노래들은 컴퓨터 속 하드에 차곡히 쌓인 채로 그저 멈춰있을 뿐이었다. 앞으로도 가만히 있다면 내가 음악을 포기하게 되는 날 존재하지 않던 것 마냥 사그라들게 뻔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 방법이 필요했다.
자리에 앉아 몇 시간이고 생각을 이어나갔다. 나는 왜 음악을 시작했지? 처음엔 그저 음악이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이미 몇백 번이고 쓰인 말이지만 음악이 가진 매력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보컬의 섬세한 감정 표현, 음악의 진행에 따라 더해가는 악기들의 합이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나는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를 부를 때 몰입하며 곡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도 좋았지만, 내 경험이 담긴 가사를 끄적이는 것 또한 좋았다. 어느샌가 나는 곡을 쓰고 있었다. 같은 나이의 전공생들보다 한참 뒤처진 실력과 부족한 시간에 몇 번이고 좌절도 했지만, 그냥 음악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내 마음은 그때마다 불이 켜져 열정이 되어주었다.
앞으로 이 브런치를 통해 한 달에 한 곡씩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곡을 골라 내가 느낀 감상과 해석을 담아 글을 적어보려 한다. 1주 차에는 곡에 대한 글이 올라오고 4주 차에는 글을 쓰며 정리한 내 감상을 토대로 새로운 노래를 써 올릴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노래를 소개하고 감상을 나눌 생각에 벌써 기대가 된다.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 0월을 맞이하며
-maesil-
Photo by Travis Yewell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