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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Oct 28. 2022

WON소주의 민낯-원소주가 과연 전통주일까?

감압증류는 전통이 아니란다.

주류시장에 뛰어든 연예인의 왜곡

정작 박재범은 모를 수도 있다.->다만 원(won) 소주의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는 알 것이다.  

지역 특산주를 전통주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조항이다.

지역농산물로 만든 지역 특산주는 특산주로 남아야한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지역농산물인 포도로 만들었다고해서

포도주가 우리의 전통주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효소제로 만든 장수막걸리와 국순당 막걸리가 전통도 아니다.


전통을 너무 확대하기보다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전통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

그래야 전통이라는 이름의 값어치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시작된

50년을 겨우 넘어가는

감압소주제법으로 만드는 제품에


전통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맞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전통이라는 단어를 붙으면 장사가 잘 되나 싶다? 작년 6월 막걸리 빚기가 무형문화재로 되면서 너나없이 전통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전통 그대로’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 제품이 시장에는 계속 나오지만 이에 대한 평가기준이 약한 듯 보인다. 술, 그중에서도 막걸리와 청주, 소주에서 전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제품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증명되지 않고 있는 주장을 사실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연예인이 만들었다고 해서 유명해진 소주가 있다. 소주의 광고는 연예기자를 비롯한 언론의 도움으로 순조로웠을 것이다. 다만, 광고와 다르게 해당 연예인은 소주의 맛을 봤을지는 몰라도 소주를 만드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한 적은 없을 거 같다. 연예인의 뒤에서 일하는 유통회사 사람들이 마케팅과 전략을 잘 짰을 뿐이다. 자체적인 증류소가 없다 보니 기존에 설립된 주류제조회사들의 증류소에 위탁하여 소주를 생산했다. 라벨에는 ‘Traditional Korean Distilled Soju’라는 왜곡된 표현을 서슴지 않게 사용했다. 그런 왜곡을 모르는 소비자는 연예인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우리의 전통방식으로 만든 술이라 생각하며 제품을 구매했을 것이다.






 필자는 라벨에 붙은 네 단어 중 ‘Traditional’이라는 한 단어가 이상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소주는 증류주다. 그래서 ‘Korean Distilled Soju’까지는 맞는 표현이다. 다만 증류를 했다고 해서 모두 전통적인 증류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가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마시는 초록병 속 소주도 증류를 통해서 만들어졌지만 전통 증류법으로 만든 소주라고 말하는 이가 없는 이유는 전통 증류법과 다르기 때문이다. 해당 소주가 라벨에 붙은 ‘Traditional’처럼 진짜 전통이라는 것을 굳이 맞추려고 했다면 고려 때부터 이어진 상압 증류로 만든 소주를 처음부터 판매했어야 했다.






 해당 소주는 일본에서 건너온 감압방식으로 만든 소주를 초기에 팔면서도 ‘Traditional’이라는 왜곡을 당당하게 해왔다. 연예인의 의도라기보다 브랜드를 소유한 회사가 매출을 일으키고 이익을 내서 돈을 벌어야 했기에 왜곡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결국 돈이다. 돈을 위해서 진실과 기준이 왜곡되었던 게 사례가 어디 한 두 번이던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돈을 위해서 판매할 거라면 ‘굳이 Traditional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해당 연예인이 방송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말했듯이 그가 원했던 것은 ‘한국의 전통’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 판매된 제품들은 그의 순수한 의도와 다르게 전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었다. 이런 왜곡을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이상 해당연예인은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해당 연예인이 인기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걸고 파는 술을 위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전통이라는 기준을 바꿔야만 하는 것일까? 해당 브랜드의 회사는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었는지 최근에 전통적인 상압 방식으로 소주를 생산하는 증류소에서 일부 물량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해당 브랜드를 가진 회사는 연예인의 뒤에서 숨지만 말고 자신들이 했던 실수에 대한 언급과 실수에 대한 인정을 한 번쯤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조용히 하는 것은 소비자가 이런 팩트를 모르니까 굳이 언급하면서 문제를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 이유지 않을까? 믿고 소비해주는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기 위한 일종의 기망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소주를 만들었다 주장하는 해당 연예인이 추구하려는 방향이 무엇인지 필자도 안다. 그래서 그에게 한마디 충고를 하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대로 할리우드의 수많은 배우와 가수들이 자신만의 와이너리와 디스틸러리를 실제로 소유하고 있으며 생산과정에도 자신들이 직간접으로 관여해 만든 술을 생산한다. 그들은 과정을 학습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기에 그 가치를 말할 자격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주를 생산한다고 우기는 연예인은 할리우드의 그들처럼 경험하기보다는 그들을 흉내 내고 그들처럼 보이려고 원하는 미숙한 어린아이의 정신 상태일 뿐 술의 가치를 말할 성숙한 사고는 부족한 모습(상태)이라고 생각된다.






