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위한 자존감을 높여야 할 때다.
은행은 빚을 조장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이래저래 목돈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때를 대비해서 미리미리 돈을 모으는데 이를 저축이라고 한다. 이러한 저축을 위해 매달 저축하도록 만든 시스템이 바로 적금이다. 그래서 우리는 급여의 일정금액을 매달 적금에 넣으며 돈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렇게 모아진 조금 커진 돈을 1년이나 2년 정도의 예금에 넣어놓는다. 그러다가 목돈이 써야할 일이 생길 때 우리는 그 돈을 찾아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 이것이 일반서민들이 돈을 모으는 이유였다. 그런데 문제는 모아진 돈이 없거나 모은 돈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가 닥치기도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만들어진 시스템이 바로 대출이다. 대출은 돈이 여유 있는 사람에게 돈이 필요한 사람이 빌리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냥 빌려주는 것이 아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데 이게 바로 ‘이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출은 고리대금이라는 역사로부터 시작한다. 정확한 태생은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다. 이유는 그만큼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B.C 451년~449년 사이에 만들어진 12표법(十二表法)의 8표(八表) 18a에서 이자의 상한선을 1/12(8과1/3)로 규정한 것을 보면 그 이전에도 고리대금업이 성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리대금업은 시대를 달리하며 이어져왔고 각 시대에서는 그들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 대표적인 게 단테의 신곡이다. 지옥의 7층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고리대금업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고리대금업은 중세이후 르네상스시대로 넘어 가면서 상업의 발달과 함께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고리대금업은 은행의 개념이 생기면서 자본주의가 발달하던 잉글랜드를 넘어 자본주의가 꽃을 피운 미국에 침투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 법제화가 이루어지면서 이익의 범위는 줄어들었지만 ‘합법’이라는 탈을 쓰고 경제의 곳곳에 침투해 들어왔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금융과 재화에 이러한 고리대금업은 대출(Lone)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카드는 신용이라는 이름의 론을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나라에서는 물건을 파는 사람들의 수입을 파악해서 세금을 걷기위해 거래기록이 필요했다. 그래서 구매자들에게 ‘소득공제’라는 명목으로 체크카드 외에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장려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신용카드사용의 권장은 대출이라는 개념이 숨어있었다. 결국 사용자들에게 신용으로 포장된 ‘빚’을 지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그 외에도 대출은 필요한 곳에 돈을 쓰기 위한 제도를 넘어 불필요한 곳에 돈을 쓰도록 하는데 열을 올렸다. 빚은 여러 개의 페르소나로 그 모습을 다르게 나타내며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돈이 없어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못할 때 ‘할부’라는 이름의 ‘페르소나’를 쓰며 구매를 강요한다. 저렴한 중고차를 구매해야하는 소비수준을 가진 구매자에게 값비싼 외제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자동차할부금융’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 구매를 유혹한다. 이러한 유혹은 성형수술에서도 나타난다.
이제는 우리에게 의료가 아닌 미용으로 간주되는 성형외과는 자본주의와 대출에 의해 변질되어버린 변질되어 버린 의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20~30대의 젊은 남녀들이 성형수술을 받기위해 성형외과를 찾는다. 값비싼 성형 수술비에 수술을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뷰티 컨설팅’이라는 대출의 미끼를 던지며 유혹하는 의사들에게 과연 사람들의 생명을 건지려고 노력하는 의료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까?
이미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인공장기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미래시대에 대출이 어떻게 세상을 조종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한 예일 뿐이다. 로마시대이전부터 있던 고리대금업은 시대별로 페르소나를 바꿔가고 있었을 뿐 우리 옆에 항상 존재하고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삶속에서 우리가 돈에게 통제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가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명확히 파악해서 냉철한 판단을 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