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길을 가다가 걷기 힘든 어린아이에게 ‘어부바’를 하며 업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구나 왕년에 어린 시절 한번쯤은 업혀보았던 어부바는 자연스럽게 업어주는 어른이 되어 후대에게 이어주고 있다. 그렇게 우리에게 친숙한 어부바를 상징으로 광고를 만든 곳이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신협’, 바로 ‘신용협동조합’이다. ‘평생 어부바’로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
신용협동조합법에서는 ‘공동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협동조직의 건전한 육성을 통하여 그 구성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지역주민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그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신용협동조합은 우리나라에서 제2금융권으로 분류하는 금융기관으로 일반적으로 ‘신협’이라고 부른다. 취지대로 ‘공동의 유대’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때문에 일반적인 상호금융과 달리 종교계 신협이 꽤 많은 편이다. 주로 가톨릭계에서 만든 신협이지만 개신교계와 불교계에서 만든 신협도 있다.
현재 신협은 금융시장의 불안과 초저금리 상태에서 특판 예금과 특판 적금 같은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갈 곳을 잃은 금융소비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그리고 조합원의 출자금에 대해 1000만원과 예금으로 3000만원까지 최대 4000만원의 예금에 대한 이자에 대해 세금우대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자수익에 대한 ‘이자 소득세’는 소득세 14%와 농·특세 1.4%를 합쳐서 15.4%를 내야하지만 신협에서는 세금우대혜택으로 농·특세 1.4%만 내면된다. 또 일반은행이 원금과 이자의 합산 금액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으로 보장해 주는 것처럼 신협도 신협중앙회가 5000만원까지 보장을 해준다. 다만 신협의 사업장이 있는 시·군·구의 거주자만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영업지역 규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간주조합원이라는 제도가 있어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조합에 돈을 모으는 창구역할이다.
지금 법조항에 나온 ‘공동유대’는 신협 조합 설립 목적과 구성원의 성격과 규모를 결정하는 영업 구역 단위를 뜻하는 것이다. 현재는 1개 시·군·구을 기준으로 전국 226개로 한정된 공동유대의 범위를 앞으로 서울, 인천·경기와 같은 광역 권역 10곳으로 늘리려는 움직임이 작년부터 있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초 저금리’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받은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각종혜택과 높은 금리로 인해 많은 돈이 신협으로 몰리고 있다.
그렇다보니 모이는 자금은 많아졌는데 해당 시·군·구에서는 이 돈을 활용해서 이자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수단을 찾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신협은 조합원에게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이상 어디선가 수익이 발생돼야 조합원들이 맡긴 돈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데 수익을 발생시킬 곳보다 돈이 더 늘어나다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특히 도시지역보다 농어촌지역일수록 그러한 문제는 크다. 한마디로 돈놀이를 할 곳이 별로 없다. 그래서 공동 유대의 지역범위를 광역권역으로 바꾸면 좀 더 많은 대출수요층에게 자금을 집행(대출)해주면서 돈놀이를 할 수 있는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물론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금융이라는 것이 남는 돈을 부족한곳에 채워주는 게 그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임 자산운용이 잘 운용되다가 급격히 늘어난 운용자금을 소모하기 위해 부실투자와 대출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주었듯이 신협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갑작스런 변화는 자유가 아니라 방임을 조장할 수 있다.
이 법과 관련된 정부와 국회는 신협을 위한 정책이 아닌 국민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 섣불리 덩치를 키우려다가 대형 사건이 발생한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고 목격했다. 신협도 금융소비자를 위하는 척하기보다는 조합원들에게 지급할 이자를 현실화해서 낮더라도 조합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신협의 믿을 ‘信’을 보고 돈을 맡긴 조합원들을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