 해당 연예인은 자신의 유명세로 생산된 소주제품을 왜곡시켰으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세일즈와 마케팅에 주로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이다. 생산에 깊이 관여하기에는 학습이나 경험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의 한계고 그를 이용하는 회사의 한계다. 결국 빠른 제품생산과 자신이 술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가지려다보니 전통을 담아내는 제품보다는 왜곡을 담아내는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에게는 자본주의식 판매량의 급증보다는 그가 원하는 문화적인 접근을 통한 소주를 생산하기 위해 학습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싶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대로 뜻을 펼치려면 자신이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디스틸러리(증류소)가 필요하다. 미켈러처럼 기존 주조장에 위탁 주조를 하는 것은 한계가 반드시 존재한다.






 필자는 그가 본받을만한 선배를 한 명 추천하고 싶다. ‘조지 클루니’다. 그는 술을 좋아했고 휴가 때마다 친구들과 어울려 술맛을 평가하면서 자주 취했다. 그러다가 여러 술을 평가하기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술을 생산하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친구들과 함께 착수했다. 그는 술에 대해 공부를 했다. 원재료에 대한 공부를 통해 발효온도에 따른 알코올 도수의 차이마저 가려냈다. 자신들이 만든 발효주를 증류할 여러 증류기도 직접 선택했다.






 여러 증류기마다 여러 가지 조건을 달리해서 증류주를 생산했고 맛을 평가했다. 그렇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이 원하는 술맛을 잡아가며 테킬라의 수준을 향상했다. 결국 원하는 술맛을 찾는 데 성공하자 자신이 만족한 테킬라를 다른 이에게도 맛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술은 그의 스토리를 타고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하다. 자신의 인기만으로 술을 팔려는 것이 아닌 음료의 맛과 기술을 포함한 장인정신으로 시장에서 승부하기 위해 그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물론 술이 판매될 때 그의 인지도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가 만든 술이 소비 시장에서 오랜 시간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며 인기를 누리는 것은 술을 만들어내면서 보여준 과정이다. 짧은 시간 동안은 유행으로 인기를 얻을 수는 있지만 지속하기 위해서는 ‘가치’라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베컴 위스키’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인기에 편승한 것치고 지속성을 가져가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멋스러움과 인기를 얻고자 소주를 매개체로 삼으려는 게 아니고 진짜 대한민국의 문화를 알리고 싶다면 제대로 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실력을 만들어가야 한다. 좋은 소주를 만들고 싶다면 소주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원재료인 곡식을 공부하고 발효온도에 따른 발효주의 차이는 물론 발효주를 증류할 증류기의 구조까지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것이 귀찮고 싫을 수 있다. 방송에 나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 귀한 시간을 술에 사용하는 게 아까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술을 그만둬야 한다. 음식은 오랜 시간 거쳐 이어져온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인기에 편향해서 한낱 장사치처럼 행동할 거라면 적당한 선에서 발을 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 주류시장을 위해서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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